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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타계]'제2창업'의 상징 삼성카드 운명은1988년 진출, 업계 2위 경쟁력…마이데이터 등 산업 지각변동, 지배구조 변화 목전

이장준 기자공개 2020-10-30 08:19:15

이 기사는 2020년 10월 29일 15:24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고 이건희 회장은 취임 이듬해인 1988년 삼성그룹 창업 50주년을 맞아 '제2창업'을 선언했다. 제2창업 선언 이후 삼성이 가장 먼저 뛰어든 업종이 카드업이라는 점에서 삼성카드는 상징성이 있다. 현재 카드사 가운데 유일한 상장사로 업계 2위 지위를 유지하며 탄탄한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

이 회장 타계 이후 삼성카드도 변화의 물결에 휩싸일 여지가 커졌다. 본인신용정보관리업(마이데이터)과 전자금융업법 개정 등 카드업계 판이 흔들리고 있다. 아울러 최대주주인 삼성생명보험이 주축이 된 지주사 설립 등 금융 계열사의 지배구조 이슈가 발생할 가능성도 열렸다.

◇삼성 종합금융업 토대 마련, 카드대란 위기 넘어 '디지털' 변신

삼성은 1969년부터 신세계백화점의 회원에 기반을 둔 카드사 신설을 준비해왔다. 하지만 1988년 3월 초 재무부의 신설인가 유보방침이 정해지면서 신설 카드사 설립 계획은 무산됐다. 대신 전업계 카드사 1세대 코카(KOCA)카드를 인수하며 시장에 진입했다.

당시엔 신용카드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충분하지 않았다. 삼성의 카드업 도전 자체만으로도 카드업계 판을 흔들었다. 이는 추후 삼성이 보험과 증권까지 아우르는 종합금융업의 토대를 마련하기 위한 포석이기도 했다.
사진=삼성카드가 처음 선보인 브랜드 위너스(Winners)
삼성카드는 업계의 승리자가 되겠다는 의미를 담아 위너스(Winners)를 카드 브랜드로 확정했다. 다만 영업개시일을 9월 1일로 못 박아 가맹점 영업과 전산시스템 구축에 열을 올려야 했다. '제로 베이스'에서 시작했지만 7월 한 달에만 5300개의 가맹점을 유치했다.

8월 30일 호텔신라에서 출범식을 열고 본격적으로 영업을 시작했다. 10월부터는 단기카드대출인 현금서비스도 시작했고, 보험대리업이나 통신판매업 등 부대사업으로 발을 넓혔다.

'삼성이 하면 다르다'는 기대를 안고 초대 사장이 된 이승영 사장은 영업 규모를 확대하고 회원 서비스 체제를 강화에 주력했다. 삼성카드는 출범 첫 해 만에 회원 20만명, 가맹점 3만5000개를 확보했다. 1993년에는 제일모직과 협업해 업계 최초로 제휴카드인 '하티스트(Heartist)클럽카드'를 선보였다.

그 해 말 새로 대표이사에 오른 남정우 사장은 '질 중심 경영'을 선포한 삼성 신경영에 맞춰 고객 지향 경영에 초점을 맞췄다. 이듬해 3월 공동대표로 취임한 이필곤 회장과 인프라 구축에 매진했다.

1995년에는 회사명과 브랜드명을 동일하게 삼성카드로 통일하고 기존 마일리지 적립 제도를 개편해 오늘날 보편화된 포인트 제도를 도입했다. 1996년 황학수 부회장 취임 이후에는 삼성자동차(르노삼성자동차)와 함께 국내 최초 자동차제휴카드인 삼성자동차카드를 선보였다.

하지만 삼성카드도 1997년 말 IMF 외환위기와 2003년 카드대란 사태를 피해갈 순 없었다. 내수 진작을 위해 정부가 카드 사용을 권장하면서 급격한 외형 성장을 한 게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현금서비스를 통해 카드 이용대금을 납부하는 제도가 막히면서 수년간 누적된 부실이 터졌다.

삼성카드는 2003년 경영진을 전격 교체하며 위기관리체계에 시동을 걸었다. 본사를 종로구 연지동으로 이전하며 쇄신 의지를 다지고 이듬해 삼성캐피탈과 합병하며 할부사업으로 영역을 넓혔다. 신뢰 회복에 집중한 끝에 신용대란 이후 약 4년만인 2006년 3600억원의 세전이익을 올렸다. 이듬해인 2007년에는 증권거래소에 상장하면서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사진=삼성카드는 2007년 증권거래소에 상장했다.

2011년 삼성카드는 실용 정신에 발맞춰 새로 BI(Brand Identity)를 정립했다. 혜택을 붙인 복잡한 카드명 대신 '숫자카드'를 선보였다. 2년 뒤 삼성카드는 꾸준히 시장점유율(M/S)을 확대해 업계 2위로 올라섰다. 현재도 국민카드와 함께 M/S 2위 자리를 놓고 경쟁하고 있다.

2015년에는 금융권 최초로 전사적 자원관리(ERP) 사상 기반의 차세대 시스템(BLUE ONE)을 성공적으로 자체 구축했다. 삼성전자의 ERP 성공 사례를 벤치마킹해 새로운 시스템을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분산된 데이터와 프로세스를 통합하면서 디지털전환 경쟁력을 강화했다.

이듬해 본격적으로 '디지털 1등 삼성카드' 원년으로 삼고 디지털채널을 전면 개편했다. 이후 타깃을 정교화해 빅데이터 기반 개인화 혜택을 제공하는 '삼성카드 LINK'를 선보였다.

올 3분기 누적 기준 삼성카드는 1281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1년 전 908억원보다 41.1% 증가한 수준이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44.4% 늘어나 1734억원을 기록했다.

건전성 지표인 1개월 이상 연체율도 1%로 최근 몇년 새 가장 낮은 수준을 달성했다. 특히 3분기 신규 연체율은 0.5%에 불과했다. 자본 여력도 충분해 다른 카드사들이 한계에 부딪혔던 레버리지배율도 3.5배로 낮은 상황이다.

◇성장 정체된 카드업, 최대주주 삼성생명 등 지배구조 변화 가능성

문제는 카드업을 둘러싼 환경이 녹록지 않다는 점이다. 저성장이 '뉴노멀'이 됐고 가맹점 카드 수수료는 지속해서 떨어지고 있다. 이에 카드사들은 본업이 아닌 대출사업이나 자동차금융 등 사업 다각화와 비용 절감을 통해 수익성을 방어하고 있다.

마이데이터 사업 개방과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을 앞두고 물밑작업도 한창이다. 네이버, 카카오 등 방대한 데이터를 확보한 빅테크 기업의 금융업 진출로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삼성카드는 디지털 유치 강화 등 회원을 확대하는 동시에 실시간 개인화 마케팅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데이터 분석, 디지털 활용 역량을 강화해 단순히 금융서비스를 넘어 고객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는 회사로 진화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6월말 기준 금감원 전자공시 및 삼성카드 주주현황 참고.

지배구조 변화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6월 말 기준 삼성카드의 최대 주주는 삼성생명(71.86%)이며 삼성생명의 최대 주주는 故 이건희 회장(20.76%)이었다. 삼성카드의 지배구조 꼭대기에 타계한 이건희 회장이 있던 셈이다.

이재용 부회장이 삼성생명 지분을 상속받을 경우 1대 주주로 올라서게 된다. 다만 '삼성생명법' 도입 여부, 이 부회장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 등 고려해야 할 변수가 많다.

금융 계열을 분리해 삼성생명을 주축으로 하는 지주사 설립 가능성도 제기된다. 상속세 마련을 위한 금융 계열사 지분 매각이나 형제간 분담 등 시나리오도 불가능한 건 아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건희 회장 타계 이후 이재용 부회장이 승계할 경우 금융 계열사 지배구조에 이슈가 발생할 수 있다"며 "법적으로 최대주주에 올라서는 게 문제는 없는지, 금융지주 형태로 분리해서 갈지 등 삼성카드에도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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