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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시장 선도자 사명감, 투자자 질의 빠른 대응 장점" [ESG리스크와 신용평가]④유건 한국신용평가 평가정책본부 본부장/이사

이지혜 기자공개 2021-11-11 07:01:39

[편집자주]

ESG가 어느덧 채권시장의 대세로 자리잡고 있다. 크레딧 업계도 ESG가 신용도에 미칠 영향을 따지는 데 한창이다. 기업과 투자자의 사회적 책임이 강조되고 2050년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각종 규제와 유인책이 쏟아지고 있다. 더이상 ESG 리스크를 따지지 않고는 자금 조달도, 운용도 원만하게 하기 어렵게 됐다. 채권시장의 안내자인 신용평가사의 움직임도 빨라졌다. ESG를 신용도에 무엇을 중점에 두고 어떻게 반영할지 방향을 찾아봤다.

이 기사는 2021년 11월 08일 15: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신용평가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를 키워드로 일찌감치 스터디를 시작해 가장 적극적으로 리포트를 쏟아냈다. 시장 호응도 좋다. 투자자가 궁금해하는 지점부터 ESG리스크를 풀어낸 전략이 주효했다.

“ESG 이슈를 선도해야 한다. 팔로워가 될 수는 없다.” 유건 한국신용평가 평가정책본부 본부장의 각오 덕분이다. 투자자의 궁금증을 제때 다뤄야 한국신용평가의 영향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이제 신호탄을 쐈을 뿐이다. 유 본부장은 ESG가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라고 시장에 신호를 줬을 뿐이라고 자평한다. 그간의 리서치를 토대로 평가방법론까지 제정하고나면 본격적으로 ESG리스크를 다룰 기틀을 마련할 것으로 내다봤다.

◇시장 궁금증 적시 해결, 영향력 확대 비결

“ESG를 스터디하고 리서치한 건 한국신용평가가 업계 최초다. 시장을 선도하겠다.” 유 본부장이 말했다. 한국신용평가가 ESG 관련 리서치를 쏟아내는 이유다.

ESG에 대한 한국신용평가의 열정은 남 다르다. 신용평가업계 최초로 ESG채권(SRI채권, 사회책임투자채권) 인증사업에 뛰어들었다. 그뿐만 아니다. 2020년 한 해 동안 국내외 ESG와 신용평가 동향을 분석해 세 차례나 리포트를 냈다.

이런 움직임은 올 들어 더욱 본격화했다. ESG가 산업별로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민간석탄발전을 시작으로 등 잇달아 리서치를 진행했다. 또 SK그룹 등 기업별 영향도 분석했다. 산업별, 그룹별 영향을 분석한 것은 한국신용평가가 처음이다.

유 본부장은 “설문조사, 웹캐스트 등 새로운 방법으로 시장과 소통하면서 질의가 많이 들어오는 분야부터 ESG리스크를 다루고 있다”며 “온갖 정보가 쏟아지는 가운데 한국신용평가가 선택받으려면 시장의 물음에 제때 대응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국내에 ESG 이슈가 부상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부터다. ESG 요소를 주요 공약으로 내세운 바이든 정권이 미국에서 출범하자 글로벌 ESG시계가 가속화했다. 국내에서는 2050년 탄소중립 정책이 발표됐고 국민연금 등이 투자의사결정에 ESG를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그야말로 ESG가 자본시장의 뜨거운 감자가 됐다.

투자자의 혼란도 컸다. 갑작스레 ESG가 주요 화두로 떠오르면서 산업과 기업에 미치는 영향력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하기가 어려웠다. 리스크인지, 기회인지조차 불분명했다. 한국신용평가가 적시성을 강조한 배경이다.
◇“E 리스크, 가시화 용이…ESG 밸류체인 인정받을까”

“환경(E)리스크가 사회(S)나 지배구조(G) 리스크보다 커서 주목받는 게 아니다. 가시성이 더 좋아 기업의 노력이나 리서치가 환경리스크로 집중되는 경향이 있다.” 유 본부장은 말했다.

한국신용평가가 발간한 리서치는 환경리스크에 대부분 초점을 맞추고 있다. 민간석탄발전이나 석유화학, 전기차, 수소경제, 철강 등이 그렇다. 다른 신용평가사도 비슷한 경향을 보인다. 일각에서는 환경 리스크가 최근 급부상하기 때문으로 분석했지만 유 본부장은 다른 견해를 제시했다.

그는 “환경리스크는 업종이나 산업 전체적으로 영향을 미친다”며 “더욱이 환경 관련 가이드라인과 규제가 쏟아지면서 노출도와 리스크를 정량적으로 측정할 수 있다는 점도 주요 배경”이라고 말했다.

환경리스크와 대비되는 요인이 바로 지배구조다. 지배구조 리스크는 개별기업 별로 다르다. 대응력도 시간이 지나야 차별화할 것으로 예상됐다. 유 본부장은 “지배구조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해 기업들이 앞다퉈 ESG위원회를 구성하고 있다”며 “시작지점은 비슷해 보이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ESG위원회의 역할이나 리스크 대응력 등이 차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ESG리스크를 차별화하는 지점은 최종적으로 소비자가 될 것으로 유 본부장은 내다봤다. 그는 “ESG가 기업의 사업과 재무에 미치는 영향은 갈수록 커질 것”이라며 “품질이 비슷하다고 할 때 최종 소비자가 비교적 높은 가격을 감수하면서도 ESG밸류체인에 따라 만들어진 제품을 선택할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SG요소는 지금도 기업의 사업적, 재무적 평가지표에 반영돼 있다. 그러나 이런 요소가 좀더 영향력을 발휘하려면 최종 소비자가 ESG 제품, ESG 밸류체인을 얼마나 인정할지가 핵심이라는 의미다.

◇평가방법론 '정량성, 공평성' 핵심, 2022년 제정 목표

“지금까지 ESG가 신용평가에 더 중요해질 것이라는 신호를 시장에 줬다. 그동안 발표한 업종별 리서치를 바탕으로 평가방법론을 정교화해 로드맵 등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신용평가는 ESG요소가 이미 신용평가에 반영돼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업종별 ESG리스크를 선제적으로 분석하는 데 우선순위를 뒀다. 다른 신용평가사와 차별화하는 지점이다. 한국기업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는 신용평가일반론 등 평가방법론을 먼저 발표한 뒤 업종별, 그룹별 분석을 진행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유 본부장은 “공시체계가 발전하면 무디스 등 글로벌 신용평가사처럼 ESG노출도 등을 점수로 낼 수 있겠지만 아직 시기상조”라며 “평가방법론을 제정하려면 모든 회사에 공평하게 적용돼 하는데 아직 국내 ESG공시나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는 정성적 측면이 더 반영되거나 대기업에 유리한 지점이 많다”고 말했다.

유 본부장은 앞으로 ESG가 대세가 될 것으로 바라봤다. 그리고 시장선도를 생존전략으로 내세웠다. “평가본부장으로서 ESG의 영향력을 어떻게 반영해 잘 전달하느냐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며 “지금은 옥석가리기가 쉽지 않지만 시장을 선도하는 존재가 된다면 시간이 지날수록 경쟁사와 차별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건 한국신용평가 평가정책본부 본부장/이사 약력
△1997년 서강대학교 경영학과 졸업
△1997년 삼일회계법인 입사
△2000년 한국신용평가 금융팀 연구원
△2009년 한국신용평가 평가3실, 4실 연구위원
△2013년 한국신용평가 기업/그룹평가본부 실장
△2017년 한국신용평가 기업평가본부 본부장
△2021년7월~ 한국신용평가 평가정책본부 본부장/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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