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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F 운용-마케팅 분리 이면엔 ‘상품 차별화’ 난조 경쟁 격화, 삼성·미래·KB·한투 조직 독립 추세

이민호 기자공개 2022-06-13 08:03:29

이 기사는 2022년 06월 09일 10:4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상장지수펀드(ETF) 상위 사업자들의 마케팅 강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배재규 대표 체제 첫 조직개편으로 ETF 마케팅 전담 본부를 출범시켰다. 시장 경쟁이 심화되면서 상품 차별화가 어려워진 것이 주된 배경으로 꼽힌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이 이번달 들어 단행한 조직개편의 핵심은 ETF 마케팅 기능의 본부 단위 독립이다. 올해 2월 배재규 대표이사 취임 이후 처음으로 실시한 이번 조직개편은 디지털 마케팅과 ETF 마케팅 업무를 수행하는 디지털ETF마케팅본부를 대표 직속으로 신설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기존 멀티전략본부 산하에 ETF전략부를 두고 ETF △상품개발 △운용 △마케팅을 모두 담당해왔다. 이번에 마케팅 기능이 디지털ETF마케팅본부로 분리되면서 ETF전략부는 상품개발과 운용 기능을 기존대로 담당한다.


운용업계는 이번 한국투자신탁운용의 디지털ETF마케팅본부 신설을 ETF 비즈니스의 무게중심이 마케팅으로 이동하고 있는 시장 상황을 반영한 조치로 해석하고 있다. 국내 ETF 시장규모(순자산 기준)는 지난달말 기준 74조원을 웃돌 만큼 성장을 지속해왔다.

투자자 선호도가 패시브 스타일로 이동하면서 대표적인 패시브 상품인 ETF가 각광받기 시작하자 자산운용사들도 ETF 비즈니스에 힘을 실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국내 ETF 시장을 사실상 양분하고 있던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은 KB자산운용, 한국투자신탁운용, NH아문디자산운용, 키움투자자산운용, 한화자산운용의 강한 도전을 받고 있다.

현재도 ETF 비즈니스에서는 상품개발이 최우선 순위로 꼽힌다. ETF로 개발할 수 있는 기초자산이 무궁무진한 만큼 시장 흐름과 투자자 수요를 읽어내 필요한 상품을 적시에 공급해야 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ETF 출시에는 운용사뿐 아니라 마켓메이커(유동성공급자)나 거래소 등 ETF 생태계 참여자와의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한 영향도 있다.

문제는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고 테마형 상품으로 신규 론칭이 몰리면서 자산운용사간 ETF 상품 차별화에 애를 먹고 있다는 점이다. 차별화된 상품을 개발하더라도 곧바로 유사한 상품이 등장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선점효과를 누리기 위해서라도 상품 출시 이후 단계인 마케팅이 중요해졌다는 분석이다.

마케팅 조직이 갈수록 강화되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대부분 자산운용사가 기관, 개인, 외국인 등 투자자별로 맞춤형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저변 확대를 위해 유튜브 등 디지털 플랫폼을 활용한 개인투자자 대상 콘텐츠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주로 투자교육과 상품홍보에 초점을 맞춘다.

ETF 운용업계 관계자는 “기관투자자 대상 마케팅이 가장 중요한데 최근에는 디지털 콘텐츠를 생산해 개인투자자 대상 마케팅도 강화하고 있다”며 “상품만 만들어놓는다고 해서 투자가가 알아서 찾아오는 시대는 지난 만큼 마케팅을 통해 상품 특성과 투자이점을 적극적으로 어필해야 한다”고 말했다.

ETF 마케팅 조직을 독립하는 편제는 배 대표가 삼성자산운용 부사장(CIO) 재직 당시 도입했던 것이기도 하다. 이번에 신설된 디지털ETF마케팅본부를 이끌 초대 본부장에 삼성자산운용 ETF컨설팅팀장으로 재직했던 김찬영 전 프리미어파트너스 이사를 선임한 것도 ETF 마케팅 경험을 높게 평가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삼성자산운용은 김두남 상무가 이끄는 ETF 총괄 산하에 ETF컨설팅본부와 ETF운용본부를 분리해 두고 있다. 최창규 ETF컨설팅본부장은 NH투자증권에서 파생상품 분야 스타 애널리스트로 이름을 알렸고 인덱스개발팀장으로 인덱스 사업을 주도하다 지난해 6월 삼성자산운용으로 전격 영입됐다. 반면 임태혁 ETF운용본부장은 ETF운용팀장에서 올라온 정통 매니저다.

ETF 선발주자이면서 시장점유율 1위(41.6%) 사업자인 삼성자산운용의 조직편제는 다른 ETF 사업자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삼성자산운용 외에는 2위(37.2%) 미래에셋자산운용과 3위(7.6%) KB자산운용이 시장점유율 4위(4.6%)인 한국투자신탁운용을 앞서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과 KB자산운용도 ETF 마케팅 조직을 별도로 두고 있다.

부문대표 체제를 취하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의 경우 ETF마케팅부문과 ETF운용부문으로 세분화했다. ETF마케팅부문은 권오성 부문대표(전무)가 이끌고 있다. 권 부문대표는 동화은행, 푸르덴셜투자증권, 키움닷컴증권을 거쳐 미래에셋자산운용과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에 몸담아 은행, 증권, 운용 등 다양한 금융업권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ETF운용부문은 삼성자산운용 ETF운용팀장 출신인 김남기 부문대표(전무)가 책임지고 있다.

KB자산운용도 ETF마케팅본부와 ETF솔루션운용본부를 분리해 운영 중이다. 금정섭 ETF마케팅본부장과 차동호 ETF솔루션운용본부장이 업무를 분담한다. 금 본부장은 GS자산운용 상품개발팀을 거쳐 2012년 KB자산운용에 ETF전략팀장으로 합류한 이후 줄곧 ETF 마케팅에 힘써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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