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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특례 코스닥 재점검]'사업모델 1호' 플리토, '언어 데이터' 사업화 문 열다①2012년 이정수 대표 창업, 빅데이터·집단지성 활용…작년 3분기 첫 영업흐름 양(+) 전환

신상윤 기자공개 2021-02-26 08:00:58

[편집자주]

기술특례 상장제도는 기술력과 성장성을 갖춘 기업의 자본시장 진출을 도왔다. 지난해 100곳을 넘기며 시장에 안착했다. 최근에는 인공지능(AI)과 나노소재 등 비(非)바이오 기업 약진도 눈에 띈다. 다만 일부 기업의 신뢰성 문제는 제도에 색안경을 씌운다. 한국거래소가 올해 평가항목 확대 등을 개선해 질적 성장 도모에 나선 이유다. 더벨은 기술특례 상장사가 제출한 투자설명서 전망과 현재를 비교해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2월 23일 09:3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넷플릭스 영화 '승리호'에선 다양한 언어를 쓰는 사람들이 자국어로 대화한다. 승리호 세계관에선 귀에 꽂은 통역기가 다른 언어를 모국어로 동시에 바꿔줘 대화에 막힘이 없다. 특정 국가가 주도하는 공용어가 존재하지 않는 승리호 세계관 속에선 언어가 만든 장벽은 존재하지 않는다.

언어 데이터 전문기업 '플리토'가 꿈꾸는 세상도 이와 같을까. 플리토는 2012년 8월 이정수 대표(최대주주 지분 25.44%) 등 공동창업자 세 명을 중심으로 설립돼 빅데이터화된 언어 데이터로 비즈니스를 찾는 기업이다. 2019년 7월 국내 기업 최초로 기술특례 상장제도 가운데 '사업모델기업'을 적용해 코스닥 시장에 입성했다.

사업모델기업 기술특례 상장제도는 기술력 평가가 어려운 업종의 상장 활성화를 위해 도입됐다. 일반기업이나 벤처기업보다 상장을 위한 외형 요건이 완화됐다. 자기자본이 10억원 이상이거나 기준시가총액이 90억원 이상이면 자격이 됐다. 특히 경영성과 및 이익규모 요건 등에 제한이 없다. 다만 최대주주 등 지분 매각 제한이 상장 후 1년으로 일반기업, 벤처기업의 6개월보다 길다.


사업모델기업 기술특례 상장제도로 기업공개(IPO)를 하기 위해선 한국거래소가 지정한 평가기관 두 곳에서 사업모델을 평가받아야 한다. 플리토는 기술보증기금과 한국기업데이터로부터 각각 A등급을 받았다. 이를 기반으로 플리토는 사업모델기업 기술특례 1호 자리를 당당하게 꿰찼다.

플리토 사업모델은 웹 또는 앱 플랫폼을 통해 수집된 '말뭉치(CORPUS·코퍼스)'를 집단지성과 검수 과정을 통해 정제해 언어 데이터가 필요한 연구기관 또는 기업고객 등에 판매한다. 데이터는 다수의 참여자가 24시간 생산과 검수를 거치는 만큼 경쟁력 측면에선 우위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플리토는 포인트를 지급해 데이터 생산 비용이 상대적으로 저렴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와 관련 플리토는 크게 데이터(플랫폼 내 수집된 언어 데이터 판매)와 플랫폼(집단지성·전문번역 등 언어 서비스)으로 매출을 구분해 일으킨다. 여기에 영화 등 영상 콘텐츠 내 음성 소스를 추출해 텍스트로 바꾸는 'STT(Speech to Text)' 기술을 응용해 자막 번역과 같은 서비스도 제공한다.


유튜브를 비롯해 일본 MCN 'UUUM'과 다국어 자막 서비스 계약을 체결하는 등 관련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9월에는 한국정보화진흥원과 26억원 규모의 '인공지능 학습용 데이터 공급 계약'을 체결하는 등 거래도 증가했다.

플리토는 글로벌 시장에도 과감하게 진출했다. 중국과 일본에 각각 법인을 뒀으며, 미국과 유럽 등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특히 집단지성을 활용한 언어 데이터 축적은 기계 번역과 달리 품질 등의 측면에서 우수한 것으로 평가돼 글로벌 기업 수요 확대로 이어질 전망이다.

플리토는 상장 후 경영성과 개선 모습도 보였다.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액 32억원, 영업손실 3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동기대비 매출액은 204.4% 증가했으며, 영업손실 규모는 16.8% 개선됐다. 수익성 지표는 아직 마이너스(-)이지만 개선되고 있다. 지난해 3분기에는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4억5000만원으로 집계되면서 첫 양(+)의 수치를 기록했다. 영업활동으로 현금을 창출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플리토는 최근 국내 10대 인공지능 스타트업 선정에 이어 정부 산하기관이 주관하는 AI 바우처 지원사업을 통한 번역 솔루션 공급 등 특례상장 제도를 통해 성장의 기반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특히 공모자금으로 확보한 383억원은 신규 데이터 구축과 해외 법인 설립 등에 활용해 외형 성장을 위한 화력 지원에도 쓰일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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