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복수전공 명암]항암제 임상업체도 등장, 시장 의구심은 '여전'④인콘·필룩스 등 3곳 R&D 현황 공개…단순 지분 투자, 한계 지적
심아란 기자공개 2021-02-24 07:38:28
[편집자주]
바이오 회사로 체질개선을 시도하는 상장사들이 늘어나고 있다. 자동차 부품, IT, 게임 개발사까지 다양한 산업군에서 바이오에 도전장을 내미는 추세다.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한다는 긍정적 평가가 있는 반면 단순 주가 부양 수단에 그친다는 우려가 공존한다. 바이오 복수전공을 선언한 업체를 향한 '묻지마 투자'도 끊이지 않는다. 더벨은 바이오로 변신을 꾀하는 업체들의 면면을 들여다보고 현주소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2월 23일 08:3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3년 사이 바이오 분야로 사업 확장을 시도한 상장사들은 30곳에 달한다. 그동안 바이오 사업을 철수한 업체도 나왔으며 여전히 사업 방향성이 모호한 곳도 존재한다. 현재 바이오 사업 관련해 R&D 현황을 제공하는 업체는 3곳 정도로 파악된다. 최근에는 항암제 파이프라인의 임상 진입이라는 성과를 공개한 곳도 등장했다.투자자들은 비(非) 바이오 업체들의 진정성에는 보수적인 태도를 견지하는 모습이다. 특히 타법인 지분 투자만으로 바이오 사업에 진출했다고 평가하기엔 무리가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2018년 이후 지난해까지 바이오 복수전공을 선언한 상장사는 총 28곳이다. 이들 가운데 최근 분기보고서, 보도자료 등을 통해 파이프라인 개발 현황 등 사업 내용을 구체적으로 공개한 업체는 인콘, 필룩스, 투비소프트 등 3곳 정도다. 바이오 사업에 진출한 지 1년 미만인 업체 10곳은 현 시점에서 성과를 논하기엔 업력이 짧아 제외했다.
인콘과 필룩스는 해외 바이오텍에 지분 투자하는 방식으로 신약 파이프라인을 확보했다. IT 업체인 인콘은 2018년 10월 99억원을 들여 미국 이뮤노멧 테라퓨틱스(ImmunoMet Therapeutics) 지분 18%를 확보하며 바이오 사업 진출을 선언했다. 작년에는 28억원을 추가로 투입해 같은 해 9월 말 기준 지분율 21.4%를 기록 중이다. 이뮤노멧은 한올바이오파마에 몸담았던 연구 인력들이 설립한 바이오텍이다.
이달 인콘은 이뮤노멧의 항염증제 후보물질(IM156)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임상 1상을 승인받고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됐다고 밝혔다. 인콘은 이뮤노멧 외에도 자이버사 테라퓨틱스(ZyVersa Therapeutics)에도 183억원을 투자해 21.84%의 지분을 들고 있다. 자이버사는 국소분절성 사구체경화증(FSGS) 치료제(VAR200)에 대해 FDA로부터 임상 2상을 승인 받았다.
LED 조명 업체인 필룩스도 해외 바이오텍을 인수해 신약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게 됐다. 면역항암제 개발사인 미국의 바이럴진(VIRAL GENE)에 430억원을 투입해 지분 85.45%를 확보했다. 바이럴진이 개발 중인 GCC 백신은 FDA로부터 임상 2a상을 승인 받아둔 상태다. 이는 면역세포가 암세포의 GCC 단백질을 인지해 대장암의 재발과 전이를 예방하고 치료할 목적으로 개발되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지분 인수 방식은 여러 곳에 투자해서 하나의 성공을 바라는 탐색적 투자에 그칠 수 있다"라며 "비 바이오 업체들이 유의미한 성과를 내려면 초창기에 막대한 자금을 투자해 1~2년 안에 기술이전 등의 실질적인 성과를 보여줘야 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IT 업체인 투비소프트는 자회사를 설립해 후보물질 발굴부터 나섰다. 2018년 11월에 50억원을 출자해 투비바이오신약을 세웠다. 미국 MD앤더슨암센터 출신의 연구진들을 영입해 면역항암제 전임상 연구를 진행 중이다.
인콘, 필룩스, 투비소프트는 타사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구체적인 바이오 사업 정보를 전달하고 있지만 주가 부진은 면하지 못했다. 이들의 현재 몸값은 바이오 사업 진출을 알렸던 2018년 고점과 비교해 80% 이상씩 감소했다.
이들 세 곳과 비슷한 시기에 바이오에 도전했던 코디엠, 알파홀딩스, 크루셜텍 등은 작년 3분기 기준 사업 현황을 언급하지 않고 있다. 인스코비는 아피메즈와 셀루메드의 지분 일부를 인수했으나 지분율 외에는 구체적 정보가 공개되지 않았다. 웰바이오텍, 이엔플러스, 세화아이엠씨, 한국코퍼레이션, 비케이탑스 등도 한때 바이오 진출 소식으로 투자자의 이목을 끌었으나 별다른 움직임은 없었다.
다른 관계자는 "삼성이나 SK도 기존 사업이 바이오가 아니었지만 결과적으로 성과를 냈다"라며 "최대주주가 바이오 사업을 지원해줄 의지와 능력을 보유하고 있는지가 성패를 결정할 것 같다"라고 전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윤승규 기아 부사장 "IRA 폐지, 아직 장담 어렵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셀카와 주먹인사로 화답, 현대차 첫 외국인 CEO 무뇨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무뇨스 현대차 사장 "미국 투자, 정책 변화 상관없이 지속"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