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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의 마이크로LED 전략, 삼성과 다른 점은 [첨단전략산업 리포트]가정용 진출하되 TV보다 홈시네마, 시장성 여부 두고 시각 엇갈려

원충희 기자공개 2022-05-17 13:02:45

[편집자주]

반도체, 디스플레이, 2차전지는 한국을 먹여 살리는 3대 국가대표 산업이다. 정부도 중요성을 인식해 '국가 첨단전략산업'으로 지정하고 육성 의지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비메모리를 키워야 하는 반도체, 중국의 추격을 받는 디스플레이, 개화하는 시장에서 주도권 선점을 위해 고군분투 중인 배터리 업계, 모두 현실은 녹록지 않다. 더 빠르게 치고 나가지 못하면 세계 무대에서 밀릴 수 있다. 대기업을 필두로 첨단전략산업 생태계를 구성하는 소재·부품·장비업체들이 현재 어디에 서 있는지 진단하고, 미래는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지를 다각도로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5월 16일 08: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첨단 디스플레이 기술 중 하나로 꼽히는 마이크로발광다이오드(LED)는 국내에선 삼성전자가 선두에 있지만 LG전자 역시 공을 들이는 분야다. 기술과 경제성을 감안해 100인치 이상 대형패널로 나오고 있어 주로 상업용 니즈가 크다.

두 회사는 이를 가정용 제품에도 적용하려고 시도 중이다. 삼성전자가 2년 전 110인치 가정용 마이크로LED TV를 선보인데 이어 올해 100인치 미만 제품을 출시할 계획을 갖고 있다. LG전자도 올해 가정용 제품을 선보였다.

다만 양사의 전략에서 디테일하게 다른 점이 있다. 삼성은 TV시장 1위 사업자로서 다양한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마이크로LED 기술을 TV까지 확대했지만 LG는 홈시네마에 한정할 뿐 아직 TV는 시장성이 부족하다는 판단이다.

◇가정용 마이크로LED 선보인 LG, 홈시네마에 집중

빛을 내는 소자(발광다이오드, LED)를 하나씩 붙이는 방식으로 패널을 만드는 마이크로LED는 크기와 형태, 해상도에 제약이 없어 100인치가 넘는 초대형 TV를 제작하는 데 적합한 기술이다.

시초는 2016년에 일본 소니가 선보인 클레디스 디스플레이가 꼽히나 세계 최초로 소비자용 마이크로LED 제품을 상용화한 쪽은 삼성전자다. 2020년 12월 110인치 가정용 마이크로LED TV를 선보인 것이 시작이었다.

스스로 빛을 자발광 기술인데다 OLED의 약점을 꼽히는 화면잔상(번인)도 아주 느리게 진행돼 수명도 길다. 폴더블, 롤러블 등 플렉시블 OLED처럼 패널이 휘어지지 못하지만 평면 디스플레이 중에 꿈의 기술로 꼽힌다. 애플은 물론 LG도 주목하는 기술이다. LG전자의 경우 2020년 9월 첫 마이크로LED 제품을 선보였다.

*LG전자 마이크로LED 사이니지 'LG MAGNIT(시리즈명 : LSAB)'

LG전자의 마이크로LED사업은 BS(Business Solutions)본부에서 사이니지(광고판) 사업의 일환으로 전개되고 있다. 마이크로LED는 초소형 소자 기판에 일일이 심어야 하는 기술적 한계로 인해 제적에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소요되는 터라 B2B로 소량 주문 판매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4K 해상도로 구현하려면 픽셀이 가로 3840, 세로 2160로 830만 개의 LED가 필요한데 하나를 10원씩만 잡아도 8300만원"이라며 "촘촘하게 박는 기술이나 이런 것들 감안하면 1억원은 쉽고 호가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삼성전자가 2년 전 출시한 110인치 TV는 1억7000만원 수준이다. 가정용으로 나온 마이크로LED도 홈시네마 용도 외에는 생각하기 어려운 제품이다. 최근 ISE 2022에 선보인 LG전자의 마이크로LED 신제품 'LG 매그니트' 역시 가정용 시장을 겨냥했지만 TV가 아닌 홈시네마 환경을 구현시키는 데 집중했다.

◇마이크로LED TV 시장성 두고 양사 전망 엇갈려

2020년 첫 출시 이후 마이크로LED를 상업용으로만 다루던 LG는 올해부터 가정용 시장을 보고 있다. LG는 가정용 TV의 메인으로 OLED를 내세우며 97인치까지 패널을 대형화 시켜놓았지만 100인치 미만 마이크로LED가 나와 가정용 시장을 침투할 가능성에도 신경쓰고 있다.

차세대 디스플레이의 주도권을 어떤 기술이 잡을지 아직 불명확한 만큼 조금이라도 가능성 있는 기술에 계속 손을 얹고 가려는 게 기본적인 스탠스다. 그럼에도 마이크로LED TV에 대해선 삼성과 약간 다른 시각이다. 이번에 가정용 제품을 선보였으나 TV는 아직 시장성이 부족하다는 판단 하에 제품출시 계획이 없다.

이와 달리 삼성은 100인치보다 작은 제품을 올해 안에 낼 계획을 갖고 있다. 삼성의 TV 전략은 액정표시장치(LCD) 패널에 퀀텀닷(QD) 필름을 붙인 네오 QLED를 중심으로 QD-OLED와 마이크로LED 등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는 데 있다. 글로벌 TV시장 점유율 1위 사업자로서 여러 니즈를 아우른다는 게 삼성 측의 방침이다.

*LG전자 홈시네마 마이크로LED 'LG 매그니트'

마이크로LED를 100인치 미만으로 만드는 기술이 생각보다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두고 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는 지난해 국내에서 신소재(사이트랩 필름)를 이용해 비용과 시간을 무려 10분의 1로 단축할 수 있는 방식을 고안했다. 기술 이전에 대략 2년 정도, 설비 개발과 공정단계에 드는 기간이 한 2년 이상 정도로 잡으면 5년쯤 후에 가정용으로 수용 가능한 마이크로LED가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50마이크로미터(㎛) 이하의 마이크로LED 제작이 가능해지면 일정크기 노트북이나 컴퓨터 모니터, TV 정도는 상용화가 가능할 것"이라며 "작년 초만 해도 제대로 된 가정용 마이크로LED가 나오는데 10년 넘게 걸릴 것이라 얘기가 많았지만 요즘은 5년 정도로 보는 전망이 속속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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