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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생금융 명가 신협]통영복음신협, '고령화·지역소멸' 극복한 경영혁신(13)조합원과 함께 지속성장 길 열었다…1974년 설립, 지역사회 버팀목 역할

통영(경남)=고설봉 기자공개 2022-06-15 08:00:51

[편집자주]

신용협동조합은 올해 창립 62돌을 맞았다. 1500만명에 달하는 조합원 및 고객들과의 상생·협력을 바탕으로 자산 125조원 규모 대한민국 대표 금융협동조합으로 성장했다. 한국을 넘어 세계신협협의회 이사국, 아시아신협연합회 회장국으로 발돋움했다. 더벨은 신협을 이끌어가는 리더들을 만나 신협이 추구하고 있는 나눔경영과 포용금융 사례들을 조명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6월 07일 15: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인구 고령화와 지역 소멸 위기는 한국사회가 당면한 리스크로 지목된다. 서울·수도권을 제외한 지역에선 그 속도가 더 빠르다. 인구 감소로 인한 지역 내 경기 침체는 금융산업의 규모 축소와 서비스 질 하락으로 이어진다. 실제 이러한 이유로 다수 금융기관이 지역 영업점 폐쇄를 수년째 이어오고 있다.

통영복음신협은 어려움 속에서 경남 통영시에서 50여년 한결 같은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조합원과 고객들과 협력해 지역경제 활성화를 모색하고 소상공인과 중소기업 등 지원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금융 뿐 아니라 지역 내 저소득층과 노령층, 소외계층을 위한 다양한 사회·복지 사업을 펼치며 생활밀착형 상생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기독교계 장로·집사 중심 설립…사랑과 섬김으로 지역사회 뒷받침

통영복음신협은 1975년 5월 통영 일대 기독교인을 중심으로 설립됐다. 교회 장로와 집사 등 지역사회 원로들이 십시일반 힘을 모아 최초로 조합을 출범시켰다. 지역 내 가난한 이들의 경제적 자립을 돕고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사랑과 나눔의 공동체를 비전으로 삼았다.

최초 설립 이후 약 1년이 지나 조합은 일시 해산했다. 다만 인가번호는 그대로 유지했다. 그 후 몇몇 뜻 있는 목사와 장로, 집사 등 기독교인들이 조합을 재설립했다. 기존 유지하고 있던 인가번호를 그대로 인정받았다.

설립 당시부터 지금까지 통영복음신협의 경영철학은 한결같다. 늘 지역사회에 대한 사랑과 나눔을 기반으로 상생경영을 펼치고 있다. 금융과 서비스를 통해 조합원과 지역사회를 행복하게 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조합원들과 서로 힘을 모아 함께 나아가고 있다.

통영복음신협 본점 전경.

통영복음신협 본점이 자리잡고 있는 통영시 서호동 일대는 옛 통영시청과 서호시장, 서피랑 등 인구가 밀집한 구도심 지역이다. 관공서와 금융기관 등이 밀집해 있고 시장 상인들과 서민들의 왕래가 잦은 사거리에 위치한다. 이러한 지리적 환경은 통영복음신협을 지역 내 대표 서민금융기관으로 자라나게 한 원동력이다.

창립 초기 조합원 대다수는 기독교인이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며 서호시장 상인들과 구도심 일대 소상공인 및 서민들이 조합원 주축으로 자리 잡았다. 현재는 통영시 전체에서 걸쳐 고르게 조합원이 분포한다.

2022년 5월 말 현재 통영복음신협의 조합원은 6294명(본점 5551명, 지점 743명)이다. 여수신 거래 중인 비조합원은 1만6051명(본점 1만5289명, 지점 762명)이다. 전체 고객 수는 총 2만2345명이다. 이는 통영시 인구 12만4346명(2022년 5월 기준)의 17.97%에 해당하는 규모다.

통영복음신협은 통영 구도심에 본점과 지점 1곳 등 2개의 영업채널을 구축해 놓았다. 상임이사장 1명과 이사 4명, 감사 2명, 직원 11명으로 구성돼 있다. 2022년 5월 말 기준 자산총액은 1187억원이고, 예수금 1134억원, 대출채권 805억원으로 예대율 70.99%를 기록 중이다.

통영복음신협 관계자는 “통영시 복음화와 지역주민들의 경제적 문제 해결, 지역사회에 대한 사랑과 나눔, 봉사 등을 목적으로 설립됐다”며 “조합원들의 한결 같은 조합 사랑과 참여, 임직원들의 헌신적인 노력과 인내, 하나님의 도우심 등으로 조합이 성장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통영복음신협 지점 전경.

◇작지만 강하고 알찬 조합…지속가능성장 가능성 열었다

통영복음신협이 위치한 통영시 인구는 매년 감소하고 있다. 2012년 13만9300여명이던 인구는 10년새 10% 가량 감소했다. 산업시설 부재로 지역경제는 매년 후퇴하고 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통영시 1인당 지역내총생산(GRDP)는 2015년 2673만원에서 2019년 2349만원으로 12.12% 감소했다. 같은 기간 경상남도 전체 GRDP는 6.35% 증가했다.

인구 감소와 그에 따른 경제 위축은 통영복음신협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자산총액 등 외형 성장은 수년째 정체됐다. 오히려 수익성 악화가 진행되면서 순손실을 입는 등 경영상황이 악화했다. 실제 2019년 6억원, 2020년 1억원 등 연거푸 순손실이 불거졌다.


그러나 통영복음신협은 이러한 위기 앞에 좌절하지 않았다. 조합원과 연대와 고객들과 상생을 통해 난관을 헤쳐 나갔다. 특히 지역 내 대출수요가 줄어도 예적금 수요는 꾸준히 늘어나는 데 착안해 예수금 운용 차별화 전략을 펼치며 위기를 극복했다.

통영복음신협의 재도약을 견인한 것은 비과세한도증액, 회사채운용, 공동우량대출 등 3가지 차별화된 상품이다. 통영복음신협은 경영이 어려운 가운데서도 조합원 및 고객들의 자산증대를 위해 꾸준히 예적금을 유치했다.

문제는 조달한 자금의 운용처 발굴이었다. 통영복음신협은 지역 내 대출수요 감소에 따라 예대율 관리가 쉽지 않자 회사채 등에 투자해 수익을 내는 방식으로 자금을 운용했다. 또 전국 신협 네트워크를 활용해 대도시에 위치한 대형 조합들과 공동으로 대출을 취급하는 등 틈새시장도 개척했다.

그 결과 지난해 통영복음신협은 순이익 6억원을 기록하며 경영 정상화에 성공했다. 수년째 순손실이 누적됐던 비우량 조합에서 단번에 우량조합으로 거듭났다. 통영복음신협은 지난해 신협중앙회로부터 경영혁신상을 수상했다.

통영복음신협의 경영 정상화 과정은 신협중앙회 차원에서도 관심을 가지고 있는 우수 사례로 꼽힌다. 신협중앙회는 농어촌 지역 인구감소와 지역소멸 등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매년 예산과 인력을 투입하고 있다. 도시와 농어촌 조합간 격차가 매년 벌어지는 것을 예방하기 위한 차원에서다.

신협중앙회는 지역 내 예수금을 대신 운용해 수익을 배당하거나, 대도시 대형 조합들의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등에 군소 조합들을 의도적으로 참여시키는 등 수익을 낼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데 힘을 쏟아왔다.


이러한 신협중앙회의 고민과 노력을 덜어줄 수 있는 모범 조합으로 통영복음신협이 꼽힌다. 경영위기가 찾아온 가운데 지역사회와 유대 및 고객, 조합원들과의 친밀한 관계를 기반으로 어려움을 극복했기 때문이다.

통영복음신협 관계자는 “지난해 몇 년째 이어진 순손실을 만회하고 순이익을 창출하며 우량한 강소조합으로 거듭났다”며 “연체채권정리충당금 회수와 우량대출 발굴, 신협중앙회 실적상품수익 등이 복합돼 실적을 개선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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