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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 트레이딩' 접는 SK네트웍스, 화학 남기는 까닭 우량 거래처 확보로 사업 안정성 제고…렌탈업 중심 포트폴리오 전환 '속도'

유수진 기자공개 2021-07-09 08:26:03

이 기사는 2021년 07월 07일 14:47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종합상사 SK네트웍스가 철강 트레이딩(Trading·무역) 사업을 접는다. 사업환경의 변화로 실적 부진이 이어지고 성장가능성도 낮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SK네트웍스가 철강재 수출입으로 매년 벌어들이는 돈은 전체 매출의 9.6% 가량인 약 1조원이다.

이번 결정은 '종합렌탈업' 등 미래 성장성이 높은 사업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전환하는 작업의 일환이다. SK네트웍스는 2016년부터 무역으로 대표되는 '전통 종합상사'의 옷을 벗고 수익성이 좋은 모빌리티나 홈케어 중심으로 사업 무게추를 옮기고 있다.

눈에 띄는 건 화학 트레이딩 사업은 그대로 유지한다는 점이다. 트레이딩 사업의 양대 축인 철강과 화학에 대해 상반된 결정을 내린 이유는 무엇일까.


SK네트웍스는 6일 오전 이사회를 열고 '트레이딩 사업 재편의 건'을 의결했다. 이 자리에는 이사회 멤버 9명 중 7명이 참석했다. 재판 중인 최신원 회장(대표이사)과 조대식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기타비상무이사)이 불참했다.

이사회는 출석이사 전원의 찬성으로 트레이딩 사업부 내 철강 트레이딩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사업종료 예정일은 내년 6월30일이다. 실적 부진과 성장사업과의 연계성 부족 등의 이유다. 영업 종료시 당장은 매출이 줄겠지만 중장기적 관점에선 핵심사업을 중심으로 수익성과 재무구조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철강 트레이딩 사업은 국내외 제조사가 생산한 철강재를 수출·수입하며 매출을 올려왔다. 기본적으로 거래하는 물량이 많을 수록 더 큰 이익을 얻는 구조다. 하지만 제조사들이 직거래 물량을 늘리기 시작하며 상사인 SK네트웍스의 역할이 크게 쪼그라들었다.

<출처:SK네트웍스 2020년 IR자료>

SK네트웍스의 '2020년 실적발표 IR자료'에 따르면 철강 판매량은 꾸준히 하향곡선을 그려왔다. 2019년 1분기 43만8000톤에서 2020년 4분기 16만2000톤으로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나마 작년 3분기 11만9000톤까지 떨어졌다가 일부 반등한 수치다. 트레이딩(글로벌)사업의 매출은 이 기간 1조769억원에서 5654억원으로 반토막 났다.

특히 철강은 물품 발주부터 해당 물품이 납입돼 사용할 수 있을 때까지의 기간인 '리드타임'이 긴 편이다. 리드타임이 길다는 건 글로벌 경기나 시황 변동 등에 따른 리스크가 늘 상존한다는 의미다. 이 같은 이유로 사업안정성이 떨어져 유지보단 정리가 낫다는 판단을 내렸다.

사실 SK네트웍스의 트레이딩(글로벌) 사업 축소는 예정됐던 수순이기도 하다. 2016년 SK매직(옛 동양매직) 인수를 기점 삼아 본격적으로 소비재·렌탈 중심의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면세점과 패션, 에너지 사업 등을 순차적으로 모두 정리했다. 2018년 AJ렌터카를 인수하고 지난해 통합 SK렌터카를 출범하며 새로운 사업구조가 완성됐다. 홈케어와 모빌리티 중심의 종합렌탈기업으로 탈바꿈한 것이다.

실제로 최근 3년간 사업부문별 매출 비중을 살펴보면 렌터카와 SK매직은 매년 증가 추세에 있다. 반대로 트레이딩 사업은 매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화학과 철강 모두 올 1분기엔 10.8%, 10.4%까지 매출 기여도가 떨어졌다.


그런데도 회사 측은 화학을 남기기로 했다. 트레이딩 사업 자체가 신사업과의 연계성이 떨어진다는 점을 고려하면 화학 역시 사업 철수를 검토해볼 만 하다. 하지만 화학은 철강과 달리 경쟁력이 충분하다는 설명이다. 다수의 거래처를 상대하는 대신 전략 지역에 우량 거래처를 확보하고 있어 안정적인 거래가 가능하다고 한다.

특히 제품 특성상 상대적으로 리드타임이 짧아 시황 등락에 적기 대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무엇보다도 SK네트웍스의 역할이 여전히 명확하다. 특화된 물류 서비스를 기반으로 고객간 수급 조절을 할 수 있는 역량을 갖췄다. 또한 글로벌 투자사업 성과 향상을 위한 해외거점 운영 등 해외사업 역량을 지속적으로 축적한다는 측면 역시 화학을 남긴 이유다.

SK네트웍스 관계자는 "화학은 고객들에게 단순 트레이딩이 아닌 추가적으로 밸류를 제공해 수익을 창출하는 구조를 갖고 있다"며 "철강과 화학은 상황이 다르다. 화학은 사업을 중단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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