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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 M&A]3자연합 제치는 조원태 회장, 비난 여론 최소화 '역력'유증 후 우호지분율 48% '껑충'…윤리·책임·투명경영 '약속'

유수진 기자공개 2020-11-18 08:59:45

이 기사는 2020년 11월 17일 08:36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진그룹이 산업은행과 2개월간 협의를 거쳐 확정한 아시아나항공 인수 구조가 마침내 공개됐다. 대한항공 아래에 아시아나항공을 놓고 추후 합병을 하는 형태다. 하지만 이번 딜의 마중물 역할을 하는 산업은행의 8000억원은 대한항공 아닌 모회사 한진칼에 투입된다.

시장에서는 조원태 회장이 아시아나항공 인수 과정에 한진칼을 끼워 넣어 경영권 방어에 나설 거란 예상이 일찌감치 나왔었다. 조 회장과 산업은행 역시 거래 구조를 짜는 과정에서 3자연합 등 주주들의 비판을 적잖이 의식했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한진칼 유상증자를 중심으로 양측의 니즈가 맞아떨어지며 딜 구조를 확정지었다는 해석이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조 회장은 유상증자 후 3대주주가 되는 산업은행이 힘을 보태주면 3자연합(KCGI, 조현아, 반도건설)과의 지분율 싸움에서 승기를 잡을 것으로 분석된다. 추후 3자연합이 추가적으로 지분을 사들일 가능성을 배제할 순 없지만 그래도 일단은 한숨 돌릴 여유가 생겼다.

한진칼은 전날 공시한 '주요사항보고서(유상증자 결정)'에서 산업은행을 상대로 5000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신주 발행가액은 주당 7만800원으로 총 706만2146주가 새로 발행된다. 유상증자가 끝나면 발행주식총수는 현재 5917만603주에서 6623만2749주로 늘어나게 된다.

제3자배정 유상증자는 특정주주에게 신주를 발행하는 것이기 때문에 기존 주주들의 지분이 희석된다는 특징이 있다. 따라서 회사 정관에는 제3자배정 유상증자가 가능한 조건과 범위가 별도로 명시돼 있다. 한진칼의 경우 긴급한 자금조달 등을 이유로 발행주식총수의 30% 내에서만 실시할 수 있다.

이번 건이 완료되면 산업은행은 지분 10.66%(706만2146주)를 보유한 3대주주 자리에 오르게 된다. 경영권 분쟁 결과를 좌우할 수 있는 '캐스팅 보터'다.


현재 조 회장이 확보한 우호지분율은 델타항공과 대한항공 사우회 등을 모두 포함해 41.78%로 추산된다. 유상증자 후엔 보유주식수는 그대로지만 발행주식총수가 산업은행 몫만큼 늘어나면서 지분율이 37.33%로 줄어들게 된다. 다만 산업은행이 백기사 역할을 해주면 우호지분율이 47.99%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3자연합은 현재 45.23%다. 공개매수한 신주인수권(워런트)까지 포함하면 48.01%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 하지만 유상증자 후에는 지분율이 40.41%로 쪼그라든다. 워런트를 전량 행사하더라도 42.89%로 조 회장 측보다 5%포인트(P) 이상 뒤쳐질 거란 계산이 나온다. 3자연합이 산업은행의 유상증자 참여를 강도높게 비판하는 이유다.


결과적으로 조 회장은 이번에 산업은행과 투자계약을 체결하며 경영권 방어를 위한 '백기사'를 확보하게 됐다. 기습을 당한 3자연합이 가처분 신청 등 법적조치까지 검토하고 있지만 산업은행 측은 "통합 절차대로 진행하는 데 장애가 없을 것으로 판단한다"는 답변을 내놨다. 법정다툼으로 가더라도 3자연합의 주장이 힘을 얻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는 의미다.

재계에서는 조 회장과 산업은행이 경영권 방어 목적으로 딜 구조를 짰다는 비판을 최소화하기 위해 공을 들였다고 본다. 전날 최대현 산업은행 부행장의 간담회와 조 회장의 입장문에서 이같은 모습이 여실히 드러났다는 해석이다. 양 측이 계약내용 안에 시장과 주주들의 우려를 덜어줄 수 있는 여러 장치를 설정해 뒀다는 점이 그 근거다.

최 부행장은 한진칼 자금 지원과 관련해 "산은이 주주로 들어가 경영진의 책임경영을 이끌고 건전경영의 감시자 역할을 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투자 조건으로 조 회장의 지분 전체와 한진칼이 인수하게 될 대한항공 지분을 담보로 받는다고도 밝혔다. 조 회장의 경영성과를 매년 평가해 기준 미달시 교체나 해임을 추진하려는 목적이다.

특히 한진칼과 주요 계열사에 윤리경영위원회를 설치하고 조현민 한진칼 전무와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의 항공사 경영 참여를 원천 봉쇄하기로 합의했다. 추후 오너일가 관련 뒷말이 나올 가능성을 미리 차단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조 회장 역시 별도의 입장문을 내고 "윤리경영과 책임경영, 투명경영을 원칙 삼아 고객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심지어 "그간 불미스러운 일들로 국민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드린 점 가족을 대표해 깊이 사과드린다"며 바짝 자세를 낮추기도 했다.

재계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 매각, 항공업계 구조조정 등 산업은행의 니즈와 경영권 방어와 코로나시대 이후 포트폴리오 확장이란 한진그룹의 니즈가 맞아떨어지며 이번 딜이 성사된 걸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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