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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생금융 명가 신협]‘34년 근속’ 칠곡 토박이, 지역 대표 서민금융 기관장으로(12)이수군 대경신협 이사장 “농산물 플랫폼 만들어 도농 상생 실현할 것”

칠곡(경북)=김규희 기자공개 2022-06-14 08:03:19

[편집자주]

신용협동조합은 올해 창립 62돌을 맞았다. 1500만명에 달하는 조합원 및 고객들과의 상생·협력을 바탕으로 자산 125조원 규모 대한민국 대표 금융협동조합으로 성장했다. 한국을 넘어 세계신협협의회 이사국, 아시아신협연합회 회장국으로 발돋움했다. 더벨은 신협을 이끌어가는 리더들을 만나 신협이 추구하고 있는 나눔경영과 포용금융 사례들을 조명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6월 03일 10: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수군 경북 대경신협 이사장(사진)은 대경신협의 살아있는 역사다. 1987년 입사한 이후로 30여년간 근속하면서 수많은 일들을 겪었다. 대출금을 상환받기 위해 자전거를 타고 동네 여기저기를 휘젓기 일쑤였고 일손 부족한 농가를 도와 농사꾼이 되기도 했다.

외환위기 시절 뱅크런 위기에 빠지기도 했지만 이 이사장은 대경신협을 묵묵히 지켰다. 오랜기간 조합원들과 부대끼며 신뢰를 쌓아왔고 2018년 2월 대경신협 이사장에 선출돼 6년째 조직을 이끌고 있다.


◇ 위기 극복부터 자산 2000억까지…성장 이끈 대경신협 ‘지킴이’

이 이사장은 지역 토박이이자 대경신협의 ‘얼굴’로 통한다. 본점이 위치한 지천면에서 태어나 인근에서 초·중·고교를 졸업했다. 이어 1987년 6월 21일 대경신협 직원으로 취업한 뒤 줄곧 대경신협을 지켜왔다.

이 때문인지 대경신협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 대경신협은 1979년 신동성당 발트로메오 신부를 중심으로 87명의 조합원으로 시작했다. 이후 출범 44년만에 자산 2018억원, 조합원 1만1608명의 중형 조합으로 성장했다.

대경신협과 함께 하는 동안 이 이사장에겐 신념이 하나 생겼다. 모든 금융과 협동조합의 시작과 끝은 ‘조합원’이라는 믿음이다. 그는 “경북 칠곡군 지천면에서 태어나 지금까지 대경신협을 지켜왔다”며 “상생과 포용의 가치를 실천하는 지역밀착형 서민금융기관 및 협동조합을 만들어가는걸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경신협은 본점이 농촌에 위치한 단위 조합이다. 그동안의 성장 동력은 지역 주민과의 ‘유대’였다. 대경신협 직원들은 칠곡군 지천면 주민들과 교류하며 함께 성장했다. 지역주민들이 신협을 필요로 할 때엔 적극 나서 도와줬고 여기서 형성된 신뢰는 조합원 가입 등 자기자본 확대로 이어졌다.

물론 위기도 있었다. IMF 외환 위기 때에는 문을 닫을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당시 대경신협 안팎으로 혼란이 커져 조합원들의 불안을 해소하지 못했고 결국 ‘뱅크런’ 사태가 일어나기도 했다. 이 이사장을 비롯해 당시 모든 임직원들이 나서 고객들을 설득했고 무사히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

2010년대 도시 진출은 대경신협의 주요 변곡점 중 하나다. 본점이 위치한 경북 칠곡군 지천면은 농촌지역으로 인구 고령화와 유동 인구 부족 등 문제로 지역 내에서의 영업활동에 한계가 있었다. 이에 선제적으로 도시로 지점을 확장해 영업영역을 확대하고자 했다.

인근 대구지역 조합 분포도를 분석한 결과 대구시 안에 아직 신협이 진출하지 않은 곳이 있었고 당시 도시 내 금융 수요가 증가하고 있던 상황이 맞물렸다. 이에 2011년 11월 대구 달성군에 서재지점을 개설한 데 이어 2018년 7월 대구 북구에 금호사수지점을 설치해 성장세를 이어갔다. 현재 서재지점은 본·지점을 통틀어 가장 높은 수신고를 유지하는 곳이다.

이 이사장은 여기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성장 발판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임기 중에 대구 달성군 소재에 지점을 하나 더 개설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영업영역을 한층 더 넓혀 오는 2026년까지 자산규모 5000억원을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대경신협 금호사수지점 '나눔 카페'

◇ 농산물 플랫폼 통해 도·농 상생금융 가치 실현

대경신협의 가장 큰 특성은 도농 간 지점이 나뉘어 위치해 있다는 점이다. 신협은 지역 기반 상호금융이기 때문에 다른 지역에 지점을 두고 있다는 점은 리스크로 작용한다. 지점 간 조합원들의 연고지역이 다르다는 점은 조합원들 간의 화합도 어렵게 하는 요소다.

이 이사장은 오히려 대경신협만의 특성을 살려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대경신협이 도농을 잇는 가교 역할을 하는 하나의 ‘플랫폼’이 되어 조합원들의 유대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지역농산물 플랫폼이 그 대안이다. 본점과 동명지점 인근은 농촌 지역이어서 참외, 포도, 감자, 들깨 등 농작물이 풍부하지만 도시로 판매할 수 있는 유통 채널이 부족해 곤란을 겪고 있다. 반면 대구에 위치한 서재, 금호사수점 조합원은 수요가 있어도 높은 가격 탓에 농산물을 구매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대경신협은 도시 지점에 지역 농산물을 홍보하는 공간을 만들어 판매까지 가능하도록 하는 방안을 구상 중이다. 금호사수 지점에 위치한 ‘나눔 카페’는 지역 농산물을 매매할 수 있는 하나의 유통채널이자 조합원들과의 접점을 늘릴 수 있는 ‘사랑방’으로 활용되고 있다.

지역주민을 위한 사회공헌사업도 다양하게 진행하고 있다. 대경신협은 코로나19 여파로 중단됐던 산악회 및 테마여행을 추진할 계획이다. 그동안 전염병 때문에 조합원과의 만남 기회가 줄었는데 최근 제약 완화를 기회로 조합원들과의 소통의 장을 마련할 생각이다.

아울러 조합원들의 사회·문화적 소양 향상을 위해 다양한 문화강좌를 개설할 예정이다. 서재지점 문화센터를 활용해 장년층 스마트폰 강좌, 보이스피싱 예방 교육, 건강체조, 노래교실 등 프로그램을 실시해 조합원과 대경신협이 가까워지는 기회를 만든다는 구상이다.

이 이사장은 “대경신협이 생각하는 상생금융은 특별한 것이 아니다. 한명이 부자가 되는 세상이 아닌, 우리 모두가 함께 잘 사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라며 “지역민과의 단단한 유대감을 토대로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상생금융 가치를 실현하겠다”고 말했다.

# 이수군 경북 대경신협 이사장 이력

1960년 경북 칠곡군 지천면에서 태어난 이천한 대경신협 이사장은 지역에서 초·중·고교를 졸업했다. 신동초, 성일중에 이어 1980년 대구상업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신협전문대학에서 전문학사를 취득했다.

이 이사장은 1987년 대경신협에 입사한 이후 줄곧 자리를 지켰다. 2015년 3월 10일 상무를 끝으로 대경신협에서 잠시 떠나 법무법인 창공에서 약 1년간 자문역을 맡았다. 이후 2018년 2월 대경신협 이사장으로 선출돼 4년간 조직을 이끌었고 2022년인 올해 재선에 성공했다. 이 이사장의 재선 임기는 오는 2026년 2월까지다.

대경신협 '2021년 행복한 집짓기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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