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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팬데믹 맞선 보안기업]이순형 라온시큐어 대표, 막차 탄 콜옵션 '꽃놀이패'②작년 12월 발행 9회차 CB 35% 설정, 지배력 보완·우호 지분 확대 활용 관측

신상윤 기자공개 2022-01-12 07:44:40

[편집자주]

팬데믹 시대가 열렸고 디지털 전환은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 됐다. 산업 전반이 인공지능(AI)과 클라우드, 메타버스 등 최신 디지털 기술을 도입하고 있다. 디지털 전환은 사이버 위협의 가능성도 증가시켰다. 지능화된 랜섬웨어 등 사이버 공격은 업무환경뿐 아니라 국가 기간 산업에도 피해를 줘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유발한다. 디지털 팬데믹 우려가 현실화된 시점에 더벨은 국내 주요 보안기업의 핵심 전략과 현주소 등을 점검한다.

이 기사는 2022년 01월 06일 14:2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IT 통합 보안·인증 전문기업 '라온시큐어'가 차세대 개인정보 인증 시장 선점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연구개발(R&D)과 해외시장 개척, 인력 채용 등 경쟁력 확보를 위해 과감하게 투자를 집행한 데 힘입었다. 유동성이 풍부한 자본시장에서 재원을 마련했으며 최근 3년간 400억원가량을 조달했다.

전환사채(CB) 발행 등 자본시장 활용에 소극적이었던 과거와 달라진 점이다. CB는 경쟁력 확보의 수단과 동시에 콜옵션을 통해 이순형 대표의 낮은 지배력을 보완하는 '꽃놀이패'로 활용됐다. 최근 CB 발행 규정 강화에 앞서 200억원을 조달한 가운데 35% 콜옵션이 포함돼 향후 행사자 향방에 눈길이 쏠린다.

코스닥 상장사 라온시큐어는 지난해 3분기(연결 기준) 매출액 25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동기대비 34.5% 증가했다. IT 산업 확산과 디지털 전환 등 보안 수요 증가에 힘입었다. 미국 시장에서도 고객사를 확보하는 등 오랜 시간 투자했던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평가다. 연간으로는 2020년(연결 기준) 매출액이 372억원을 기록하면서 2015년대비 3배 가까이 증가했다.

시장 확장에는 기술 선점 노력이 뒷받침됐다. 최근 생체 인식 관련 '파이도(FIDO)' 기술력을 블록체인과 결합해 '탈중앙화 신원증명(DID)'으로 확대하는 작업 등이 대표적이다. DID는 최근 공무원증을 비롯해 신분증, 학생증 등으로 확대 적용도 기대되는 상황이다. R&D 투자도 매년 늘려가고 있다. 지난해 3분기 말 매출액대비 27%가 넘는 R&D 비용이 투입됐다.

상장사의 이점을 살려 자본시장의 풍부한 유동성을 적극 활용한 점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라온시큐어는 2018년까진 사채 발행을 통한 자금 조달에 소극적이었다. 별다른 재무 전략을 구사하지 않아도 투자와 경영 등에 큰 어려움이 없었다.

그러나 이듬해 CB 발행으로 재무 전략에 변화를 줬다. 이순형 대표가 2013년 경영권과 최대주주 등 지위를 완전하게 확보하면서 라온시큐어 창립 원년으로 삼은 이후 처음이다. 2019년 8월 라온시큐어는 다수의 벤처캐피탈(VC) 등을 투자자로 8회차 CB를 발행했다. 180억원을 조달해 R&D 투자와 운영자금 등에 투입했다. 만기 3년간 무이자로 재무 부담도 덜었다.

지난해 6월까지 투자자들의 전환권 행사로 상환 부담도 덜었다. 대부분 자본으로 편입돼 재무건전성도 개선됐다. 자본시장의 풍부한 유동성 맛을 본 라온시큐어는 지난달 9회차 CB를 발행했다. 이번에는 200억원을 조달했다. R&D 비용과 운영자금 확보를 위한 선제 행보란 설명이다. 9회차 CB도 표면 및 만기 이자율 0%로 재무 부담을 덜었다.


특히 라온시큐어는 지난해 11월 말 이사회 결의를 통해 CB 발행을 결정한 만큼 최근 강화된 규정에 적용을 피할 수 있었다. 금융당국은 CB 콜옵션 행사 한도를 최대주주의 지분율로 제한하고, 전환가액의 상향 조정을 의무화하는 등 규정을 강화했다. 지난해 12월 이사회 결의분부터 적용되지만 라온시큐어는 하루 차이로 강화된 규정을 피할 수 있었다.

이와 관련 라온시큐어는 지난해 3분기 말(연결 기준) 151억원에 달하는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이에 눈길을 9회차 CB의 35% 콜옵션에 쏠린다. 통상 발행회사 혹은 발행회사가 지정한 자가 콜옵션을 행사하는 만큼 지배력을 가진 이 대표가 꽃놀이패를 쥐었다는 평가다. 라온시큐어의 최대주주인 이 대표 단일 지배력은 17.71%로 다소 낮다.

앞서 8회차 CB 콜옵션은 이 대표의 부족한 지배력을 보완하고, 우호 지분 형성 및 임직원 보상 등의 형태로 활용됐다. 이에 9회차 CB 콜옵션도 전철을 밟을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이와 관련 이 대표가 콜옵션을 전량 행사하면 지분율을 3.68%포인트 이상 늘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해 라온시큐어 관계자는 "9회차 CB 자금은 R&D 비용과 운영자금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며 "콜옵션 행사 관련해선 아직 구체적인 계획이 없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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