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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은행 엔켐 투자 '급제동'…정권 교체에 숨고르기? RCPS 인수 보류 소식에 운용·판매사도 펀딩 중단

윤기쁨 기자공개 2022-05-26 08:10:13

이 기사는 2022년 05월 25일 10: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산업은행이 코스닥 상장사에 대한 메자닌 투자를 잠정 중단하고 있다. 특히 보류 결정이 문재인 정부에서 수혜를 본 소부장 업종에 집중돼 있어 설립 취지와 다르게 운영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사 엔켐의 상환전환우선주(RCPS) 2차 발행 일정이 연기됐다. 엔켐은 2차전지 전해액 전문 생산 업체로 시설투자 확장과 운전자금을 목적으로 총 4000억원을 발행할 예정이었다. 예정대로라면 지난달 마무리됐어야 한다.

그러나 산업은행이 최종 투자심의 과정에서 엔켐에 대한 투자를 잠정 연기하면서 차질을 빚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산업은행은 후발주자로 참여해 유진PE와 함께 엔켐에 1000억원을 직접 투자할 계획이었다. 현재 1000억원 규모로 1차 발행은 마친 상태다. 20개에 달하는 운용사들이 코스닥벤처펀드 등을 통해 RCPS를 인수했다.

추가 인수를 위해 유안타증권 등 다수 판매사가 추가 펀딩을 진행 중이었지만 앵커 투자자의 보류 결정 소식이 전해지면서 잠정 중단된 것으로 확인됐다. 일부 증권사는 개인 고객을 대상으로 약 두달 동안 백억원에 가까운 자금을 모집하기도 했다.

산업은행의 보류 결정이 외부로 전달되는 과정에서 '새 정권 눈치보기'가 주요 원인으로 제시되고 있다.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들이 문재인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아래 수혜를 본만큼 색깔 지우기에 나서고 있다는 주장이다. 산업은행은 엔켐 이외에도 소부장 상장사에 대한 투자 의사결정을 순차적으로 지연시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산업은행이 문재인 정권에서 수혜를 본 기업들에 대한 투자를 잇따라 보류하고 있다"며 "다른 투자자들도 상황을 지켜보자며 줄줄이 중단하고 있는 상황인데 출시 예정이던 금융상품 시리즈도 무기한 연기됐다"고 말했다.

산업은행은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차세대 유망 벤처기업을 지원하기 위한 펀드를 직접 조성하는 등 투자 규모를 매년 확대했다. 이외에도 기업 육성 플랫폼을 제공하는 등 적극적으로 지원해왔다.

대표적인 문재인 정부 인사로 꼽혔던 이동걸 전 산업은행 회장은 임기 1년5개월을 남겨두고 새 정부 출범과 동시에 자진 사임했다. 19대 대선에서 문재인 캠프에 참여한 이동걸 회장은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2017년부터 산업은행 회장직을 수행해 왔다.

이동걸 회장을 시작으로 산업은행의 전 정부 색깔 지우기가 이뤄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인사뿐만 아니라 내부 투자 결정에도 영향을 미치며 산업 육성이라는 본래 취지가 희석되고 있다는 비판 여론도 나온다. 소부장뿐만 아니라 전 정부 지원 아래 급성장한 기업들에 대한 추가 투자도 잠정 연기될 가능성도 크다.

또 다른 관계자는 "전반적로 투자 환경이 좋지 않은데 시장에서 가장 큰 앵커투자자로 꼽히는 산업은행 눈치도 봐야한다"며 "엔켐 펀딩 자체는 아직 취소하지 않고 진행하고 있지만 언제 완료될 지 모르는 난감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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