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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원식·한앤코' 남양유업 매각분쟁, ‘선행조건’ 뇌관될까 주식 양수도계약 완결 '옵션 충족' 잡음, '백미당 분사·3세 거취' 등 거론

김선호 기자공개 2021-08-20 18:43:38

이 기사는 2021년 08월 20일 18:05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남양유업 빅딜을 두고 매도자인 홍원식 회장과 매수자인 한앤컴퍼니(한앤코)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는 가운데 계약이행의 ‘선행조건’이 뇌관이 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홍 회장 측에서 임시주총을 연기하면서까지 추가 협상을 거론하고 있는 배경에 이목이 집중된다.

20일 홍 회장 측과 남양유업 관계자는 “매매계약 당시 한앤코와 약정한 선행조건이 모두 충족되지 않았기 때문에 주식매매계약을 종료할 수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홍 회장이 가업을 포기하는 매각 결단을 내릴 수 있었던 배경에는 한앤코에 요구한 선행조건이 있었지만 아직 충족되지 않았다는 의미다.

홍 회장과 그의 부인 이운경 씨, 손자 홍승의 군은 올해 5월 27일 보유 중인 남양유업 지분 52.63%를 한앤코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매각가는 3017억원으로 대금 지급 마감기한은 8월 31일까지였다. 그 이전 7월 30일에 임시주총을 개최해 거래를 종료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홍 회장 측이 주식매매계약의 종결을 위한 준비에 시간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임시주총을 연기했다. 주총 당일 한앤코는 대급을 지급하고자 했지만 이 또한 자연스레 미뤄질 수밖에 없었다. 홍 회장이 연기한 다음 임시주총은 9월 14일이다.

홍 회장 측은 임시주총 연기에 앞서 법무법인 LKB&파트너스(엘케이비)에게 새로 법률자문을 맡기며 분쟁을 대비하는 움직임을 보이기도 했다. 한앤코 측은 계약을 조속히 이행해야 된다는 입장으로 법적 조치를 포함한 모든 대응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나섰다.

임시주총을 연기하면서까지 홍 회장이 추가로 논의하고 협상해야 되는 사항이 아직 공개되고 있지는 않지만 남양유업 반기보고서에 언급된 ‘선행조건’이 뇌관이 될 가능성이 부각되고 있다. 해당 자료에 따르면 선행조건이 완료된 후 대금 지급시기를 정하도록 돼 있다.

선행조건은 베일에 싸여 있다. 한앤코 측은 “매매계약 종료를 위한 절차 상의 선행조건은 이미 다 갖춰져 있고 이를 충족했기 때문에 홍 회장 측이 7월 30일에 임시주총을 개최해 이사진을 재편하고 대금 지급 등의 사항을 마무리 짓기로 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홍 회장은 한앤코 입장과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임시주총을 연기한 것은 거래를 종결할 준비가 미비했기 때문이고 현재 관련 사항을 한앤코와 조율하고자 노력 중이라는 입장이다. 선행조건 충족 등 협상이 더 필요하다는 의미다.

선행조건을 두고 여러 해석이 제기된다. 우선 가격조건이 먼저 거론된다. 일부에서는 주식매매계약 당시 법무법인 김앤장이 홍 회장과 한앤코 측 법률자문을 모두 맡았고, 그 과정에서 남양유업의 기업가치가 낮게 책정됐다고 바라봤다.

업계에 따르면 홍 회장은 김앤장에게 남양유업 기업가치 책정 등 매각에 관한 대부분의 업무를 맡겼다. 남양유업에 공식적으로 법무팀이 운영되지 않고 있기 때문에 홍 회장이 외부의 추천을 받아 한앤코와 같은 김앤장에게 법률자문을 맡긴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3017억원이라는 매각가는 남양유업이 보유한 유형자산(건물, 토지 등)의 순장부가액(3693억원)에도 미치지 못했다. 홍 회장으로서는 이러한 주식매매계약에 대해 불만을 품을 수밖에 없었고 당초에 예정한 거래 종료일정을 연기하게 된 배경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대해 김앤장 측은 "법률자문 역할만 담당했을 뿐 매각가를 산정하는 데 개입한 적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경영 승계도 재조명을 받고 있다. 홍 회장은 매각 이전 불가리스 사태에 책임을 지고 현직에서 물러나고 경영 승계를 하지 않겠다고 발표한 적이 있다. 당시에 주변에는 경영 승계까지 포기하는 것은 무리라며 홍 회장을 만류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앤코에 경영권 지분을 매각하기로 한 만큼 남양유업을 장남 홍진석 상무와 차남 홍범석 상무에게 승계하기는 사실상 힘들 것으로 보인다. 다만 차남이 이끌고 있는 백미당 등의 외식사업본부를 분사하는 등의 선행조건이 있을 수 있다는 추측도 가능하다.

최대주주인 홍 회장은 지분 매각과 함께 현직에서 물러나되 장차남은 경영에 참여할 수 있는 방안도 고려해볼만 하다. 홍 회장의 결단으로 남양유업이라는 가업을 한앤코에 넘기게 됐지만 장차남에게만은 재개할 수 있는 발판과 기회를 남길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다.

장남 홍진석 상무는 올해 5월 남양유업 전략기획 담당 상무로 복직해 재직 중인 상태다. 그리고 차남 홍범석 상무는 올해 초 정기인사에 따라 현직으로 승진해 외식사업본부를 이끌고 있는 중이다. 이외에도 모친 지송죽 씨와 장남 홍 상무는 여전히 사내이사직을 유지 중이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대주주의 새로운 법률대리 선임에 대해 “엘케이비는 법률자문과 일부 업무에 대한 법률대리인의 지위에 있는 것”이라며 “한앤코에게 대표 매도인의 입장을 밝히고 계약 이행과 관련된 협상을 하는 업무를 맡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계약이행을 위한 선행조건에 대해서는 알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엘케이비 측에서도 “작성된 계약 내용은 공개할 수가 없고 때문에 그 선행조건에 대해서도 언급할 입장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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