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회사채 발행 급감, '연말효과' 약세 조짐? [Market Watch]코로나19 영향, 조달시점 재조정…수요우위, 신용 스프레드 확대 가능성 낮아
이지혜 기자공개 2020-11-05 15:15:46
이 기사는 2020년 11월 03일 06: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10월 회사채 발행량이 주춤했다. 올 들어 9월까지 회사채 발행량이 크게 늘었던 것과 대비된다. 코로나19 사태의 영향으로 분석됐다. 회사채 시장의 불확실성이 짙어지자 기업들이 자금 조달을 일찌감치 서두르거나 내년으로 미루는 경향을 보였다. 이런 흐름은 연말까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이 때문에 ‘연말효과’가 크게 나타나지 않을 가능성이 커졌다. 연말효과는 연말에 회사채 신용 스프레드가 벌어지는 현상을 말한다. 코로나19 사태 탓에 이미 스프레드가 벌어져 있는 데다 회사채 발행량까지 줄어들면서 연말효과가 약해질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회사채 증가세 주춤…‘나올 데 다 나왔다’
2일 더벨플러스에 따르면 올해 10월 발행된 회사채는 모두 5조8990억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0월과 비교해 40.8%가량 줄었다. 지난해보다 만기 도래 회사채 규모가 적다는 점을 고려해도 감소폭이 두드러진다.
발행사 수도 줄었다. 10월 회사채를 발행한 기업은 모두 34곳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곳 가량 줄었다.
연간 회사채 발행증가 흐름도 주춤했다. 올 들어 9월까지 회사채 발행량은 모두 52조854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가량 늘었다. 반면 10월까지 누적 회사채 발행량은 58조753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2% 감소했다.
코로나19 사태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됐다. 투자은행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로 회사채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자 주요 발행사들이 회사채를 서둘러 발행했다”며 “현 사태가 장기화할 것으로 판단해 회사채 발행일정을 내년으로 미룬 곳도 있다”고 말했다.
한국자산평가에 따르면 올 들어 현재까지 회사채 시장은 3월과 4월을 제외하고 매달 순발행되는 기조를 보였다. 특히 5월부터 7월까지 회사채 순발행량이 조 단위를 기록하며 급증했다. 코로나19 사태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자금을 확보하려는 기업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하반기로 갈수록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되자 9월 이전까지 회사채 발행을 바짝 서둘렀다는 것이다.
반대로 선택한 발행사도 있다. 김은기 삼성증권 연구원은 “5월부터 7월까지 순발행량이 크게 늘어 기업들의 현금 보유량이 이미 많은 상황”이라며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불확실성이 큰 하반기보다 ‘연초효과’가 나타나는 내년 1월과 2월에 회사채를 발행하기로 결정한 기업들도 있었다”고 말했다.
◇ 연말 가격 약세 가능성은 제한적
회사채 발행 감소기조는 연말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됐다. 이에 따라 ‘연말효과’도 예년보다 약하게 나타날 것으로 전망됐다. 연말효과는 4분기에 회사채의 신용 스프레드(국고채와 종목채권 간 금리 차이)가 벌어지는 것을 가리킨다.
윤원태 SK증권 연구원은 “실적 발표기간을 전후해 회사채 발행이 줄어들곤 했지만 올해는 이런 현상이 특히 두드러진다”며 “올해는 회사채 공급도 줄었지만 수요는 여전한 기조를 보이면서 연말효과가 크게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더욱이 올해 회사채 신용 스프레드는 코로나19 사태로 이미 확대되어 있다. 김상만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코로나19 사태로 회사채 스프레드가 예년보다 높게 형성되어 있다”며 “신용스프레드 확대 압박이 있다고 해도 그 폭이 과거만큼 크지는 않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나이스C&I에 따르면 10월 30일 기준 AA-급 회사채 3년물 스프레드는 57.8bp를 기록했다. 1월 말 41bp에서 6월 70bp대까지 확대됐다가 축소된 것이다. 그러나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40.5bp였던 점을 고려하면 여전히 크게 벌어진 편이다.
기업유동성지원기구(SPV)의 활약도 연말효과를 약화하는 요소로 꼽힌다. 기업유동성지원기구는 공모채 발행물량의 과반 이상을 매입할 수 있도록 한도를 열어놓았다. 덕분에 연말 회사채 발행물량을 시장에서 충분히 흡수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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