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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여성' 사외이사 사임, 숙제 나선 포스코인터 심인숙 교수 중도하차, 여성 이사 전무…사측 "자본시장법 적용 맞춰 후보자 물색"

유수진 기자공개 2021-10-28 07:37:49

이 기사는 2021년 10월 26일 11:4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의 첫 여성 사외이사가 사임했다. 회사는 향후 최초로 여는 주주총회에서 새로운 인물을 선임해 상법상 규정된 사외이사 비율(과반)을 맞춰야 한다. 사외이사진을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로 중복 없이 꾸렸던 만큼 당분간 법률 전문가의 공백이 불가피해졌다.

무엇보다도 이번에 중도하차한 이사가 유일한 여성이라는 점이 아쉬울 것으로 보인다. 내년 8월부터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시행돼 이사회를 특정 성별로만 꾸려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바꿔 말해 무조건 여성 이사를 포함시켜야 한다. 포스코인터 앞에 새로운 여성 이사 물색이란 숙제가 놓였다.

포스코인터는 25일 심인숙 사외이사가 일신상의 사유로 자진사임했다고 공시했다. 작년 3월 주총에서 선임돼 임기 1년7개월이 지난 인물이다. 최근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 제7대 원장에 부임하며 이사직을 내려놓았다. 겸직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심 이사는 미국 하버드대 로스쿨 석사를 마치고 2006년부터 중앙대 로스쿨에서 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법률 전문가다. 2015년부터 한국증권법학회 부회장을, 작년부터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위원을 맡아오고 있다.

이로 인해 포스코인터는 이사회 구성을 손봐야 하는 상황이 됐다. 상법에 규정된 사외이사 비중을 충족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상법상 자산총액(별도기준)이 2조원 이상인 상장사는 이사회 과반을 사외이사로 채워야 한다. 포스코인터의 자산총액은 6월 말 기준 9조원에 육박한다.


그간 이사회는 사내이사 2명, 비상무이사 1명, 사외이사 4명 구조로 사외이사 비율이 57%였다. 사실상 턱걸이다. 이번에 사외이사 비율이 50%(6명 중 3명)로 낮아지며 기준 미달이 됐다. 최소 사외이사 1명을 추가 선임해야 하는 셈이다.

이사 선임을 위한 주총을 별도로 열진 않을 예정이다. 내년 3월 정기 주총에 선임안을 올려 처리하겠다는 계획이다. 포스코인터 관계자는 "내년 정기 주총에서 신규 사외이사를 선임하고 심 이사 퇴임 등기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포스코인터는 사외이사진을 중복 없이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로 구성했다. 이는 회사 측이 늘 자랑스럽게 여겨온 부분이기도 하다.

고려대 경영학 교수인 권수영 이사는 '회계/재무' 전문가이고 상해동방CJ 홈쇼핑 대표와 CJ홈쇼핑 중국사업 부문장을 지낸 김흥수 이사는 '경영'에 전문성을 갖췄다. 홍종호 이사(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와 심인숙 이사(중앙대 로스쿨 교수)는 각각 '환경'과 '법률'이 전문 분야다. 심 이사의 이탈로 당분간 법률 전문가 자리가 비게 됐다.

포스코인터내셔널 이사회 특징. <출처:IR리포트>

특히 심 이사는 포스코인터가 선임한 최초의 여성 사외이사다. '의미 있는' 인물이 임기를 마치지 못한 셈이다. 무엇보다도 내년 8월 자본시장법 개정안 시행에 맞춰 이사회에 반드시 여성 이사를 포함해야 한다. 포스터인터 입장에서 아쉬움이 남을 수 있는 대목이다.

개정된 자본시장법은 자산총액 2조원 이상의 상장사들이 단일 성별로만 이사회를 꾸리지 못하도록 규정한다. 그간 남성으로만 이사회를 꾸려 온 기업들은 유예기간 내내 눈에 불을 켜고 여성 이사 후보를 찾았다. 상대적으로 후보풀이 넓지 않은 상황에서 갑자기 수요가 급증하니 적절한 인물 찾기가 '하늘의 별따기'가 됐다.

아예 올해 3월 주총에서 이사회 성별 다양화를 실현한 기업들도 많다. 선제적 대응 차원이다. 법 시행을 코앞에 둔 내년 3월 주총에선 후보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돼 미리 준비한다는 기업들도 많았다.

심 이사의 임기는 내년 3월 만료된다. 기존 임기론 자본시장법 규정에 대응할 수 없다는 의미다. 하지만 작년에 최초 선임된 인물이라 재선임 가능성이 있었다. 상법상 사외이사의 최장 재임기간은 4년이다.

국내 재계에서 기업들이 한 차례 임기를 마친 사외이사를 다시 선임하는 경우는 흔하다. 현재 포스코인터 사외이사 중 권수영·김흥수 이사 역시 두번째 임기를 지내고 있다. 하지만 심 의사의 사임으로 완전히 새로운 얼굴을 찾아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됐다.

포스코인터 관계자는 "자본시장법 개정안 적용에 맞춰 적절한 후보자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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