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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ESG로 세상을 구할 때" [thebell interview]이원삼 한국평가데이터 ESG전략부 부장 "중소기업 대응 노하우 충분"

이지혜 기자공개 2022-05-16 13:45:28

이 기사는 2022년 05월 12일 15:42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E: 이제는 S: 세상을 G: 구할 때“.

이원삼 한국평가데이터 ESG전략부 부장의 명함에 새겨진 글귀다. 한국평가데이터가 ESG사업을 어떻게 여기고 있는지 단적으로 보여준다. 한국이 2050년까지 넷제로(탄소 순배출량 제로)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운 만큼 기업들이 더 이상 ESG경영을 미룰 수도, 피할 수도 없다는 게 한국평가데이터와 이 부장의 뜻이다.

이 부장은 ESG경영이 공급망 전반에 하루빨리 자리잡지 않으면 굴지의 대기업이라도 글로벌 시장에서 낙오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선진국들이 '탄소국경세' 등 무역장벽을 세울 날이 머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이를 위해서 중소, 중견기업의 ESG경영 정착은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다.

그는 한국평가데이터가 이런 역할을 해낼 수 있다고 자신감을 보인다. ESG경영이 막막한 중소·중견 협력사를 대상으로 평가를 진행해 컨설팅까지 제공하면서다. 더불어 ESG경영 목표를 세우고 실현방안을 세우는 데 원청과 의견조율까지 해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평가데이터가 오랜 기간 중소기업을 지켜보며 동고동락한 노하우가 발휘되는 지점이다.

다만 정부의 역할도 이 부장은 강조했다. ESG경영이 더이상 거스를 수 없는 대세라면 정부의 자금지원은 이를 위한 촉매제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건설 안전보건 관심 ↑, 환경분야는 ‘미진’

"건설분야에서 ESG평가와 컨설팅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아파트가 무너지는 게 실시간으로 공개되면서 내 집도 무너질 수 있다는 공포감이 여론에 퍼졌다. 기업들도 중대재해처벌법에 대한 위기의식이 커졌다." 이원삼 부장이 말했다.

종전까지 ESG는 중소·중견기업 등 협력사는 물론 대기업에게도 남의 일이나 다름없었다. ESG경영을 잘한다고 보상받는 것도 아니고 산업재해 등 각종 안전사고가 발생해도 솜방망이 처벌이 이뤄지기 일쑤였기 때문이다.


분위기가 바뀐 것은 올해 HDC현대산업개발의 광주 화정동 아이파크 아파트 붕괴사고가 발생하면서다. 가뜩이나 ESG로 술렁이던 가운데 대기업과 협력사들이 산업안전 관리의 필요성을 절실히 깨닫는 계기가 됐다. 이 부장은 “산업재해, 안전보건은 ESG 중에서도 사회적 요소(S)의 일부인데도 엄청나게 강조되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사회적 관심이 안전재해에만 쏠리다보니 환경적 요소(E)에 대한 경각심은 여전히 낮다는 점이다. 탄소중립을 달성하려면 환경적 요소를 개선해야 하지만 대기업을 제외한 중소·중견기업이나 협력사의 관심도는 적은 편이다. 이에 따라 잠재적 위험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고 이 부장은 지적했다.

그는 “환경분야는 오염을 조금만 감수해도 돈을 많이 버는 구조”라며 “법에서 정한 최소 오염규제만 지키려고 하다보니 안전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SG는 대세, 정부가 자금으로 징검다리 놔야”

더군다나 중소·중견기업 등 협력사에게 환경적 요소는 설비투자 등에 너무 많은 비용이 들어 손을 대기가 쉽지 않기도 하다. 사회적 요소는 여성이나 장애인 고용 등으로 비교적 손쉽게 점수를 높일 수 있는 것과 대비된다.

그는 “친환경설비를 들여오려고 해도 중소·중견기업이 투자비용을 감당하기가 만만치 않다"며 "한전의 석탄화력발전으로 만드는 전기가 제일 싸기에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하는 것조차 녹록지 않은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중소·중견기업으로서는 정부 지원이 필수적일 수밖에 없다고 이 부장은 바라본다. 그는 “중소·중견기업의 ESG경영에서 가장 큰 난제는 자금난”이라며 “정부가 친환경설비나 기술지원 등 분야에 자금을 지원한다면 중소·중견기업 등 협력사에 ESG경영이 정착되는 속도가 한결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부장은 중소·중견기업에 ESG경영이 자리잡아야 국내 대기업도 도태되지 않을 수 있다고 바라본다. 글로벌 선진국은 물론 글로벌 고객사조차 ESG정책을 강조하고 있어서다.

이 부장은 “마치 덤핑관세처럼 앞으로는 탄소를 많이 배출하는 기업에게도 ‘탄소국경세’같은 관세가 붙을 것”이라며 “우리나라처럼 수출지향적인 국가에게 ESG는 거스를 수도, 피할 수도 없는 흐름”이라고 말했다.

예컨대 애플과 구글 등이 협력업체에게도 RE100을 준수하라고 요청하면서 국내 대기업들도 ‘울며 겨자먹기’로 여기에 동참하고 있다. RE100은 필요전력의 100%를 태양광이나 풍력 등 재생에너지로 충당하는 캠페인을 가리킨다.

뿐만 아니라 글로벌 고객사들은 국내 대기업의 협력업체까지도 ESG경영에 따라 제품을 생산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에쓰오일, LG화학 등 국내 대기업들이 앞다퉈 한국평가데이터에 의뢰해 주요 협력사의 ESG경영 실태를 파악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중소기업 대응 노하우 보유, 원청과 협력사 ESG 가교될 것”

“중소기업을 오랫동안 지켜본 만큼 그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안다. ESG경영목표를 놓고 원청과 협력사의 의견조율까지 해내는 게 우리의 역할이다.” 이 부장이 자신감을 보였다.

한국평가데이터는 국책기관과 민간 금융기관이 공동으로 출자해 2005년 설립한 종합신용조사·평가 전문기관이다. 중소·중견기업 등 모두 1100만 개 기업의 데이터베이스를 보유하고 있다. 국내 최대 규모다.


한국평가데이터는 그동안 중소·중견기업을 대상으로 한 신용조회(CB), 기술신용평가(TCB)를 진행하며 쌓은 노하우를 이제 ESG사업에서 발휘하고자 한다. 미래먹거리로 ESG사업을 점찍어 육성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2월 한국기업데이터에서 사명을 바꾸며 ESG 관련 사업조직도 크게 개편했다. ESG전략부 아래 △ESG평가팀 △ESG컨설팅팀 △ESG전략팀을 두고 인력도 종전 6명에서 16명으로 확대했다.

이 부장은 ESG전략부를 이끄는 인물로 특히 기업금융, 법 관련 전문성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ESG사업의 수장으로서 중용된 배경이기도 하다.

그는 "ESG경영을 한다고 당장 수익을 낼 수 있는 것은 아니기에 이율배반적으로 보일 수도 있다"며 "그러나 탄소배출량 등 ESG경영 성과도 부채나 차입금처럼 결국 기업경쟁력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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