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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유플러스를 움직이는 사람들]LG그룹 대표 '살림꾼' 이혁주 부사장, 이유 있는 장기 집권②전통 재무라인 출신…CJ헬로 인수 후 커진 부담, 신사업 등 고차방정식 숙제 풀 적임자

이장준 기자공개 2022-06-15 10:02:38

[편집자주]

"고객에게 특별한 경험을 주는 '빼어남'에 집착하라" 황현식 대표는 임직원에게 뼛속 깊이 고객 중심의 DNA를 장착하자고 주문한다. 그가 지휘봉을 잡은 이래로 포화된 통신 시장에서 '질적 성장'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해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다. 이제는 혁신적인 서비스 회사로 거듭나기 위해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하고 비통신 경쟁력도 강화하고 있다. 고객 감동을 최우선 가치로 두고 전진하는 LG유플러스 주요 인물들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6월 13일 10:40 thebell 유료서비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권영수, 하현회, 황현식. LG유플러스가 3명의 CEO를 맞는 동안 곳간지기는 바뀌지 않았다. LG그룹을 대표하는 '살림꾼' 이혁주 최고재무책임자(CFO·사진) 부사장이 그 주인공이다.

십수 년째 CFO 직함을 달 정도로 그룹 내에서 오랜 기간 재무 경력을 쌓았다. 올 들어서는 사내이사 3연임에 성공하며 흔들림 없는 입지를 보여줬다.

LG유플러스는 옛 CJ헬로비전(LG헬로비전) 지분을 인수하면서 재무 부담이 커진 가운데 신사업 진출에도 고삐를 당겨야 하는 상황을 맞았다. 이 부사장은 안정적으로 부채를 관리하면서 성장 동력 확보에 재원을 배분하는 고차방정식을 풀어낼 적임자라는 평가다.

◇그룹 내 재무 엘리트…CEO 교체해도 CFO는 그대로 중용

이혁주 부사장은 1962년생으로 황현식 대표와 나이가 같다. 회사 임원들 가운데 큰형님 격에 해당한다. 성남서고등학교를 거쳐 1985년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했다.

2년 뒤인 LG경제연구원에 입사하며 커리어를 시작했다. LG그룹이 보유한 금융사에 몸담기도 했다. 옛 LG투자증권(NH투자증권)으로 적을 옮겨 조사기획팀장 등을 맡았다

이후 전통 재무 라인으로서 커리어를 밟게 된다. 1994년 LG 회장실 재무팀에 합류했고 2001년에는 구조조정본부 재무개선팀에 소속돼 근무했다. 2003년에는 미국 보스턴대학교 글로벌CFO 과정까지 수료하며 전문성을 쌓기도 했다.

그는 2004년 ㈜LG 재경팀 부장을 맡다 그 해 말 상무로 승진했다. 당시 호흡을 맞춘 정도현 상무가 부사장(CFO)으로 승진하면서 자리를 이어받게 됐다. 이들은 당시 지주회사 체제를 정착시키고 재무 구조를 튼튼히 구축한 공을 인정받았다. 단순 살림꾼 역할을 넘어 지배구조를 확립하는 데 이바지했다는 평가가 뒤따랐다.

실력을 인정받아 2007년에는 LG파워콤으로 적을 옮겨 경영기획담당 상무가 됐다. 이때 처음 CFO 직함을 달았다. LG파워콤은 2000년 한국전력공사에서 광통신망과 케이블TV 전송망을 분리해 설립된 회사로 인터넷전화와 초고속인터넷, 인터넷TV(IPTV) 등 사업을 영위했다. 2010년 LG데이콤과 함께 옛 LG텔레콤에 합병됐다. 이미 LG유플러스의 전신에서 한 차례 CFO를 맡은 셈이다.

그는 2008년 LG그룹 내 시스템통합(SI)업체 LG CNS로 소속을 옮겼다. 업종은 달라졌으나 역할은 경영관리부문장(CFO)으로 같았다. 2년 동안 근무한 뒤 ㈜LG 재경팀장(전무·CFO)으로 영전했다.

㈜LG 재경팀장은 요직으로 통하는 엘리트 코스다. 지주사 이사회에 몸담아 주요 의사결정에 관여하고 그룹의 자금 흐름을 관리하는 중책이다. ㈜LG 이사회에는 줄곧 CFO가 참여해왔고 이들은 추후 계열사로 이동해서도 승승장구해 왔다. 선임인 정도현 전 재경팀장 역시 소임을 마치고 LG전자에서 대표이사까지 지냈다.

이 전무는 2010년 말부터 2015년 말까지 ㈜LG 재경팀장을 역임하다 2016년 LG유플러스로 자리를 옮겼다. 부사장으로 승진하면서 권영수 대표가 이제 막 수장이 된 LG유플러스의 곳간을 책임지게 됐다. 사내 임원 중에서는 CEO와 함께 유일하게 사내이사로 등재됐다.


이 부사장은 LG유플러스에서 단순 숫자 관리를 넘어 전략·기획 수립 및 기업가치 제고 등 역할을 수행한다. 산하에 경영기획담당, 회계담당, 금융담당, 동반성장/구매담당 등 조직을 거느리고 있고 위기관리총괄(CRMO) 역할도 겸한다.

올 3월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는 사내이사로 3연임에 성공했다. LG유플러스가 권영수, 하현회, 황현식 등 3명의 CEO를 맞는 동안 CFO 직무는 변함없이 그가 맡고 있다. 그만큼 그룹 내에서 이 부사장에 대한 믿음이 확고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성장 동력 확보와 재무 관리 사이 줄타기…IR서 솔직 화법 눈길

그가 재직하는 동안 발생한 가장 큰 재무 이슈는 LG헬로비전 인수다. 3~4년 전 유료방송 업계 인수·합병(M&A)이 활발해지면서 인오가닉(inorganic) 성장을 통해 우위를 점하려는 통신 3사의 경쟁이 치열했다.

LG유플러스는 2019년 12월 옛 CJ헬로비전 지분 50%+1주를 취득해 지배력을 획득했다. 그 덕에 현재도 LG계열(LG유플러스+LG헬로비전)이 KT에 이어 유료방송 시장 내 점유율 2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하지만 이로 인한 재무적 타격은 불가피했다. 2018년 말 별도 기준 102.4%였던 LG유플러스의 부채비율은 1년 만에 136%까지 치솟았다.

이는 여전히 숙제로 남아있다. 2020년 8월 전자결제사업부문을 떼내 매각하기도 했으나 5G 통신망 구축 등 비용 지출이 커진 탓에 작년 말 부채비율은 137.5%를 기록했다. 순차입금 규모 역시 2018년 2조6209억원에서 지난해 5조8326억원까지 불어났다.

올 들어 주주환원 강화 차원에서 배당성향을 기존 30% 이상에서 40% 이상으로 상향하면서 재무 압박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여기에 콘텐츠·데이터·광고 등 비통신 사업을 본격적으로 키워야 하는 상황이다. 재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해야 하는 상황인 만큼 이 부사장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커졌다.

지난 3월 '2021년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 자리에서도 이런 고민을 토로했다. 그는 "배당성향을 더 높이고 싶지만 LG유플러스가 3위 사업자로서 동일한 네트워크 품질을 유지하려면 1, 2위 사업자에 비해 불리한 입장에 있다"며 "회사가 창출한 재원은 주주는 물론 종업원에게 일부를 제공해야 하고 미래 성장을 위해 내부 유보해야 하는 점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IR 행사에서 솔직한 소통으로 눈길을 끌기도 한다. 2019년 2분기 실적이 부진했을 때는 컨퍼런스 콜 자리에서 "영업이익과 관련해 참혹한 심정"이라며 "5G 시장에 대한 집착과 시장점유율 중심 사업 운영은 또 다른 형태의 비용을 증가시키고 영업이익을 더 나쁜 쪽으로 가게 할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당시 통신사들의 5G 출혈 경쟁에 대한 문제의식을 제기하며 사업 전략 변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기업가치를 올려 주가를 부양해야 하는 미션을 안고 있는 CFO로서 시장과 투명하게 소통하려는 노력이 돋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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