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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 극복하는 조선업]기초체력 약해진 삼성중공업, 기술 경쟁력은 여전⑥친환경 선박과 사업장 디지털화에 투자 계획...해양플랜트 경쟁력 유지 관건

조은아 기자공개 2021-05-25 10:14:32

[편집자주]

우리나라 산업 가운데 조선업만큼 극과 극을 오간 산업도 찾아보기 어렵다. 한때 세계 무대를 호령했지만 장기 불황에 접어들면서 힘을 못 쓴지 오래다. 그러나 올해는 분위기가 다르다. 2003년 슈퍼 사이클에 진입하던 시기와 비슷하다는 전망도 나오면서 오랜만에 볕이 들고 있다. 다시 호황을 맞는 국내 주요 조선사들의 현 상황과 재무구조, 미래 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5월 21일 14:02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6년이나 이어진 적자로 삼성중공업의 기초체력은 크게 떨어졌다. 올해에 이어 내년까지 적자를 낼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우려스러운 부분이다. 삼성중공업이 서둘러 유상증자를 진행하는 이유 역시 이런 고민과 맞닿아 있다.

국내 대형 조선사들의 기술 경쟁력에는 큰 차이가 없다.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이른바 '빅 3' 모두 LNG선에 강점을 갖추고 있다. 세 회사 모두 비슷한 시기에 '포스트 LNG선'으로 지목되는 암모니아 추진선 개발을 시작했으며 상용화 시기 역시 엇비슷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삼성중공업은 해양플랜트 기술력만큼은 우위에 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문제는 해양플랜트 공백이 이어지는 상황에서도 기술력을 유지할 수 있느냐다.

◇‘암모니아 추진선’, 현대중공업보다 1년 먼저 상용화 계획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매출의 0.7%인 502억원을 연구개발비용으로 지출했다, 2016년까지만 해도 매출의 1% 가량을 연구개발에 투자했지만 그 뒤 꾸준히 하락했다. 적자에도 꾸준히 연구개발에 투자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금액 자체가 매우 적은 수준이다.

연구개발비용은 2019년부터 2년 연속 500억원대에 그치고 있다. 2018년엔 400억원대였다. 2012년 연구개발비가 1631억원에 이르렀던 점과 비교하면 4분1 수준으로 급감한 셈이다.

이는 삼성중공업만에서만 벌어지는 일은 아니다. 현대중공업그룹을 비롯해 국내 조선사들은 불황에 접어든 뒤 일제히 연구개발비용을 줄였다. 한국조선해양도 수년째 매출의 0.5% 안팎만 연구개발비용으로 지출하고 있다. 매출 규모가 삼성중공업보다 크기 때문에 연간 연구개발비용은 700억~900억원대 수준이다.

문제는 앞으로 현대중공업그룹과 삼성중공업의 기술력 격차가 확대될 수 있다는 점이다. 현대중공업그룹은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따른 '규모의 경제' 달성, 대우조선해양의 연구개발 인력 및 기술력 흡수, 현대중공업 기업공개(IPO)에 따른 자금 유입 등으로 연구개발 역량이 한층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중공업은 신주 발행으로 조달된 자금으로 5년 동안 1조원을 미래사업에 투자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는 친환경 선박 개발, 연료전지 관련 회사의 인수나 지분 투자, 자율운항 등 기술 개발, 친환경 생산설비 구축 등이다.

삼성중공업도 서둘러 유상증자라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재무구조 개선 작업이 마무리되면 올해 연말 부채비율이 198%까지 낮아질 것으로 추정된다. 유상증자로 확보한 자금을 활용해 차입금을 일부 상환하고 친환경 선박과 사업장의 디지털화에도 투자할 계획이다.

삼성중공업 역시 '포스트 LNG'선도 준비하고 있다. 2019년부터 말레이시아 선사 'MISC', 독일의 선박엔진 제조사 '만 에너지솔루션', 세계 최대의 선급협회인 영국 '로이드 선급' 등과 암모니아 추진선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관련 기술을 공동 개발하고 있다.

연료 공급사부터 운항 선사까지 모든 이해관계자가 참여해 이른 시일 안에 상업적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받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에는 로이드 선급으로부터 암모니아 추진 A-MAX 탱커에 대한 기본인증도 획득했다.

삼성중공업은 특히 2024년 암모니아 추진선을 상용화한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보다 1년 앞선다. 다만 현대중공업그룹도 상용화 시기를 1년 정도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내부적으로 보고 있다.


◇해양플랜트 경쟁력 유지가 관건

삼성중공업은 특히 해양플랜트에서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국내 조선사들은 2000년대 이후 너나 할 것 없이 해양플랜트 사업에 뛰어들었다. 당시의 분위기는 기존 ‘대우조선’이 해양플랜트 사업을 강화한다며 사명을 ‘대우조선해양’으로 바꾼 데서도 알 수 있다.

삼성중공업은 이런 분위기 속에서도 눈에 띄는 성과를 냈다. 드릴십과 FPSO(부유식 원유 생산·저장·하역설비) 분야에서 세계 최다 건조실적을 보유하고 있으며 고도의 안정성과 기술력을 필요로 하는 고정식 해양플랫폼, 부유식 해상구조물 등 해양개발설비 등에서도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해양플랜트에서 발생한 부실로 한국 조선업계가 휘청거렸던 2015년 이후에도 해양프랜트 설계인력을 경쟁사들의 2배 규모로 유지했다. 당시 남준우 사장은 “몇 차례의 실패는 해양플랜트에 대한 리스크 관리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게 했다”며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지금은 발주와 수주가 모두 줄면서 주춤한 상황이지만 여전히 해양플랜트를 향한 기대감은 놓지 않고 있다. 장기적으로 조선부문과 해양부문의 매출 비중을 6대 4로 가져간다는 목표도 세워두고 있다. 현재 2개 프로젝트를 예정대로 진행하고 있으며 올해 나이지리아의 ‘봉가 사우스웨스트 프로젝트’를 수주할 가능성도 높다.

지금은 해양플랜트 설계인력도 많이 줄어든 상황이다. 해양플랜트 설계인력은 2018년까지만 해도 1100명 수준이었으나 이후 점차 줄어 현재는 700명 수준에 그친다.

삼성중공업은 해양부문 수주잔고가 줄어들자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등의 프로젝트에 해양사업부 인력을 투입하는 등 인력 유지에 공을 들이고 있다. 현재 해양사업부 일부 인력이 평택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에서 진행되는 공기단축 프로젝트에 투입돼 조선업에 특화된 모듈공법, 용접자동화 기술 등을 활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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