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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al Story]한화·롯데·캐롯손보, '깜짝 협업' 배경은 학연?3사 사장단 서울대 경제학과 동문…캐롯 '러브콜'에 롯데·한화 '화답'

이은솔 기자공개 2022-03-23 08:12:26

이 기사는 2022년 03월 22일 15:4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화손해보험과 롯데손해보험, 캐롯손해보험이 합작회사 형태의 손해사정사를 출범하는 '깜짝 협업'을 발표했다. 경쟁사가 출자해 합작 손해사정사를 만드는 형태는 국내 최초다. 서울대 경제학과 동문인 사장단 사이의 두터운 신뢰가 전례 없는 협업의 배경이 됐다. 이들은 합작을 통한 '규모의 경제'로 보상서비스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향후 자체적인 수익모델도 갖추겠다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화손해보험과 롯데손해보험, 캐롯손해보험은 내달 합작 손해사정사법인인 '히어로손해사정'을 신규 설립한다. 손해사정법인은 보험사고로 인해 생긴 손해액을 평가하고 합당한 보험금을 산정하는 역할을 한다. 신설 조직에는 3사의 자동차보험 대물 보상 조직이 옮겨갈 예정이다.

캐롯손보가 먼저 '러브콜'을 보냈다. 국내 1호 디지털 전업 손보사인 캐롯손보는 퍼마일자동차보험을 주력 상품으로 삼으면서 전체 상품 포트폴리오의 90% 내외가 자동차보험으로 채워졌다. 이 때문에 자동차 보상 서비스에 드는 비용 관리가 회사 전체의 순익을 좌우할만큼 중요하다. 판매량이 증가하며 처리해야 하는 손해사정 업무도 늘어났고, 비용 효율화를 위해 전체 규모를 키우는 합작이 절실한 상황이었다.

여기에 롯데손보가 화답했다. 롯데손보 역시 사모투자펀드(PEF)인 JKL파트너스가 인수할 때부터 자동차 대물 보상 조직의 효율화를 고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캐롯손보를 자회사로 둔 한화손보도 고민 끝에 합작사에 참여하기로 했다. 규모가 크고 내부 조직의 반발이 있었던 한화손보는 비교적 참여 유인이 낮았는데, 모회사인 한화생명 김동원 부사장이 캐롯손보의 안정성을 위해 합작 참여를 권유했다는 후문이다.

사장단 사이의 '학맥'이 큰 역할을 했다. 강성수 한화손보 대표와 정영호 캐롯손보 대표, 최원진 롯데손보 사장은 서울대학교 경제학과 동문으로 평소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합작사 설립은 임원 선임과 조직 구성, 운영 방향 등을 많은 부분에서 협의가 필요하다. 상호 신뢰가 없으면 쉽지 않은 일인데, C 레벨 사이의 오랜 신뢰 덕분에 타결까지 이어졌다.

이들은 합작사를 통해 자동차 보상서비스의 효율화를 노리고 있다. 자동차보험은 수익성은 높지 않지만 판매를 하지 않을 수는 없는 계륵 같은 상품이다. 상품 가격의 문제도 있지만, 자동차보험을 유지하기 위해 발생하는 비용도 만만치 않다. 자동차보험 보상을 위해서는 전국에 보상조직을 둬야 한다. 긴급출동서비스 등 현장 업무는 대부분 위탁을 주지만 이를 관리할 조직망은 전국에 배치해야 한다.

이 때문에 중소형사들은 대형사에 비해 자동차 보상 서비스의 품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자동차 보상조직에 쏟을 수 있는 인적 자원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가령 대형사가 5명의 직원이 담당하는 지역을 중소형사의 경우 혼자 맡아야 한다. 그런데 3사가 합작해 손해사정법인을 설립하면 운영 효율성이 훨씬 높아진다. 당장 3사의 자동차보상 조직이 이동하기 때문에 같은 지역에 인원을 3배 더 배치할 수 있다. 업무를 통합할 수 있어 시스템과 운영에 드는 단위 비용은 줄어든다.

히어로손해사정은 여기서 더 나아가 자체적인 수익모델도 그리고 있다. 중소형사의 자동차보험 위탁계약을 맺고 대형 손해사정법인으로 키우겠다는 계획이다.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보, KB손보 등 대부분의 대형사들은 손해사정 자회사를 한 두개씩 보유하고 있다. 손해사정 자회사를 보유하지 않은 중소형사들은 원수보험사에서 직접 처리한다,

히어로손해사정은 향후 손사 자회사를 두지 않은 중소형사들의 자동차보험 물건을 위탁받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히어로손해사정이 자체적인 수익 창출에 성공하면 모회사 3사는 비용 효율 뿐 아니라 알짜 자회사를 연결로 보유하는 효과까지 누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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