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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경영전략포럼]2021년 글로벌 경제 'U자' 반등...미·중 관계 변화 주목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실장 "여전히 '비상경영' 상태, 보수적 자금 활동 필수"

유수진 기자공개 2020-11-26 10:19:37

이 기사는 2020년 11월 25일 14: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20년 급격히 침체됐던 글로벌 및 한국경제가 2021년엔 완만히 반등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미국과 유럽에서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늘고 있다는 점이 변수다. 기업들은 미국 정권 교체에 따른 미·중간 관계 변화에 주목하면서 시장 다변화 및 공급망 확보에 나서야 한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사진)은 25일 오전 서울 중구 소공동 더플라자호텔에서 '포스트 코로나, 2021년 경제전망 및 기업 대응전략'이라는 주제로 열린 '2020 더벨 경영전략포럼'에 참석해 '2021년 국내외 경제 전망과 시사점'이란 주제로 발표를 했다.


이날 주 실장은 내년 국내외 경기가 'U자형' 회복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하강보다 회복 속도가 느린 비대칭 U자다. 올 2분기 저점을 찍은 후 완만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 내년에도 계속될 것으로 본 것이다. 다만 미국, 유럽에서 확진자 증가세가 지속될 경우 'L자형 장기 침체'에 빠질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IMF는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이 전년 대비 -4.4%를 기록했지만 내년에는 5.2% 수준으로 반등할 것으로 전망했다. 선진국은 3.9%, 개도국은 6.0%까지 튀어오를 거란 기대도 나온다. IMF가 10월 발표한 세계경제전망보고서의 제목이 '길고 어렵지만 상승'이라는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코로나19가 한창이던 지난 4월 보고서 제목은 '대규모 봉쇄'였다.

하지만 주 실장은 "숫자상으론 경기가 좋아지지만 코로나19 재확산 등으로 성장률이 이보다 낮은 수준에 그칠 거란 시나리오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주요국의 방역 수준과 산업구조가 경제성장률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지적이다. 그는 "경제규모가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려면 일러도 내년 4분기, 혹은 2022년은 돼야 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경제도 마찬가지다. 지난 5월 바닥을 찍고 나아지고 있지만 가계나 기업이 체감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한국은행 발표에 따르면 올해 분기 경제성장률(전년 대비)은 2분기 -2.7%, 3분기는 -1.3%다. 주 실장은 "코로나로 인한 충격이 100이었다면 3분기에 20~30% 가량 회복됐고 아직 70~80% 남았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한국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 전환하게 된 직접적인 원인으로는 민간소비 감소가 꼽힌다. 소비지표는 2분기 재난지원금 효과로 반짝 개선됐지만 3분기 들어 다시 악화되기 시작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백화점과 대형마트, 면세점 등 대면소비가 큰 폭으로 줄어든 영향이다. 그나마 인터넷쇼핑, 홈쇼핑 등 온택트 소비 확대가 하락 폭을 줄였다.

반면 기업들의 설비투자는 견고히 유지됐다. 업황 개선에 대한 기업들의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라는 진단이다. 체감경기의 영향을 즉각적으로 받는 소비심리와 달리 투자심리는 최소 2~3년 이후를 내다보고 내리는 결정이라는 이유다. 주 실장은 "기업들이 2~3년 후 글로벌 경기가 좋아질 상황에 대한 기대감으로 투자를 결심한 것"이라며 "올해도 설비투자가 전년 대비 5.2% 늘었고 내년에도 5.9% 확대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다른 나라들은 어떨까. 주 실장은 미국과 중국 경제를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미국은 근로소득과 자산소득이 전체 경제의 방향을 결정짓는데 고용시장이 상반기 대비 상당히 개선됐기 때문이다. 미국 실업률은 올 4월 14.7%까지 치솟았다가 10월 6.9%로 떨어졌다. 특히 자산시장은 올 초 폭락했다가 현재는 코로나 이전을 상회하는 수준까지 회복됐다.

중국 역시 2분기 반등기를 거쳐 3분기 회복기에 접어들었다는 진단이다. 내수와 수출이 견고한 증가세를 보이며 하반기 들어 정상화 궤도에 올랐다는 분석이다. 블룸버그 등은 중국의 내년 1분기 경제성장률이 전년 대비 18%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중국은 대부분의 국가들이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한 올해에도 플러스(+)2.1%를 기록했다.

금리는 미국과 한국 모두 사실상 '제로' 수준을 유지할 거란 예상이다. 작년 경기 안정을 위해 세차례 정책금리를 내렸던 미국은 올해 동결할 계획이었으나 코로나19 변수로 추가 인하에 나섰다. 무제한 양적 완화와 함께 한동안 제로금리를 유지할 방침이다. 주 실장은 "미국이 당분간, 최소한 내년까지는 금리를 인상하지 않을 것"이라며 "한국은행도 올리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환율은 올 초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 급증으로 원화가 급격한 약세를 보였으나 하반기 한국경제의 상대적 건전성 부각과 달러화 유동성 급증으로 1100원선에 근접한 상태다. 다만 코로나19 재유행시 환율 불확실성이 다시 증폭될 전망이다. 내년 원달러 환율은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승리로 시장에 유동성이 풀리며 올해(1180원/달러)보다는 원화가 소폭 강세(1100~1150원/달러)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주 실장은 "내년 경제성장률이 플러스(+)로 돌아서더라도 경제가 급격히 좋아졌다고 볼순 없다"며 "기업들은 여전히 '비상경영' 상태에서 보수적 자금 활동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글로벌 팬데믹이 어떤 방향으로 진행되는지 예의주시하라고 조언했다. 그는 "기업들이 제대로 대응을 못하는 시점이 갑자기 전환점이 발생할 때"라며 "좋았던 경기가 갑자기 고꾸라질 때는 물론 계속 나쁘다가 반등할 때도 적시 대응하지 못하면 리스크가 커진다"고 말했다.

미중간 역학관계 변화에 적극 대응해 주력시장을 다변화하라고도 주문했다. 바이든 정부가 보호무역주의 기조를 완화해 다자간 무역협정에 힘을 실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우리기업들도 변화된 환경 속에서 살길 모색에 나서야 한다는 의미다.

주 실장은 "미중간 정치 갈등이 이전보다 줄어들 것"이라며 "그런 상황 속에서 글로벌 공급망을 어떻게 확보할지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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