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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두산건설 재투자금 1200억 출처는 '분당 사옥' 분당타워 개발한 디비씨, 유동화 잔여금 보유…'두산프라퍼티'로 사명 변경

고진영 기자공개 2021-12-01 07:39:18

이 기사는 2021년 11월 29일 15: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두산그룹의 두산건설 경영권 매각은 현금이 오히려 빠져나가는 구조로 설계됐다. 사모펀드가 두산건설의 구주를 사는 것이 아니라 특수목적회사(SPC)를 세워 신주를 확보하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두산중공업은 가지고 있던 구주를 팔지 않고 일부를 현물출자해 SPC 지분과 맞바꾼다.

해당 SPC를 거느릴 ‘위브홀딩스’에도 두산 계열사 디비씨가 1200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디비씨는 과거 두산 계열사들이 분당 두산타워를 짓기 위해 십시일반 세웠던 회사다. 앞서 두산타워를 리츠에 팔았는데 남은 매각대금이 두산건설에 쓰이는 것으로 보인다.

◇디비씨, 분당 두산타워 유동화…1000억대 여유자금

디비씨는 작년 말 기준 5168억원이 매각예정자산으로 분류됐다. 분당 두산타워의 소유권을 ‘분당두산타워’ 리츠에 넘기는 안건을 2020년 10월 의결해서다. 이 매각예정자산 규모는 장부가를 기준으로 계산됐으며 실제로 결정된 양도가액은 6200억원이다.

거래가 1월 15일 클로징됐으니 디비씨는 그만큼의 유동성을 올 초 손에 쥐었다. 이중 4000억원 규모가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대출 등 빚 상환에 쓰였다. 작년 말 기준 디비씨의 차입금은 4150억원이었다.


나머지 약 2000억원 가운데 300억원은 분당두산타워 리츠의 지분을 확보하는 데 다시 사용했다. 해당 리츠의 기초 설립자본금 3억원은 디비씨가 전부 출자했지만 이후 유상증자와 감자를 거치면서 주주 구성이 바뀌었다.

구체적으로 분당두산타워 리츠는 매각대금을 포함해 6800억원 정도를 조달했으며 이중 에쿼티 몫은 1613억원 수준이다. 디비씨는 300억원의 자금을 태워 리츠 지분 18.60%(보통주)를 가져갔다.

이처럼 분당타워 개발 및 관련 투자를 제외하면 특별히 다른 사업을 영위하고 있지 않은 만큼 디비씨가 빚을 갚고(4150억원) 리츠 지분을 매입(300억원)한 뒤 남은 약 1700억원 중 대부분은 그대로 유보금으로 쌓였을 것으로 여겨진다. 두산건설의 인수 SPC에 출자할 1200억원의 자금을 융통하는 데 충분한 액수다.


두산건설 경영권 이전이 계획대로 진행될 경우 디비씨는 해당 출자를 통해 인수 목적 SPC인 위브홀딩스의 지분 46.5%를 보유할 전망이다. 나머지 지분은 재무적투자자 연합으로 구성된 큐캐피탈 컨소시엄이 가져가기로 했다.

위브홀딩스는 다른 SPC 더제니스홀딩스에 2580억원을 투입하고, 두산중공업은 1200억원 규모의 두산건설 주식을 현물출자해 더제니스홀딩스 지분을 대가로 받는다. 더제니스홀딩스는 다시 두산건설의 지분 54%를 확보한다. 두 SPC 모두 두산 측이 최대주주는 아니지만 일부 영향력을 유지할 수 있는 구조다.

◇'십시일반' 지은 분당 사옥, 두산-두산건설 링크

수년간 추진된 분당 사옥 건설에는 그동안 여러 계열사의 자금이 투입됐다. 두산그룹은 2015년부터 분당에 새 터전 마련을 계획하고 있었다. 서울 내 사무공간이 부족해지면서 흩어져 있던 계열사들을 한 데 모을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다. 사옥 건설을 위한 법인 ‘디비씨’를 새로 세운 것은 2017년이다.

당시 디비씨에는 7개 계열사가 공동으로 출자해 분당타워 신축 자금을 마련했다. 2017년 5월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두산(492억원)을 포함해 두산중공업(1094억원), 현대두산인프라코어(옛 두산인프라코어, 347억원), 두산밥캣(263억원), 두산건설(268억원), HSD엔진(옛 두산엔진, 58억원), 한컴(107억원) 등이 총 2630억원을 디비씨에 넣었다.


또 분당타워를 짓기 위한 부지는 두산건설에서 사들였다. 디비씨는 2017년 6월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161번지 토지 8942.9㎡를 약 763억원에 두산건설로부터 매입했다. 4000억원 규모의 PF를 포함하면 대략 6000억원대 후반이 토지 인수와 사옥 건립에 쓰였다.

다만 출자에 참여하고 부지를 제공했으며, 시공까지 맡은 두산건설은 아이러니하게도 애초 계획과 달리 분당타워에 들어가지 않았다. 현대두산인프라코어가 매각 진행 중에도 입주한 것과 대조적이다. 신사옥에는 합류하지 못했으나 건물을 유동화한 자금이 두산건설에 대한 두산의 연결고리로 쓰인 셈이다.

현재 디비씨는 리츠의 주주로서 두산 계열사들이 내는 임대료의 일부를 지분율에 따라 배당수익으로 수취하고 있다. 연간 임대료는 270억원 수준이다. 빌딩 매각 이후 두산그룹은 1월 8일 리츠 측과 5년간 책임임차 계약을 맺었으며 두산중공업이 168억원, 두산인프라코어가 57억원, 두산밥캣코리아가 26억원, ㈜두산이 18억원 수준의 임대료를 낸다.

디비씨는 중장기적으로 부동산 관리회사로 성장하겠다는 계획이다. 아직 공식 발표되지는 않았으나 이에 따라 최근 사명도 '두산프라퍼티'로 정식 변경했다. 추후 분당두산타워 리츠의 상장 역시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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