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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팩합병 3년만에 최다…'소형사 상장 창구' 이미지 벗나 [Market Watch]알짜기업 스팩합병 줄이어, 대형 스팩 다시 등장할까

최석철 기자공개 2020-12-18 15:12:06

이 기사는 2020년 12월 17일 06: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 스팩(SPAC) 합병으로 증시에 입성하는 상장예비기업이 3년만에 최대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코로나19로 증시 불확실성이 확대된 영향이 컸다.

일각에서는 스팩합병 상장이 과거 인지도가 낮은 중소기업이 찾던 상장 루트라는 이미지에서 벗어나는 모습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공모시장에서 유망업종으로 꼽히는 기업이 다수 스팩합병을 선택하면서다. 합병 결정 이후 해당 스팩 주가가 2~3배 급등하는 등 일찌감치 시장에서 성장성을 인정받는 사례도 부쩍 늘었다.

◇올해 17곳 스팩합병 상장...미국 따라 활성화 움직임?

국전약품은 16일 대신밸런스제6호스팩과 합병 작업을 마무리하고 증권발행실적보고서를 제출했다. 오는 30일 코스닥에 상장한다.

오하임아이엔티(삼성머스트스팩3호), 코퍼스코리아(DB금융스팩7호), 엠에프엠코리아(신한제5호스팩), TS트릴리온(하이제4호스팩) 등도 주주총회에서 합병안건이 통과된 만큼 연내 코스닥 상장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올해 스팩합병으로 상장한 기업 수는 최대 17곳이 될 것으로 전망됐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12개의 스팩이 이미 합병에 성공했다. 국내 스팩합병 건수는 2017년 21건으로 최대치를 기록한 뒤 2018년과 2019년에 각각 11건이 이뤄지며 소강상태를 보였다.

올해 코로나19 확산 이후 증시 불확실성이 여느 때보다 컸던 만큼 일반 IPO보다 돌발 변수에 크게 흔들리지 않는 스팩합병을 선택한 기업이 많았다는 분석이다.

현재도 일승(미래에셋대우스팩4호), 다보링크(유안타제6호스팩), 제시씨스메디칼(유안타제3호스팩), 윙스풋(SK4호스팩) 등이 한국거래소에 합병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하고 심사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이를 놓고 단순히 안정적 투자처를 찾는 수요 증가만이 아니라 국내 스팩합병 상장 시장도 조금씩 활성화될 조짐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이미 스팩합병이 중대형 유망기업의 주요 상장 루트로 자리잡은 미국 IPO시장을 따라갈 수 있다는 기대감이 반영됐다.

국내에서는 그동안 주로 인지도가 낮은 소규모 제조기업이 스팩합병을 선택하는 사례가 많았다. 스팩합병은 공모 절차를 밟기 부담스러운 기업이 택하는 상장 루트라는 인식이 생긴 이유다.

하지만 올해에는 바이오와 신재생에너지, IT, 콘텐츠기업 등 유망업종 기업이 대거 스팩합병으로 증시에 데뷔했다.

◇내년 현대무벡스 상장 예정...중·소형 스팩 풀 '한계'

아울러 여느 때보다 주식 투자자의 스팩합병 기업에 대한 관심도 부쩍 커졌다. 스팩상장 합병으로 증시에 입성하는 기업은 주가가 공모가 수준에 그치는 비우량기업이라는 과거 인식이 사라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국전약품과 합병을 앞둔 대신밸런스제6호스팩의 주가는 16일 7510원에 거래를 마쳤다. 9월 초 합병 소식이 전해진 뒤부터 꾸준히 상승해 스팩 공모가(2000원) 대비 3배 이상 상승했다. 현재 주가 기준으로 합병신주 상장시 예상 시가총액은 2890억원에 이른다.

원료의약품 제조업체인 국전약품은 지난해 매출 734억원, 영업이익 56억원을 냈다. 2014년 이후 매년 매출 증가세를 기록하면서 지난해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거둔 점이 투자자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 밖에 올해 합병대상을 찾은 삼성머스트스팩3호, DB금융스팩7호, 신한제5호스팩, 하이제4호스팩 등도 합병공시 이후 주가가 3000원에 가깝게 뛰었다. TS트릴리온 등 대중에게 인지도가 높은 기업에 대한 관심이 그대로 이어졌다.

내년에도 스팩을 통한 우량 중소기업들의 상장은 지속될 전망이다. 일례로 현대그룹 계열 IT·물류 기업인 현대무벡스가 NH스팩제14호와 합병해 2021년 3월 코스닥에 상장할 계획이다. 스팩합병이 중소기업이 주로 활용하는 상장 트랙이라는 고정관념을 없애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아직 갈길은 멀다. 2009년 스팩 제도가 도입된 뒤 초기에는 공모 규모가 200억원을 웃도는 등 대형 스팩이 상장됐으나 최근에는 80억~120억원 내외의 중·소형 스팩 상장이 대다수다.

IB업계 관계자는 “시간이 지나면 각 주관사의 스팩합병 레코드가 투자자에게 관심을 받을 시기가 다가올 것”이라며 “그럴수록 스팩의 규모도 더욱 대형화되고 합병 대상을 찾는 작업 역시 지금보다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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