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택소노미 파장]친환경차 대세됐는데 '오토론 녹색채권'은 불발①조달비용 증가로 금융 서비스 부실화 우려…글로벌 트렌드에도 역행
김규희 기자공개 2022-03-10 08:04:16
[편집자주]
환경부가 한국형 녹색분류체계(K-택소노미)를 발표하면서 금융사들이 혼란을 호소하고 있다. 가이드라인에선 ‘전기차·수소차 등 무공해차량 구매·임차 지원 금융서비스’가 제외됐다. 친환경 차량에 대한 금융 지원과 관련해 녹색채권 발행을 통한 자금조달 등에도 차질이 예상된다. 더벨은 K-택소노미로 인한 금융권 이슈를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3월 04일 09시2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말 정부가 발표한 ‘한국형 녹색분류체계(K-택소노미) 가이드라인’이 금융권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작성한 초안에 명시돼 있었던 ‘전기차·수소차 등 무공해차량 구매와 임차 지원을 위한 금융서비스’가 이번 가이드라인에서 제외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캐피탈, 카드, 은행 등 금융사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그동안 ESG채권을 통해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고 이를 활용해 친환경차 구매서비스를 제공해왔는데 앞으로는 채권 발행 여부가 불투명해진 것이다. 최근 투자 수요가 ESG채권에 집중되고 있는 만큼 녹색분류체계 제외로 인해 자금 조달에 차질도 우려된다.
◇ 초안에 있던 ‘친환경차 구매·임차 오토론’, 가이드라인서 제외
K-택소노미는 온실가스 감축, 기후변화 적응 등 6대 환경 목표 달성에 기여하는 녹색경제활동을 분류한 것이다. 녹색경제활동에 대한 원칙과 기준을 명확히 제시하고 녹색채권 등 녹색금융활동에 적용함으로써 원활한 녹색경제활동을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개발됐다. 과잉, 허위 등 그린워싱(녹색위장행위) 피해를 예방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
환경부는 지난해 12월 30일 발표한 K-택소노미 가이드라인을 통해 금융권이나 산업계에서 녹색사업 해당 여부를 확인하고 이를 바탕으로 한 녹색채권 발행, 녹색 프로젝트 파이낸싱 등 다양한 녹색금융 활동의 준거로 활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가이드라인에는 재생에너지 생산, 무공해 차량 제조 등 64개 분야가 ‘녹색경제활동’으로 포함됐다. 수소환원제철, 비탄산염 시멘트 등 온실가스 감축에 필요한 핵심기술을 포함해 태양광, 태양열 등 재생에너지 생산활동 및 관련 기반 시설 구축 활동 등이 이에 해당한다.
금융권이 주목하고 있는 건 수송 분야다. 환경부는 온실가스 감축 목표 및 국제적인 추세를 고려해 전기차·수소차 등 무공해 차량만 포함했다. 무공해 차량 제조와 인프라 구축 및 운영 등 활동만 녹색경제활동으로 인정받았다.
문제는 초안에는 명시돼 있었던 ‘무공해차량 구매와 임차 지원을 위한 금융서비스’가 빠졌다는 점이다. 초안에서는 전기차 및 수소차 등 구매, 임차를 위한 오토론 등 금융서비스가 친환경 활동으로 인정됐지만 앞으로는 이를 녹색경제활동으로 보지 않겠다는 것이다.
이같은 경우는 해외에서 찾아보기 힘들다. 우리보다 환경 규제가 까다롭기로 유명한 유럽연합(EU)이 지난해 발표한 EU택소노미안에도 친환경차 구입 등을 위한 금융서비스가 포함돼있다.
하이브리드차량이 녹색자산에서 제외된 점도 논란이 되고 있다. 정부는 ‘환경친화적자동차의 개발 및 보급 촉진에 관한 법률’에서 하이브리드차를 친환경차량으로 분류해 세제 및 각종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있는데 K-택소노미에서 제외하는 건 정책적 모순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아울러 환경부는 올해 무공해차 보급을 누적 50만 대까지 확대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는 만큼 원활한 목표 달성을 위해서라도 K-택소노미 체계 개편을 통해 금융 서비스 활동을 추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 자동차금융, 녹색채권 통한 자금조달 난항…분류체계 개편 목소리
K-택소노미가 발표되자 금융권은 혼란에 빠졌다. 그동안 전기차, 수소차 등 친환경차량에 대한 금융서비스에 녹색채권을 활용해왔는데 향후 채권 발행을 통한 자금 조달 시 녹색채권으로 인정받지 못할 우려가 커졌다.
ESG 트렌트가 전 세계에 자리 잡으며 ESG 채권에 대한 국내외 투자수요가 급증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기업이 발행한 ESG채권은 전년대비 2배 가까이 증가한 159조 6000억원에 달했다.
투자수요가 몰리니 일반 회사채 대비 금리가 낮아지는 그리니엄(Green+Premium, ESG 성격 반영으로 얻는 금리 프리미엄)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은행, 저축은행, 카드, 캐피탈 등 금융사는 원활한 자금 조달을 위해 ESG 채권 발행을 늘렸다. 녹색채권을 발행하고 이를 전기차나 수소차, 하이브리드 등 차량 구매/리스 상품으로 활용했다.
그런데 K-택소노미 가이드라인에서 무공해차 구매·임차 지원 금융서비스가 빠지면서 더 이상 녹색채권 발행이 어려워졌다. 녹색채권 발행을 시도하더라도 ESG 투자를 늘리려는 투자자들이 외면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녹색분류체계를 개편하지 않는 경우 실적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선호도가 떨어지는 일반 여전채는 조달금리가 ESG채권 대비 0.1%~0.2% 포인트 높아 비용증가로 이어진다.
금융권 관계자는 “친환경차는 탄소 중립을 위한 필수 사항이 됐다. 차량 제조에서 판매로 이어지는 녹색경제 활동 싸이클에서 금융서비스가 중요한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데 친환경차량 보급 확대를 위해서라도 K-택소노미 가이드라인을 개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Policy Radar]'고위험 ELS' 은행 일반창구서 못 판다
- [Sanction Radar]FIU, 업비트에 영업일부정지·대표이사 문책경고
- [NPL 플레이어 경쟁지도]'2강 3약' 종식…1위 굳히기 나선 유암코, '4조 클럽' 입성 목전
- [금융지주 밸류업은 지금]JB금융, 김기홍 회장 임기 중 'PBR 1배' 달성 자신감
- [2025 금융권 신경영지도]다올저축, 관리 중심 기업금융 전환…올해 비용 절감 '정조준'
- [금융권 AI 빅뱅과 리스크]KB캐피탈, 생성형 AI 업권 최초 도입…'투트랙' 리스크 대응
- [캐피탈업계 신경쟁 체제]신차금융서 '독보적' 현대캐피탈…KB·JB우리, 중고차 승자는
- [배당정책 리뷰]'실적주춤' 애경산업, 배당성향 확대 약속 지켰다
- [해외법인 재무분석]한섬 파리법인, 실적 악화에도 커지는 기대감
- [i-point]우리기술, 방산부문 역대 최대 실적 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