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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은 아직 스터디 중…'확실해야 뛰어든다' [P2E게임 진출 러시]⑨듀랑고 반면교사, 혁신보단 안전성 방점…NFT접목 기술 연구는 진행 중

손현지 기자공개 2022-03-24 13:28:16

[편집자주]

게임업계에 P2E 붐이 일고 있다. 일명 '돈 버는 게임'인 P2E(Play To Earn)가 산업 지형을 바꿀 게임체인저로 떠올랐다. 위메이드를 시작으로 엔씨소프트, 넷마블 등 전통의 강자가 잇따라 참전을 선언했다. 다만 사행성 논란, 코인의 증권성 여부 등 풀어야 할 과제도 산재해 있다. P2E 성장 가능성과 각 게임사의 전략을 짚어 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3월 22일 15:5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게임업계 3N 중 한 곳인 넥슨은 탄탄한 지식재산권(IP) 경쟁력과 개발인력을 보유한 톱 게임사다. P2E게임 시장에 진출할 만도 하지만 아직까진 이렇다할 행보를 보이지 않고 있다.

신사업에 보수적인 넥슨 특유의 문화가 영향을 미쳤다. 경영진들은 최근 몇차례 신사업 도전으로 실패를 맛본 상황이라 "확실해야 뛰어든다"는 기조로 섣불리 뛰어들지 않고 있다. IP경쟁력, 비용, 경쟁우위 요소 등 여러가지 요소들을 고려해가며 시장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제2의 듀랑고 방지…'신사업은 신중하게'

넥슨은 P2E게임에 대해선 긍정도 부정도 않는 애매모호한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 공식적으로는 'P2E 시장에 관심이 있다'고 말하면서도 진출의지로 대변될 만한 시그널은 전혀 감지되지 않는다. 명확하게 선을 그은 것도 아니다.

현재로선 업계의 동향을 살피면서 다양한 시나리오 중 한가지 정도로만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P2E시장 유행에 편승해 서둘러 진출해 업계의 이목을 끌기 보단 재미를 갖춘 '이용자 경험'을 전달하는데 보다 더 집중하겠단 입장이다.

넥슨 관계자는 "P2E게임 시장에 관심은 많다, 성장가능성도 높게 평가하고 있는 상태"라며 "다만 내부준비를 마치고 사업성이 확실하게 입증되었을 때만 전략을 확정짓고 시장에 뛰어들겠다는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넥슨 경영진들이 신사업에 대해선 유독 '신중모드'를 갖게 된 건 과거의 시행착오에서 비롯된다. 넥슨은 2019년까지만 해도 새로운 장르, 신사업에 모험적 행보를 보였다. 모바일 샌드박스 MMORPG 장르인 '듀랑고' 개발 실험을 시작으로 다양한 신규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흥행여부를 따지지 않았다. 개발조직도 독립적 스튜디오체제로 개편했다. 각각 자율적인 권한을 지니고 개성강한 컨텐츠를 만들 수 있도록 독려하기 위한 구도였다.

하지만 모험은 이내 막을 내렸다. 흥행을 간과한 결과 몇년간 'V4'를 제외하곤 흥행작이 거의 나오지 않았던 것이다. 이는 매출 감소로 이어졌다. 혁신을 주도했던 정상원 전 개발총괄 부사장은 퇴임했다. 이 때부터 내부적으로는 신장르, 신사업은 암묵적으로 '금기어'처럼 여겨진다.

그 뒤로 넥슨은 '잘 될 사업' 위주로 역량을 집중시키고 있다. '던파모바일', '테일즈위버M', '바람의나라: 연', '카트라이더:러쉬플러스' 등 성공가능성이 높은 게임 중심으로 공략하는 전략이다. 신사업 행보도 '프로젝트 MOD'를 통한 메타버스 사업을 제외하곤 드물다.

넥슨의 불확실한 태도에 영향을 미치는 또 다른 요인은 P2E게임의 성장성이 입증되지도 않았다는 점이다. 더욱이 국내에선 P2E 서비스가 원천적으로 막혀있다. 위메이드 등 일부 선두주자들도 규제에서 자유로운 해외에서만 영위하고 있는 정도다.

증권가에선 회의적인 시각을 내비치기도 한다. 김하정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미르4 글로벌로 P2E시장 포문을 연 위메이드 사례를 들어 "위메이드도 암호하폐 유동화 매출을 제외하면 지난 4분기 매출이 시장 기대치를 크게 하회했다"며 "이론적으로도 P2E는 매출을 향상시키지 못한다"고 진단했다.

성종화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게임사 밸류에이션에 P2E 성장성이 부담스러운 수준으로 반영돼 있다"며 "성과가 실현되기 전까지 프리미엄을 정당화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넥슨 IR자료 캡처

◇인랩 중심 블록체인 기술 연구 중?…인프라는 축소

넥슨은 일찍이 P2E게임 등 블록체인 게임 연구에 돌입했던 회사다. 김정주 전 회장이 지난 2009년 게임과 블록체인 기술을 융합시키기 위해 연구개발(R&D) 조직인 '블록체인엔터테인먼트랩(옛 러시모)' 인수했다.

다만 생각만큼의 서비스 개발 성과를 내지 못했다. 계열사간 필요한 기술을 지원하는 역할 정도에 그친 것으로 알려진다. 결국 2020년 블록체인엔터테인먼트랩을 가상자산 거래소 코빗에 매각했다. 일각에선 넥슨의 블록체인, 가상자산 융합 의지가 축소된게 아니냐는 관측도 일었다.

최근엔 오히려 거래소들과 블록체인 사업 협업을 도모하고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코빗은 넥슨의 지주사인 NXC가 최대주주로 있는 거래소다. 급성장하고 있는 P2E시장을 외면할 수 만은 없는 노릇이다.

자체 개발조직인 '인텔리전스 랩스'(인랩)가 중심이 돼 블록체인 기술 개발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트렌드 분석을 위해 자체 분석툴을 활용해 국내 모든 게임 커뮤니티의 글들을 모니터하며 빅데이터를 축적해나가고 있다.

인랩은 게임에 적용되는 부가기능을 고도화하는 넥슨 자체 연구조직이다. 조직 규모만 500명이 넘는다. 강대현 부사장을 주축으로 그래픽, 게임룰을 포함해 유저경험 전반을 개선하기 위한 다양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게임 개발 등을 주로 연구해왔으며 최근에는 IP에 대체불가능한토큰(NFT)를 접목하는 방안과 관련해서도 다양한 솔루션을 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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