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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전지로 옷 갈아입는 천보 [2차전지 소재기업 리포트]5000억 투자 F전해질 생산능력 5년 뒤 20배…2차전지 매출 비중 20%→70%

이우찬 기자공개 2021-09-10 07:31:05

[편집자주]

국내 전기차 밸류체인에서 배터리업체들의 경쟁력은 글로벌 상위에 있지만, 후방 산업인 2차전지 소재기업은 다소 취약하다. 4대 소재 해외의존도는 65% 이상이다. 2차전지 산업의 핵심인 전기차 밸류체인을 주도하기 위해서는 소재기업의 역할이 중요하다. 사업역량, 투자현황, 재무를 중심으로 국내 주요 소재기업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9월 08일 08: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천보가 2차전지 소재기업으로 옷을 완전히 갈아입을 태세다. 전해질 증설 투자에 5000억원 이상을 투자하기로 하면서 2차전지 사업이 더욱 탄력을 받게 됐다. 2차전지 사업의 매출 비중은 2017년 20%에 미치지 못했으나 올해 70%에 육박한다.

천보는 새만금산단에 2차전지 전해질(LiFSI·이하 F전해질) 제조공장을 건립한다고 최근 밝혔다. 1단계(2022~2023년) 2185억원, 2단계(2024~2026년) 2940억원 등 총 5125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F전해질 생산능력 5년 뒤 20배로

전해질은 2차전지 4대 소재인 전해액을 이루는 물질 중 하나다. 전해액은 양극과 음극의 이온 이동통로를 제공하는 매개체로, 유기용매, 전해질, 첨가제로 구성된다. 전해질은 2차전지의 수명 연장, 저온 방전 억제, 고속 충전, 고온 안정성 향상 등의 기능을 한다.

천보 관계자는 "이번 투자로 천보의 F전해질 생산능력은 올 연말 기준 연산 1000톤에서 오는 2026년 2만1000톤으로 증가한다"고 말했다. F전해질 이외에 P전해질, D전해질, B전해질을 더한 전해질 생산능력은 2026년 기준 총 2만7000톤 이상을 기록할 전망이다.

천보 제품은 전해액 제조사를 거쳐 최종 수요처인 배터리 업체에 납품된다.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이노베이션, 중국 CATL 등이 천보의 전해질이 첨가된 전해액을 사용하고 있다.

이번 투자는 특히 중국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을 타깃으로 한 증설이다. 천보 관계자는 "F전해질의 주 고객사는 중국의 BYD, CATL"이라며 "증설되는 2만톤 대부분이 중국 수요"라고 설명했다.

이번 투자의 주체는 천보가 올 6월 설립한 100% 자회사 천보BLS다. 일단 2단계(2024~2026년) 투자금은 자체 조달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천보 관계자는 "2단계 투자는 1단계 투자가 완료되면 천보BLS의 자체 영업현금흐름을 활용해 재투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1단계 투자(2022~2023년)는 모회사인 천보의 뒷받침이 필요한 상황이다. 천보 관계자는 "천보가 1단계 투자금 2185억원을 조달해줘야 한다"며 "어떤 방식으로 조달할지 확정된 사항은 없고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출처=천보
◇ 2차전지 소재기업으로 탈바꿈

2007년 설립된 천보는 디스플레이 소재 사업을 시작으로 의약품 중간체, 반도체 공정 소재, OLED 소재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했다. 2013년 전해액 첨가제를 생산하며 전기차용 2차전지 시장에 뛰어들었고, 2016년에는 F전해질을 상용화하는 데 성공했다.

지난해 기준 2차전지 사업 중 전해액 첨가제와 전해질 매출 비중이 비슷하며, 2023년 새만금산단 1단계 투자가 마무리되면 전해질 쪽으로 2차전지 사업의 무게추가 기울어질 전망이다.

천보의 사업군은 크게 전자소재, 2차전지, 의약품 등 3개 부문으로 나뉜다. 2016년까지 전자소재 사업 매출 비중이 약 70%를 차지했으나, 갈수록 2차전지 소재사업 비중이 커지는 모습이다.

2017년 기준 전자소재 매출 비중은 62.2%, 2차전지 비중은 18.0%였다. 2018년에는 전자소재 59.1%, 2차전지 25.9%로 격차가 줄어들더니, 2019년에는 전자소재와 2차전지 매출 비중이 각각 42.5%, 38.8%로 대등해졌다.

2020년을 기점으로 2차전지 매출 비중이 48.9%로 전자소재(38.3%)를 처음으로 추월했다. 회사가 올 2분기 실적 발표에서 밝힌 예상 매출을 기준으로 하면 올해 2차전지 매출 비중은 68.8%까지 늘어난다.
출처=천보

천보는 오는 2025년 F전해질로만 매출 8000억원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업계에 따르면 2025년 F전해질 수요량은 3만4400톤으로 추산되는데, 천보는 이중 60%에 해당하는 2만700톤의 생산능력을 갖추겠다고 밝힌 바 있다.

◇연구개발(R&D) 지속 투자 경쟁력 원천...재무안정성 장점

천보의 2차전지 소재사업의 경쟁력은 기술력에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F전해질은 천보가 2016년 처음 양산에 성공한 바 있다. 천보 관계자는 "국내에는 F전해질을 양산하는 업체가 없다"며 "P전해질의 경우 국내에서 생산할 수 있는 업체는 있지만 실제 생산하지 않는데, 천보의 판매가를 따라올 수 없다"고 말했다.

천보는 특히 연구개발에 공을 들이는 것으로 파악된다. 원주혜 나이스평가정보 연구원은 올 1월 한국IR협의회를 통해 펴낸 기술분석보고서에서 "매출액 대비 R&D 투자 비율은 2017년 5.65%, 2018년 4.09%, 2019년 4.41%로 동업종 평균 대비 높은 수준"이라며 "핵심기술 관련 29건의 등록 특허를 확보함으로써 높은 기술적 진입장벽을 형성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말 기준 매출액 대비 R&D 투자 비율은 4.78%에 이른다.

천보는 기술연구소 산하에 기획·특허관리팀, 합성연구팀, 상용화연구팀, 분석연구팀을 조직해 운영하고 있다. 반기 사업보고서 기준 전체 임직원 121명 중 27.3%인 33명이 R&D 인력이다.

천보 창업자인 이상율 대표이사가 기술연구소장을 겸임하고 있다. 한양대 화학공학과 출신인 이 대표는 동양화학, 한빛화학에서 일했으며, 천보의 기술개발, 사업화를 주도하고 있다. 이 대표(33.98%) 외 특수관계인 14인이 천보 지분의 56.68%를 보유하고 있다.

천보의 또 다른 장점은 높은 재무안정성을 꼽을 수 있다. 올 6월 말 기준 부채비율은 18.2%, 차입금의존도는 8.5%에 불과하다. 현금성자산은 593억원으로 차입금(254억원)보다 현금성자산이 많은 사실상의 무차입 경영이다. 순차입금은 마이너스(-) 339억원이다.

윤혁진 SK증권 연구원은 "성장성 높은 2차전지 밸류체인 기업들 중에서도 천보의 가장 큰 장점은 부채비율 18%의 높은 재무건전성"이라며 "주주가치 희석이 최소화되면서 성장이 가능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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