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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중국 총괄 '사장→전무' 조정 배경은 올 하반기 두 차례 조직개편, 중국 담당 역할 축소…업계 "사장급 안 보낼 것"

유수진 기자공개 2021-12-22 07:33:04

이 기사는 2021년 12월 20일 08: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자동차그룹에서 중국 사업총괄을 맡아온 이광국 사장이 고문으로 물러났다. 후임에는 중국 지주사(HMGC) 총경리 이혁준 전무가 낙점됐다. 주요시장 중 하나인 중국 담당이 '사장급'에서 '전무급'으로 격하된 셈이다. 이것만 놓고보면 자칫 중국사업을 과거보다 덜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하지만 현대차그룹 안팎에선 사실상 예정됐던 수순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이번 인사가 올 하반기 두 차례에 걸쳐 진행된 중국 조직개편의 마침표나 다름없다는 측면에서다. 현대차그룹은 2017년 사드사태가 촉발한 중국 판매량 하락세가 수년째 회복되지 않자 현지 현대차·기아 생산·판매법인을 각사 대표이사 산하로 전환하는 등 조직을 재정비했다.

현대차그룹은 최근 실시한 '2021년 하반기 임원 인사'에서 이 사장을 고문으로 위촉했다. 이에 따라 이 사장은 2019년 10월 사장으로 승진하며 현대차·기아의 중국사업 전반을 책임진 지 2년여 만에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게 됐다.

후임은 HMGC에서 총경리를 맡고 있는 이 전무로 정해졌다. 1969년생으로 중국인민대에서 박사과정을 마친 그는 얼마 전까지 HMGC에서 전략기획을 담당해오던 인물이다. 그 전엔 부총경리와 최고전략책임자(CSO), 최고대관책임자(CGO), 중국수소사업TFT장 등을 역임했다.

특히 다른 권역본부와 비교가 됐다. 현대차 인도권역본부장이던 김선섭 전무는 이번에 부사장으로 승진해 글로벌사업관리본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러시아권역본부장 오익균 전무 역시 부사장을 달았다. 회사 측은 "코로나19 팬데믹 등으로 인한 높은 시장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우수한 글로벌 사업실적을 달성한 성과 우수인재를 승진시켰다"고 설명했다.

중국의 경우 이번 인사를 지난번 조직개편의 후속 성격으로 보는 게 맞다는 해석이 나온다. 단순히 실적부진에 따른 문책성이 아니라는 의미다. 어느정도 예상됐던 결과기도 하다. 이 사장이 중국 사업총괄 겸 지주사 총경리로 임명됐던 2년 전과 지금은 조직의 위상과 규모, 역할에 큰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은 2018년부터 순차적으로 해외 권역본부를 출범해왔다. 권역별 자율 경영시스템을 도입해 직접 현지시장 전략과 생산, 판매, 상품 운용 관련 의사결정을 내리도록 하고 있다. 특히 각사 체제여서 같은 권역이라도 현대차와 기아의 본부가 따로 조직돼있다. 유일한 예외가 중국이다. 지역 특성을 고려해 총괄이 현지법인 베이징현대와 둥평위에다기아, 지주사 HMGC까지 전체를 책임져왔다.

여기에 변화를 준 게 올 7월이다. 중국시장 성적표가 만족스럽지 않자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골자는 베이징현대와 둥평위에다기아를 각각 현대차와 기아 대표 산하로 이관한 것이다. 연구개발과 상품부문 역시 본사 연구개발본부와 상품본부 산하로 옮겨졌다. 각사 대표 중심 경영체제가 강화되면서 중국 총괄의 역할은 지주사에만 한정되는 등 크게 축소됐다. 사실상 이때 총괄 개념이 사라졌다고 봐도 무방하다.

HMGC는 신사업 추진과 대관, 그룹사 지원 등 현지 지원 업무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9월 중순 추가 조직개편을 거치며 기존 상품·브랜드 전략 기능은 본사로, 사업계획·지원 기능은 베이징현대와 둥평위에다기아로 각각 넘어갔다. HMGC는 미래사업과 수소사업, 홍보 및 대관 기능 등에 집중하는 걸로 정리됐다. 물론 여전히 현대차와 기아를 모두 담당한다.

이는 이미 7월·9월 조직개편을 거치며 중국 담당의 역할이 크게 줄어들었다는 걸 의미한다. 사실상 책임자의 직급 격하도 정해진 수순이었다고 볼 수 있다. 과거엔 두 개의 현지법인에 지주사까지 총괄했지만 현재는 지주사만 남은 상태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은 추후에도 사장급에게 중국사업을 맡기진 않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지주사를 담당하라고 사장급을 보내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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