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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C현대산업개발, CSO 없이 SSE 제도 강화로 가닥 [중대재해처벌법 대비실태 점검]담당자 있어도 법률리스크 못 피한다 판단…유병규·하원기 각자대표 책임경영

신준혁 기자공개 2021-12-27 07:41:54

[편집자주]

국내 건설사가 2022년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을 앞두고 초긴장 상태다. 현장 사망사고가 한명만 발생해도 수장이 물러나고 사업장이 중단되게 생겼다. 안전 이슈가 '아킬레스건'이 되지 않도록 건설업계에선 최고안전책임자(CSO)를 비롯해 안전보건 담당 조직 위상을 잇따라 격상시키고 있다. 더벨이 중대재해처벌법을 대비하는 건설사의 움직임을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1년 12월 24일 14:14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DC그룹은 최근 임원인사와 조직개편에서 최고안전책임자(CSO)를 선임하거나 안전 전담 조직을 확대하지 않았다. 중대재해 발생 빈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건설사들이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전 CSO를 선임하거나 안전 전담 조직을 강화하는 기류와 대비되는 행보다.

CSO를 선임하더라도 최고경영책임자(CEO)의 법적 부담을 덜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해 내린 결정으로 풀이된다. 대신 현장별 안전 전담자(SSE-Self Safety Engineer)를 배치해 실질적인 현장안전을 챙긴다는 경영전략을 세웠다.

HDC그룹이 최근 단행한 2022년 정기 임원인사에 따르면 계열사 대표이사 9명, 이사 1명, 상무 4명, 상무보 16명 등 총 30명의 임원이 승진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의 경우 유병규 사장과 하원기 전무가 각자 대표로 승진했고 상무 1명과 8명의 상무보가 탄생했다.

상무급 승진자 중 안전보건 관련 업무를 맡았던 인물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4월 조직개편에서 신설된 안전경영실도 임원급이 아닌 팀장급이 담당하고 있다. 현재로선 CSO나 전담 운영인력이 없는 셈이다.

업계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신임 대표이사인 유병규 HDC현대산업개발 사장에게 쏠린다. 안전경영부분을 포함한 경영 리스크 관리를 총괄하는 중책을 부여받았다. 사실상 안전보건이나 건설업종에서 근무한 이력이 없지만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첫 해 그룹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하게 됐다. 평소 신임이 두터운 정몽규 HDC 회장의 의중이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각자 대표인 하원기 전무는 유 대표를 보좌해 건설본부장으로서 현장안전 실무를 살필 것으로 보인다. 청주가경아이파크 2·3·4단지 소장 출신으로 건설현장과 안전경영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가경아이파크3단지 근무 당시 고용노동부 안전경영대상에서 종합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지난해 10대 건설사 중 유일하게 '사망재해 0건'을 기록했지만 6월 발생한 광주 학동4구역 붕괴사고로 17명의 사상자가 발생하면서 안전관리가 부실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사고 직후 안전관리대책으로 SSE제도를 현장에 적용했다. 붕괴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이자 사고 발생 비율이 가장 높은 골조 공사를 우선 관리하기 위해서다. 골조공사 협력사는 모든 건설현장에서 안전실무경력이 있는 안전 전담자(SSE)를 채용해야 한다. 또한 근로자의 유해·위험요인 발굴과 안전교육, 시스템 구축 등 공사 전반을 본사 안전 조직과 함께 수행해야 한다. 모든 비용은 HDC현대산업개발이 부담한다.

HDC현대산업개발은 골조공사를 시작으로 재해 데이터를 자체 분석해 모든 공종에 이 제도를 적용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협력사 평가체계를 개선하고 입찰 기회 등 인센티브와 안전 컨설팅을 지원한다.

내년 1월 27일부터 시행되는 중대재해처벌법은 사업장에서 사망사고 등 중대재해가 발생했을 경우 사업주·경영책임자를 처벌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1년 이상의 징역이나 10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의무 주체는 사업주와 경영책임자로 분리해 규정하고 있다. 중대산업재해 해설서에 따르면 안전 경영책임자가 있더라도 최종 결정권이 없는 이상 사업주는 처벌 대상에서 제외될 수 없다. 법령만 놓고 보면 책임의 귀속 주체는 '사업주' 정몽규 HDC 회장과 '경영책임자' 유병규, 하원기 HDC현대산업개발 대표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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