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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 중단할 용기도 필요하다

임정요 기자공개 2022-08-10 08:27:48

이 기사는 2022년 08월 09일 08:2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글로벌 제약바이오 분석 업체들이 집계한 통계에 따르면 신약개발 단계 중 가장 넘기 어려운 건 임상 2상이다. 약물의 개념증명(PoC)이 인체에 시험되는 최초 단계라는 점에서다. 파마인텔리전스 등이 2011~2020년 집계한 데이터에 따르면 신약개발 4단계 통과 확률은 각각 1상(52%)→2상(28%)→3상(57%)→허가(90%) 등으로 나뉜다.

해외의 경우 2상에서 데이터값(1차 평가지표)이 기대한 수준이 아니라면 대부분 임상을 중단한다. 사노피는 레굴루스에서 기술도입한 신장질환 치료제의 임상 2상 중간결과값을 확인한 후 중단을 결정했다. 다케다는 턴스톤에서 기술도입한 항암바이러스 물질의 임상 1/2상 후 지난달 포기했다. 화이자는 아이오니스파마슈티컬에서 기술도입한 심혈관계질환 치료제의 임상2b 데이터가 기대한 만큼이 아니라며 올초 중단했다.

국내는 어떨까. 생각보다 3상에 도전 사례가 적지 않다. 상당수는 2상 평가지표를 충족시키지 못한 상태에서 3상을 진행하다가 실패를 맛봐야 했다. 부작용이 있거나 독성 이슈가 나타나지 않는 이상 3상 시도 자체가 불가능은 아니었다. 어쩌면 결과와 상관없이 당장의 주가 상승을 더 많이 기대한 것일 수도 있다.

소수 파이프라인에 명운을 의존하고 있는 국내 업체가 많다는 점도 이 같은 트렌드에 한몫하는 모습이다. 빅파마들이 과감히 임상을 중단할 수 있는 건 그만큼 의미 있는 파이프라인을 다수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한두개 신약후보 물질을 포기하더라도 기업가치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하다는 뜻이다.

자금력이 떨어지는 국내 바이오텍들이 해외 빅파마들처럼 다양한 파이프라인을 갖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그렇다고 추가 임상 작업이 무의미한 상황에서 '플랜 B' 없이 투자금을 소진하는 경영 전략은 한계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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