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서울시금고 쟁탈전]확 바뀐 시금고 트렌드, 신한은행 쾌거 비결 '디지털'금고지기 디지털역량·시민편의 증진 등에 방점…가상PT 모의훈련 등 채비 주효

김현정 기자공개 2022-04-18 08:00:22

이 기사는 2022년 04월 15일 14:4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 서울시금고 입찰전은 금고지기 은행 역할의 패러다임 전환을 여실히 보여준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 이전에는 출연금이나 운용 안정성에 방점을 뒀다면 올해에는 디지털 역량 평가가 성패를 가르는 키 포인트로 작용했다. 실제 심사 시간에도 디지털 역량 평가에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하며 시민 편의성 증진에 역할을 해줄 수 있는 은행을 찾고자 하는 의지가 강했다.

과거와 달리 모든 수단이 디지털화되는 최근의 시대적 요구에 맞춰 금고지기의 ICT 역량이 중요 선정 기준이 된 셈이다. 신한은행의 1, 2금고 쾌거 비결 역시 해당 흐름을 간파한 데 있었다는 평가다.

서울시는 지난 14일 ‘금고지정 심의위원회’를 열고 신한은행을 1금고와 2금고의 우선협상 대상 은행으로 선정했다. 신한은행, 우리은행, KB국민은행 등 세 곳이 1, 2금고를 놓고 경합을 벌였다. 심의위는 해당일 진행된 PT 결과와 서류심사 결과를 바탕으로 시금고 관리지기를 선정했다.

이번 심사에서는 예년과는 달리 출연금이 큰 변별 요소가 아니었다는 분석이다. 이는 두 달 전 출연금 배점 축소가 발표됐을 당시 이미 예측됐던 바다. 출연금 배점은 100점 만점 가운데 4점에서 2점으로 줄었고 해당 부문에서는 1~3등 간 은행 점수 격차도 크지 않았다.

특히 이번에는 경쟁을 벌인 은행들 모두 비슷한 수준의 출연금을 써낸 것으로 전해진다. 은행들은 1금고에는 2000억원에서 2500억원 정도를, 2금고에는 1000억원에서 1600억원 정도의 출연금 의향을 밝혔다. 2018년 1금고 당락이 갈렸을 당시 은행 간 제시 출연금이 2000억원 넘게 차이가 났던 것과는 다른 분위기였다.

정량평가 부분에서는 오히려 출연금보다는 금리 경쟁력이 주효했다. 신한은행이 가장 높은 금리를 제시해 점수를 딴 부분이었다. 올 초 연 2.325%였던 국고채 10년물 금리가 최근 3%대를 넘어서는 등 금리 인상 속도가 빠르게 진행되는 점을 감안해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적어낸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정량평가 기준보다 훨씬 더 주효했던 부분은 따로 있었다. 이번 경쟁에서는 ‘디지털 역량’이 키포인트였다고 시금고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전일 은행별 심사 PT 직후 질의 답변(Q&A) 시간에서 심사위원들은 은행의 디지털 및 ICT 역량에 가장 많은 질문을 던졌다. 디지털 기술을 시금고 운영에 어떻게 접목시킬 것인지가 위원들의 가장 큰 관심사였다. 심사위원 구성도 시의원과 금융·ESG 전문가를 비롯해 전산 분야 및 디지털 전문가들이 꽤 많이 자리한 것으로 전해진다.

A 은행 관계자는 “몇 개월 전 입찰전이 막을 올렸을 때 서울시가 발송한 제안요청서(RFP)에도 전산 항목에 대한 요구가 주를 이뤘다”며 “이번 Q&A 시간에서도 해당 질문들이 봇물을 이뤘다”고 말했다.

B 은행 관계자 역시 “ICT를 통해 어떻게 납부 편의를 증진시킬지, 은행 점포 감소 추세에서 시민들의 납세 불편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등의 디지털 질문들이 꽤 있었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빅데이터를 통한 이상기류 감지 시스템, 메타버스 플랫폼을 활용한 디지털 납부 시스템, AI 상담원 등 디지털 수단들을 통한 다양한 시민 편의성 개선안을 구체적으로 어필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신한은행은 시금고 은행이 요구받는 역할의 변화를 간파하고 입찰전을 준비하면서 디지털 관련 질문들에 단단히 대비했다는 후문이다. 팀을 꾸려 가상 PT장에서 수차례 모의 훈련을 진행해왔다.

진옥동 행장 역시 이번 쾌거를 치하한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3년간 실질적 손실도 상당했고 관련 직원들의 마음 고생도 컸는데 만회할 기회를 얻어낸 것을 높이 평가했다고 전해졌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