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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운용을 움직이는 사람들]'신뢰 기반' 보험사 고객 사로잡은 한승철 전무②은행·증권·연기금 두루 거쳐, 신설 조직 안정화에 방점

윤기쁨 기자공개 2022-08-11 08:46:08

[편집자주]

KB자산운용은 1988년 국민투자자문으로 출범해 올해로 설립 34년차를 맞았다. 국내외 주식 및 채권형 펀드를 비롯해 인프라, 부동산 펀드 등 다양한 투자 분야에서 성과를 일궈내면서 올해 2월 운용자산 100조원을 돌파, 국내 자산운용사 세 손가락 안에 꼽히는 톱티어 하우스로 성장했다. 중국 상해 법인과 싱가포르 법인, 베트남 사무소 등 해외 인프라를 구축한 데 이어 퇴직연금과 가상자산 시장으로 외연 확장을 시도하고 있다. KB자산운용에서 성장과 변화를 주도하는 핵심 인물들 면면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8월 09일 14:5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B자산운용 LDI(부채연계투자)부문은 2020년 출범했다. 2년새 투자일임 계약고는 18조원에서 66조로 팽창하며 동사 외형 확장과 실적 개선에 막대한 영향을 미쳤다. LDI는 계열사 보험료 적립금을 운용하는 조직이다. 자산과 부채 듀레이션(만기)를 맞추는 전략을 활용한다. KB생명보험과 KB생명보험이 22조원, 푸르덴셜생명이 18조원을 이관했다.

조직은 한승철 전무가 이끌고 있다. 1966년생인 한 전무는 1993년 동화은행 외환딜러로 활동하다 2000년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로 적을 옮겨 채권운용을 담당했다. 2003년부터 동원증권에서 같은 업무를 수행했고, 2005년 KB손해보험에 합류했다. 2020년 LDI본부 출범, 자산이관과 함께 KB운용으로 넘어왔다. 1년 7개월간 부문장으로서 수익성과 전문성을 제고하는데 일조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보험사와 공통 운용으로 효율성 제고, 조직 안정 우선”

은행·증권·보험사 등을 거친 그의 경험은 조직을 효율적으로 지휘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 기본적으로 은행이나 증권의 경우 자산 운용 시기가 짧다. 그러나 보험사는 보험 부채를 굴려야 하기 때문에 규모가 훨씬 크고 기간이 긴 편이다. 가령 증권사나 은행이 3년물을 산다면 보험사는 10~20년물을 사는 등 업권별 특징과 패턴이 다르다. 이러한 경험은 구체적이고 효율적인 운용 계획을 세우는데 도움이 됐다.

2021년 KB운용에 합류한 그는 조직을 정비하고 안정화하는 데 주력했다. 신설 조직인 만큼 KB손해보험, KB생명, KB은행, KB증권, KB운용 등 각기 다른 계열사 출신의 직원 30여명으로 구성됐다.

한승철 전무는 “다양한 출신들이 모이다보니 각자 다른 생각들을 가지고 있었는데 우선적으로 구심력을 가지고 함께 지향하는 목표들을 설정하는 데 집중했다”며 “기존에 보험사에서만 운용하던 것을 운용사와 나눠 하려다보니 초반에는 커뮤니케이션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보험사도 우리 고객이라는걸 인지하고 그에 맞는 프로세스를 구축하는데 집중했다”며 “올해는 내년 새 보험회계 국제기준(IFRS17) 도입을 앞두고 어떻게 해야 적극적이고 합리적으로 자산을 운용할 수 있을까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LDI는 계열 보험사들을 고객으로 하는 만큼 비교적 보수적으로 관리될 수밖에 없다. 보험 계약자들에게 돌려줘야할 보험 부채를 바탕을 운용하기 때문이다. 이에 회사별 컴플라이언스, 듀레이션 시기, 조건 등이 각기 다양해 니즈를 파악하는게 중요하다. KB운용은 투자 형태별로 보험사와 협업을 통해 통합 운용하는 방식을 선택하고 있다.

그는 “통상 지배구조에 따라 자금을 맡기는 보험사 입김이 세기 때문에 종속되는 경우가 많지만, 우리는 양쪽 의견을 취합하며 함께 운용하고 있다”며 “시장이 안 좋은 상황에서도 운용 수익률이 50~60bp 오르는 등 양호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고 덧붙였다.


◇“악조건서 안정적 수익 목표, 하반기 전망 어두워”

현재 자산 비중은 유가증권과 대체투자 부문이 각각 8대 2로 추산된다. 종전까지는 보수적인 성격 탓에 보험사들은 채권과 같은 전통자산 비중이 높았다. 그러나 최근 대체투자 비중이 증가하고 있다. 몇 년간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수익을 거두는 게 어려워진 영향이다. 운용 방식도 패시브에서 액티브로 바뀌어가고 있는 추세다.

한 전무는 “주식과 채권이 결코 안정적인 재산이 아닌데, 채권의 경우 쿠폰(만기 이자)이 있기 때문에 길게 보면 안정적이지만 금리인상 등 시장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며 “두 자산 모두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고객에게 안정적인 수익을 주는 건 사실 한계가 있고 대체투자 등을 활용해 장기적으로 운용할 수 있도록 접근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하반기 시장 상황에 대해 조심스런 전망을 제시했다. 인플레이션과 금리인상 여파로 비관적인 상황이 연출될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이다. 인플레이션이 수요가 아닌 공급이 견인하고 있다는 점과 최근 Fed(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상 결정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경기침체 지표로 활용되는 하이일드 스프레드가 오르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현재 유럽의 하이일드 스프레드는 700bp, 미국은 500bp 내외를 기록하고 있다. 700bp는 S&P(스탠다드앤푸어스)가 과거 경험을 통해 기업활동을 영위하기 힘든 제시한 위험 수준의 신용 스프레드다.

한 전무는 “현재 시장 금리는 고점에 다다랐고, 주식도 어느정도 바닥을 찍으면서 일부에서 기대하는 것처럼 내년에는 긍정적인 분위기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다만 10여년 동안 유동성 때문에 생긴 버블이 꺼져가는 과정의 일환이기 때문에 실제 채권이나 주식 가격은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본다”고 짚었다.

아울러 “다만 하반기 중 한번 정도 이벤트가 발생할 것으로 보는데 유가 가격이 오른다면 또 다시 위기가 올 수 있다”며 “하이일드 스프레드가 700bp를 넘어가면 예측치 못한 일이 생길 수 있는데, 내년 경기 침체는 피할 수 없지만 강도 차이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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