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mpany Watch]'국내 공급 지연' 넥스틴, 미·중 갈등 틈새 공략 통했다기존 고객사 더해 SMIC 향 공급 개시, 올해 2분기 매출 70% 성장
조영갑 기자공개 2021-08-17 08:03:23
이 기사는 2021년 08월 12일 07: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스닥 상장사 '넥스틴'이 미·중 무역갈등의 여진이 남아 있는 중화권 틈새시장을 공략하면서 올해 2분기 양호한 실적을 달성했다. 기존 고객사 양쯔강메모리테크놀러지(YMTC), 푸젠진화반도체(JHICC)에 인도·설치가 완료돼 매출액으로 산입됐고, 신규 고객사 공급 역시 이어지면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넥스틴은 올해 2분기 매출액 183억원, 영업이익 7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동기대비 매출액 70%, 영업이익 121%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284억원, 영업이익은 9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매출액 494억원의 절반을 넘어선 수치다. 연초 수주한 물량이 2분기 매출로 산입되면서 분기 매출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넥스틴은 국내 고객사 공급이 지연되고 있는 공백을 중국 고객사를 통해 메우고 있다. 특히 글로벌 시장 진출의 도약대로 평가되는 삼성전자 향 공급계약(AEGIS) 협의가 상반기에 구체화됐지만, 투자 검토가 장기화되면서 PO(구매주문서) 발주 역시 지연되고 있는 상황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오너 이슈 등으로 인해 삼성전자의 대형 투자가 지연되면서 관련 장비사 역시 영향을 받고 있다"면서 "SK하이닉스는 신규 파운드리 투자를 확대하면서 내년 초 관련 장비 발주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넥스틴은 고객사의 신규 라인에 글로벌 장비사 KLA-텐코(Tencor) 물량을 대체하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대신 중국 향 공급을 꾸준히 확대하면서 '중화권 세몰이'에 나선 모양새다. 지난 5월 중국 상하이 인근 쿤샨시에 영업과 유지보수, 사후 서비스를 담당할 중국법인(Kunshan Nakexin Electronic Technology Co.,Ltd)을 설립하기도 했다.
넥스틴은 올해 상반기 기준 120억원가량의 중국 수출을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 매출액 대비 42% 수준이다. 코로나19 팬데믹과 미·중 무역분쟁이 극심했던 지난해 상반기(매출액 288억원)와 비교해 성장세는 주춤한 모양새다.
하지만 미국이 무역제재의 고삐를 죄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중화권 틈새시장 공략에 성공했다는 분석이다. 예컨대 올해 2월 YMTC에 47억원 규모 이지스 장비 공급계약을 맺은 데 이어 지난 6월 말 JHICC에 이지스 97억원 규모 공급계약을 추가로 따내면서 중국 향 수주잔고를 늘렸다.
눈길을 끄는 건 YMTC, JHICC 외에 중국 최대 파운드리 중 하나인 SMIC와 마수걸이 계약을 체결했다는 점이다. 지난 6월 공시된 60억원 규모의 베이징이타운테크(Beijing E-town Tech Co.,Ltd.) 공급계약이 그것이다. 베이징이타운테크는 SMIC와 거래하고 있는 관계사다. 무역제재 등을 이유로 상호를 직접 노출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SMIC는 '반도체 굴기'를 표방하는 중국 정부가 지원하는 파운드리다. 시장점유율 기준으로 글로벌 5위권이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거래 제한 기업(블랙리스트)에 SMIC를 포함하면서 미국 기업과의 거래가 원천 차단됐다. 따라서 반도체 검사계측 장비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KLA-텐코 제품을 들여오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다. KLA-텐코 장비보다 공급가격이 절반 수준이지만, 다크필드툴 검사 기능에 차이가 없는 넥스틴의 이지스 장비가 대안으로 채택된 이유다.
공급거래 방식도 넥스틴에 유리하게 설정됐다. 보통 반도체 제조사는 협력사 장비의 데모(시험운용) 테스트를 일정 기간 거친 후 이상이 없으면 정식 계약을 맺는다. 테스트 기간이 길어질수록 협력사는 매출인식이 지연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SMIC는 넥스틴과 정식 계약 형태로 이지스를 도입하고, 테스트를 동시에 진행하는 계약을 맺었다. 설치만 완료되면 바로 관련 매출액으로 산입할 수 있다.
넥스틴 관계자는 "중국에서 가장 규모가 큰 SMIC를 신규 고객사로 유치했다는 점이 고무적"이라면서 "현재 이지스 제품의 설치가 한창 진행되고 있는데, SMIC가 라인을 늘려가는 상황이기 때문에 양산에 적용되면 추가 PO가 뒤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YMTC, JHICC 향 장비는 설치가 진행돼 매출액에 반영되고 있고, 하반기 추가 공급을 논의하고 있어서 이에 대비해 인력과 생산능력을 확충했다"면서 "국내 고객사는 투자가 본격화될 내년 초 공급 확대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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