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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업, 펀더멘털 훼손 기로…등급 하락 압력 '고조' [Credit Outlook]코로나19 '직격탄' 여파 안 끝났다...올해도 실적·재무 불확실성 지속

김수정 기자공개 2021-01-21 12:57:35

이 기사는 2021년 01월 19일 16:3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도 항공사의 신용등급 전망은 밝지 않다. 항공 산업은 작년 초 불거진 '코로나19' 사태의 직격탄을 맞았다. 국가간 이동이 제한되면서 필수이동 외 여객 수요는 사실상 씨가 말랐다. 신용등급을 보유한 대형 항공사는 나란히 '부정적' 전망을 달고 있다. 펀더멘털 자체가 훼손될 수 있는 위기다.

코로나19로 인한 실적 불확실성은 앞으로도 한동안 항공사의 발목을 잡을 전망이다. 근본적으로 항공사 실적이 회복되고 재무부담이 완화되기 위해선 코로나19가 완전히 종식돼야 한다. 그러나 백신과 치료제 보급 시점조차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코로나19 이슈 해소 가능성을 논하는 건 시기상조다.

◇2대 항공사 나란히 '부정적'

신용평가사는 국내 메이저 항공사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해 평가에서 대한항공 신용등급을 'BBB+'로 유지하고 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변경했다.

아시아나항공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BBB-' 신용등급을 유지하면서 전망은 '부정적'으로 바꿔 달았다. 한국신용평가도 마찬가지다. 한국기업평가의 경우 대한항공에 대해서만 신용등급을 매기고 있는데 역시 전망을 '부정적'으로 조정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악화된 실적과 이로 인한 재무부담 등이 부정적 전망의 근거다. 지난해 항공업은 극도로 부진했다. 연초부터 터진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주력 사업인 여객부문 수요가 급감했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말 기준 항공기 누적 운항횟수와 이용 여객 수는 각각 전년 동기 대비 53%, 67% 감소했다. 특히 코로나 사태가 본격화된 3월 이후 기준일자까지 운항횟수와 이용 여객 수 감소율은 63%, 78%에 이른다.

특히 국제선 여객 사업이 큰 타격을 받았다. 방역당국이 강력한 이동제한 조치를 하면서다. 내국인 출국, 외국인 입국이 모두 제한되면서 국제선 운항이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여객부문 부진은 곧 항공사 매출 급감으로 이어졌다. 이로 인해 고정비 부담이 커지면서 이익창출력도 저하됐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대한항공을 제외한 모든 항공사들이 영업적자를 냈다.

대한항공의 경우 매출이 크게 줄었지만 화물 운송 실적이 전년 대비 오히려 개선된 덕분에 영업이익 흑자 기조를 유지할 수 있었다. 아시아나항공은 매출이 크게 줄면서 전년도에 이어 적자를 이어갔지만 화물사업으로 적자폭을 어느 정도 만회했다. 저가항공사(LCC)들은 사업구조상 여객 집중도가 커 코로나19로 인한 업황 침체 영향을 고스란히 떠안았다.

화물운송업을 겸하는 대형 항공사들이 화물운송업으로 여객사업 부진을 일정 부분 상쇄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이들의 화물 운송 실적은 운송량과 가동률, 단위당 수익 등 면에 있어 전년 대비 개선됐다.

항공사들의 화물 운송사업 지표가 개선될 수 있었던 건 공급이 줄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전세계 항공 화물 운송량은 예년보다 감소했지만 여객기 운항이 중단된 까닭에 여객기를 통한 화물 운송 공급량은 더 크게 축소됐다.

하지만 화물운송업만으로 여객 매출 공백을 메우는 데엔 한계가 있었다. 한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항공업이 당초 예상보다 훨씬 부진했다"며 "코로나19로 인한 불안 심리와 강력한 이동제한 조치 등으로 항공 수요가 크게 위축되면서 전반적인 영업 실적이 저하됐지만 수급 불균형으로 인해 화물 실적은 상대적으로 양호했다"고 평가했다.


◇올해도 암울...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사이엔 온도차

신용평가사는 항공사의 신용등급이 당분간 호전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등급 하락 압력이 더 커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항공업 사업환경 전망도 작년과 마찬가지로 비우호적이다.

항공업황이 긴 침체에 빠진 근본적인 원인은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다. 코로나 상황이 종식되지 않고 있는 탓에 강력한 이동제한 조치가 풀리지 않고 있다. 이에 여객 수요도 회복도 요원한 상황이다.

해외 입국자에 대한 자가격리 등 규제 조치가 완화돼야 여객 수요가 되살아날 수 있다. 이동 제한 조치가 완화되길 기대하려면 먼저 코로나19 확산세가 잦아들어야 한다. 결국 항공산업의 운명은 코로나19 종식 여부에 달렸다.

신용평가사는 코로나 상황이 해결되지 않을 경우 중기적으로 항공사의 재무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실적이 거듭 악화되면서 이미 과중한 재무 부담이 더욱 가중될 것이란 지적이다.

신용평가사가 제시한 항공사 등급 변동 트리거는 공통적으로 코로나19 종식 여부와 밀접하다. 3대 신용평가사 모두 '코로나19 종료로 인한 매출·수익성 개선'과 '재무 안정화' 등을 항공사 등급전망 상향 검토 요인으로 두고 있다. 반면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실적이 지속 악화되고 이에 따라 재무 안정성이 훼손될 경우 등급 하향을 검토할 방침이다.

다만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현재 진행 중인 인수합병(M&A) 딜이 마무리된 이후에는 양사 신용등급 향방에 온도차가 생길 가능성이 크다. 대한항공은 현재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추진 중이다. 큰 변수가 없는 한 이 거래는 계획대로 성사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선 딜이 마무리되면 아시아나항공 신용등급에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재무부담을 경감하고 금융시장 접근성이 제고될 것으로 기대된다. 선두 항공그룹에 편입됨으로써 사업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인프라와 고객 기반을 넓힐 수 있다는 이점도 있다. '부정적' 꼬리표를 떼버릴 여지가 생기는 셈이다.

반면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로 단기간 내 신용등급과 등급전망에 긍정적인 변화를 맞을 가능성은 낮아보인다. 사업적으로 긍정적인 시너지 효과를 내기에 앞서 아시아나항공의 부진한 실적과 과중한 차입금을 떠안아야 한다. 단기적으로 실익보다 부담이 더 크다. 코로나19가 장기화하고 있는 상황이기에 특히 그렇다.

신용평가업계 관계자는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확정되면 아시아나항공은 긍정적인 영향을 크게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반면 대한항공의 경우 현재 같은 코로나 상황에선 아시아나항공 인수 이후 사업적 시너지 효과보다는 과중한 차입금 부담이 더 클 것으로 보여 향후에도 부정적 전망이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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