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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환기 가상화폐거래소]빗썸을 둘러싼 눈치게임, 시장 재편 열쇠④유력 원매자 中 후오비 거론…실명확인 입출금 계정 강점

김은 기자공개 2020-12-09 07:21:59

[편집자주]

가상화폐 거래소들은 한동안 정부의 규제와 시장 침체로 인해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최근 비트코인 시세가 2000만원을 돌파하는 등 훈풍이 불어오면서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다. 특히 정부의 특금법 시행을 앞두고 시장에서는 가상화폐 거래소들간 옥석가리기가 본격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 3년간 가상화폐 거래소의 발자취를 짚어보고 현주소를 진단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12월 07일 16:05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이 재매각을 추진하면서 자연스럽게 인수 후보 기업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유력 원매자로 거론되는 후오비 등과 매도자 사이의 가격 책정 문제를 둘러싸고 치열한 눈치싸움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일각에서는 재매각 자체가 난항을 겪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유력 원매자로 거론되고 있는 중국계 가상자산 거래소 '후오비'가 빗썸을 인수하는 시나리오가 완성된다면 향후 시장 재편 주도권을 확실히 쥐게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외국 자본의 국내 가상자산 시장 잠식이라는 지적은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7일 업계에 따르면 빗썸의 우선협상대상자(이하 우협) 선정이 예정보다 지연되면서 이번 인수전에 가장 근접한 원매자가 누구인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매각주관사인 삼정KPMG는 지난달 본입찰을 진행한 뒤 당초 30일 우협 대상자가 확정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아직까지 수면 위로 드러나지 않고 있다.

최근 복수의 전략적투자자(SI)·재무적투자자(FI)가 본입찰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시장의 관심은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에 쏠렸다. 현재까지는 중국계 암호화폐 거래소 '후오비글로벌'과 영국의 슬롯머신 개발사 '인터내셔널 게임 테크놀로지(IGT)', 방송용 디스플레이업체 등이 거론되고 있다.

후오비는 중국계 가상자산 거래소로 국내와 더불어 싱가포르·일본·홍콩·미국 등에서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후오비는 막대한 거래량과 자체 발행한 거래소 토큰 등을 보유하고 있는만큼 인수 자금력은 충분하다는 평가다.

무엇보다 시장에서는 내년 특금법 시행에 따라 실명확인 입출금 계정 보유가 필수인데 후오비가 관련 입출금 계정 발급이 더디자 빗썸 인수를 통해 이를 타개하려는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현재까지 국내에서 실명확인 입출금계정을 보유한 가상자산 거래소는 빗썸·업비트·코인원·코빗 등 4개뿐이다.

국내외에서 후오비글로벌의 빗썸 인수 시나리오가 유력해 보이지만 결과는 쉽게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마지막 최종 인수가를 논의하면서 유력 원매자들이 다소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빗썸이 보유한 가상자산의 가치가 오른 것을 한 원인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빗썸의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빗썸은 비트코인(856개)·이더리움(1만5216개) 등 총 7억1270만9133개의 가상 화폐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보유한 가상자산의 전체 가치는 174억원 수준이다. 이 가운데 대표 자사인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53.4% 수준이다. 지난해 말 기준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의 가격은 개당 각각 834만원, 15만원 수준이다.

최근 비트코인 가격이 빠르게 오르면서 빗썸이 보유한 가상자산의 가치도 급증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오후 3시 기준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가격은 각각 2094만원, 65만원 수준이다. 지난해 말과 비교해 비트코인은 2.5배, 이더리움은 4.3배 정도 가격이 올랐다.

현재 빗썸이 보유한 비트코인·이더리움 수는 정확히 파악되지 않고 있다. 지난해 말과 동일한 수라고 가정한다면 현재 두 가상자산의 가치는 약 300억원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최근 가상자산 가격의 강세 추이를 고려해 빗썸이 보유한 모든 가상자산의 가치를 500억원 안팎 수준으로 예상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빗썸 인수 관련해 최근 가상자산의 가치가 상승하고 있고 이에 따른 거래량 및 실적 확대는 매력적인 요소이지만 여전히 규제 불확실성, 소송 문제 등이 남아있다"며 "이에 원매자 입장에선 매도자 측이 제시한 인수 가격이 너무 높을 경우 신중한 입장을 보일 수 밖에 없고 급하게 갈 필요가 없다는 판단을 내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2018년 김병건 BK메디컬그룹 회장이 빗썸의 지주사 빗썸홀딩스(구 비티씨홀딩컴퍼니) 지분 인수를 시도할 당시 빗썸의 기업가치는 1조원 수준으로 평가됐다. 하지만 이후 가상 화폐 가격이 하락하며 거래량이 줄어들면서 현재 기업가치는 5000억~7000억원 수준이다.

다만 업계는 내년 3월 시행될 특금법을 앞두고 국내 4대 거래소 중 안정권에 속하는 빗썸의 기업가치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미 실명계좌 등 대부분의 거래소 허가 조건을 확보했기에 법이 시행되더라도 다른 거래소보다 유리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국내 가상화폐 시장은 수없이 난립하던 거래소들이 정리되고 최근 빗썸과 업비트의 양강체제로 굳혀졌다. 두 기업은 기존 가입자의 거래만으로 이익을 낼 수 있는 단계에 진입했다는 평가다.

이 가운데 글로벌 거래소 3대장으로 꼽히는 '후오비'가 빗썸을 인수하는 시나리오가 완성된다면 인지도나 거래량은 물론 국내 시장 지배력을 공고히 하는데 유리한 상황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힘입어 시장 재편 과정에서 주도권을 쥐고 압도적인 1위로 올라설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점쳐진다.

다만 후오비글로벌 등 외국 기업에 지분을 매각할 경우 향후 거래소 실명계정 발급 등에 있어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가상자산사업자 신고 과정에서 원칙적으로 외국 지분은 고려 대상이 아니여서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정성평가 등에서 불이익이 있을 수 있는 데다 특히 외국 자본의 국내 가상자산 시장 잠식이라는 지적은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후오비코리아의 경우 특금법 시행에 따른 영업 차질 우려 가능성도 제기된다. 특금법 시행령 제 13조에 따르면 '다른 가상자산사업자와의 제휴를 통해 고객이 다른 가상자산사업자의 고객과 가상자산을 거래하도록 하는 행위'는 내년부터 금지된다. 그간 거래소들은 유동성을 확보하고자 다른 거래소들과 오더북(거래장부) 공유를 해왔다.

특금법 시행이 되면 후오비코리아는 국내에서 상장한 프로젝트가 아니라면 후오비 그룹이나 후오비 클라우드 계열사의 거래소와 오더 북을 공유할 수 없다. 오더북 공유 금지 문제에 현재 ISMS인증과 실명계좌 발급 등이 풀어야 할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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