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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가스 계열사 '연전연패'...데뷔전 울산GPS도 '미매각' 3년물만 300억 들어와, 5년물은 발행 취소…KET에 이은 아쉬운 데뷔전

강철 기자공개 2022-02-17 11:31:45

이 기사는 2022년 02월 16일 18:2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울산GPS가 사상 첫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300억원 모집이라는 실망스러운 성적표를 받았다. 지난 15일 코리아에너지터미널(KET)에 이어 SK가스 계열사가 공모채 데뷔전에서 잇달아 고배를 마셨다.

얼어붙은 회사채 시황에 사상 첫 발행이라는 생소함이 더해진 것이 부진한 결과로 이어졌다. ESG채권이라는 확실한 메리트도 통하지 않았다.

◇미배정분 700억 인수단이 매입

울산GPS는 16일 기관 투자자를 대상으로 1회차 회사채의 수요예측을 실시했다. 모집액 1500억원을 3년물 1000억원, 5년물 500억원으로 나눠 주문을 받았다. 3·5년물 모두 ESG채권의 한 종류인 녹색채권(green bond)으로 구성해 투심을 파악했다.

모회사인 SK가스는 이번 3·5년물에 지급보증을 제공했다. 국내 신용평가 3사는 이를 감안해 울산GPS의 첫 신용등급과 전망을 SK가스와 동일한 'AA-, 안정적'으로 매겼다. 시장은 AA등급과 ESG채권이라는 메리트를 거론하며 첫 수요예측이지만 1500억원 완판은 충분히 가능하다는 전망을 제기했다.

그러나 집계 결과는 예상을 크게 빗나갔다. 전체 모집액의 20%에 불과한 300억원의 주문이 3년물에만 들어왔다. 5년물 500억원은 전량 미배정이 났다. 몇몇 보험사 외에는 입찰에 참여한 기관 자체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울산GPS와 주관사단은 수요예측 결과를 감안해 전량 미배정이 발생한 5년물은 발행을 전면 취소했다. 3년물 미배정분 700억원에 대해서도 추가 청약을 받지 않기로 했다. 700억원은 KB증권, SK증권, 신영증권, 한화투자증권, 하이투자증권이 나눠 인수할 예정이다.

울산GPS도 미배정이 나면서 SK가스 계열사의 연이은 공모채 데뷔전은 큰 아쉬움을 남기며 마무리하게 됐다. 울산GPS보다 하루 앞서 3년물 공모채 데뷔전을 치른 코리아에너지터미널도 1000억원 모집에 800억원을 모으는데 그쳤다.

SK가스 관계자는 "회사채 시장 침체가 생각보다 훨씬 더 심각한 것 같다"며 "총액 인수 계약에 맞춰 울산GPS가 최종 조달하는 자금은 1000억원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불안정한 시황에 생소함까지 겹쳐

데뷔전이라고는 하나 SK그룹이라는 안전판을 지닌 코리아에너지터미널과 울산GPS의 잇단 미매각은 다소 의외의 결과로 받아들여진다. 만기 금리, 채권 종류를 비롯해 양사가 제시한 조건이 나쁘지 않았던 만큼 입찰 결과를 지켜본 실무진이 느끼는 충격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은 수요예측을 앞두고 여천NCC 안전 사고가 발생한 것이 이번 결과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가뜩이나 금리 인상과 HDC 사태로 업황이 침체된 상황에서 여천NCC 사고까지 터지면서 각 기관의 내부 투자 승인 프로세스가 훨씬 엄격해졌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초도 발행이라는 낯설음으로 인해 기관이 충분한 투자 정보를 갖지 못한 것도 패인으로 꼽힌다. 울산GPS의 경우 AA등급을 순전히 SK가스 지급보증을 근거로 평가받았기 때문에 온전한 크레딧을 확보했다고 보기도 어렵다.

크레딧 시장 관계자는 "첫 수요예측이라 유니버스를 지닌 기관이 거의 없었을 건데 공교롭게도 양사 모두 사명에 SK가 들어가지 않다보니 투자자가 느끼는 생소함이 더 컸을 것 같다"며 "만약 여천NCC 사고가 터지지 않았다면 완판은 달성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국제 유가가 급격하게 오르면서 민자 발전 업종에 대한 크레딧 전망이 나빠진 점도 미매각 발생에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며 "울산GPS의 경우 친환경 가스 복합발전소 건립 자금을 녹색채권으로 조달한다는 ESG경영의 취지가 무색해질 정도의 결과"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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