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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카드, 차입통로 다변화 시도…해외 조달 10% '달성' [카드사 조달 리스크 점검]④영업자산 확장 경쟁 심화, 레버리지 배율 상승…건전성 관리 요구

오찬미 기자공개 2020-12-11 12:58:34

[편집자주]

코로나19 사태의 여파로 신용카드업계의 조달 다변화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금융당국은 위기 대응능력을 키워 유동성 경색 리스크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카드사들은 다양한 조달 전략을 구사하며 위기에서 탈출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국내 7개 카드사의 조달 전략과 유사시 대응 능력을 살펴보고 리스크 관리 방안을 모색해 본다.

이 기사는 2020년 12월 08일 13: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B국민카드의 사업 확장 속도가 무섭다. 분사 9년 만에 삼성카드와 2위 자리를 놓고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2003년 카드사태 여파로 은행 카드사업부로 전락하는 아픔을 털어내고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런 추세라면 신한카드와 1위 쟁탈전도 가능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이런 장밋빛 전망에도 후발주자의 약점을 노출하고 있다. 삼성카드와의 경쟁 하에 최근 영업자산을 급격히 늘리면서 레버리지 배율이 올해 최고 5.9배까지 증가해 업계 내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단기간 내 자산건전성이 저하될 경우 신용도 측면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신용평가 업계가 예의주시하고 있는 만큼 할부금융 등 위험자산 관리도 숙제다. 전반적인 자금 조달 구조는 회사채 비중을 절대적으로 늘려 관리하고 있다. 높은 신용등급을 기반으로 조달 안정성과 만기 관리에서는 유리한 포르폴리오를 선택한 셈이다.

다만 정부가 내년부터 카드채 비중 관리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여 향후 조달은 포트폴리오 '분산'에 보다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올해 해외ABS 발행 비중을 10% 이상으로 늘리며 기조를 따라가고 있다.

◇회사채 중심 조달구조 유지…업계 내 최고 수준


KB국민카드는 업계에서 회사채 조달 비중이 가장 높다. 회사채 비중은 지난 2017년 89.6%로 정점을 찍은 후 지난해 84.2%로 다소 낮아졌지만 여전히 하나카드 다음으로 높은 수준에 관리되고 있다. 영업자금을 주로 회사채 등 장기성 자금으로 조달해 오면서 안정적인 자금 구조를 마련했다.

올해에는 신종코로나바이러스증후군(코로나19) 확산으로 회사채 수요가 상대적으로 늘어나 그 비중은 지난 3분기 86%로 소폭 증가했다. 올해 3분기 총 차입금 16조3000억원 가운데 회사채가 14조200억원을 차지해 금액 기준 업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반면 단기 조달 방식인 기업어음(CP) 조달 비중은 전년(6.6%) 대비 절반 수준인 3.5%를 기록했다. CP잔량은 5700억원 규모에 이른다.

다만 장기물에 대한 금리 부담 때문에 만기는 점차 줄어드는 모습이다. KB국민카드는 그동안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차입 발행 만기를 점차 늘려왔다. 2017년 차입 만기 평균은 3.82년에서 지난해 말 3.98년으로 증가했다. 그러나 올해는 3년 이상 장기물보다 단기·중기물 비중을 늘리면서 상반기 기준 3.76년으로 발행만기가 줄었다.

◇해외 ABS 10% 돌파…내년 '유동성 관리 기준' 발표 대응

올해 해외 자산유동화증권(ABS) 발행을 적극 늘린 점도 만기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KB국민카드는 올해 코로나19로 조달 리스크가 부각되자 기획재정부가 일부 한도를 늘려주면서 포트폴리오 다변화 전략으로 ABS 발행을 적극 늘렸다.

지난 8월 KB국민카드는 5억 달러 규모의 해외 자산유동화증권(ABS)을 발행했다. 지난해 상반기 KB국민카드의 해외ABS 발행 규모가 6억 달러(약6900억원)였던 점을 고려하면 큰 폭의 증가세다.

덕분에 해외ABS 발행이 늘면서 올 3분기 전체 조달 중 ABS차입금 규모가 처음으로 10%를 돌파했다. ABS 잔량 규모는 1조7000억원에 이른다.

그러나 여전히 삼성카드와는 7.2%포인트의 격차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기준 ABS 차입금 비중은 신한카드 15.8%, 삼성카드 19.2%, KB국민카드 9.2% 수준으로 최대 10%포인트까지 차이가 벌어졌었다.

정부가 지난 2011년 7월 1일부터 원화용도 외화차입 총량제한을 실시했다. 이 때 이전 잔액 범위를 기준으로 외화차입 규모를 결정하면서 일찍이 해외ABS를 발행해 왔던 신한카드, 삼성카드, 현대카드, 롯데카드를 제외하고는 그동안 발행이 묶였다. KB국민카드는 그해 3월 국민은행으로부터 분사해 원화용도 외화차입 잔액이 전혀 없던 터였다.

다만 정부가 카드채 비중을 관리하기 위해 내년 '유동성 관리 기준' 제시를 계획하고 있어서 업계가 분주히 포트폴리오 확장에 나섰다는 평가다. 회사채가 안정적 조달 수단이지만 외부 리스크를 피하기 위해서는 업계 평균 수준으로 조달 포트폴리오 조정이 필요하다는 게 금융당국의 해석이다.

한 신용평가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카드채 비중을 관리하기 위해 내년 유동성 관리 기준을 제시할 것으로 예견되고 있어서 업계가 이에 맞춰 조달 다변화 기조를 맞추기 위해 포트폴리오를 넓히는 것 같다"며 "다만 AA급의 최상위 신용등급을 보유한 카드사가 국내 자금조달 시장 분위기가 나쁘지 않은 상황임에도 해외에서 자금을 조달해야 할 메리트는 크지 않은 것 같다"고 평가했다.

◇레버리지 배율 증가, 건전성 관리 필요…할부금융, 크레딧 변동 요인

다만 KB국민카드는 올 6월 레버리지 배율이 가이드라인 6배에 근접한 5.9배를 기록하며 자산건전성 관리에는 빨간불이 켜졌다. 올 3분기 5.8배로 수치가 소폭 감소했지만 여전히 업계 최고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다행히 정부가 코로나19 영향을 우려해 올 10월부터 카드사의 레버리지 배율을 기존 6배에서 8배로 완화하며 시간을 벌었다. 그러나 외형확대 의지를 감안할 때 자산건전성 관리가 필요해 보인다. 단기간 내 자산건전성이 저하될 경우 신용도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크레딧 업계에서는 KB국민카드의 위험자산 비중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카드자산이 감소한 반면, 할부·리스자산 증가세가 지속된 점을 건전성 관리 측면에서 부정적으로 해석하고 있다. 올 3분기 할부·리스자산 규모는 약 3조6000억원으로 지난해 말 2조9000억원 대비 21.1% 증가했다.

최근 자동차금융 상품을 적극적으로 취급하면서 비카드자산의 비중이 상승했다. 2017년 7.3%에 불과했던 카드자산 외 영업자산 비중이 올 3분기 16.7%로 9.4%포인트 늘었다.

2017년 이후 관계기업인 에스와이오토캐피탈로부터 약 1조9000억원 규모의 할부금융자산을 매입하며 빠르게 자동차금융자산을 증가시키고 있다. 재난지원금 지급에 따른 여신성미수금도 증가한 상황이다.

앞선 신평사 관계자는 "레버리지 배율을 높여 자본을 효율적으로 사용해 이익 상승을 추구할 수는 있지만 그렇게 되면 재무안정성은 떨어질 수 밖에 없다"며 "자산건전성이나 자본적정성 하락 대비 이익이 얼마나 상승할지, 할부금융 등 위험자산 비중이 얼마나 증가할지가 KB국민카드의 신용등급 평가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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