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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성산업, 해성디에스 주가 하락을 바라는 이유 계양전기 보유 지분 매입 비용 감소, 분할·합병 시나리오도 유효

박상희 기자공개 2022-08-31 08:18:19

이 기사는 2022년 08월 29일 15:4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해성그룹의 지주사 '해성산업'이 계열사 '해성디에스' 주가 흐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주사의 경우 자회사 주가가 상승하는 것을 바라는 것이 인지상정이지만, 해성산업은 그 반대다. 계양전기가 보유한 해성디에스 지분을 매입해야 하는 상황임을 고려하면, 주가 하락이 해성산업에 오히려 호재인 탓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해성그룹은 조만간 해성산업의 지주사 행위제한 요건 해소 방안을 확정지을 예정이다. 해성산업은 지주사 요건 위배 사항을 대부분 해소했다. 마지막으로 풀어야 할 숙제가 지주사의 손자회사 이외 계열사 지분 보유 행위제한 요건이다. 계양전기는 현재 해성디에스 지분 9.62%를 갖고 있다. 계양전기와 해성디에스는 모두 지주사 해성산업의 자회사이기 때문에 상호 간에 지분을 보유해서는 안 된다.

해소 유예기간은 2023년 3월10일까지다. 이를 감안하면 해성산업은 조만간 계양전기가 보유한 해성디에스 지분을 어떻게 처리할지 결정을 내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 어떤 시나리오를 선택할지 정해지지 않은 상황이다. 다만 시나리오에 따라 주주 동의를 얻어야 하는 주주총회를 열어야 하고, 금융당국 승인 등을 받아야 하는 일정을 고려하면 의사결정 데드라인이 얼마 남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행위 제한 요건을 해소하기 위한 가장 간단한 방법은 지주사인 해성산업이 계양전기로부터 해성디에스 보유 주식을 시장 가격에 그대로 사 오는 것이다. 이 방법은 시장에 형성된 주가대로 지분을 넘기면 되기 때문에 가격 이슈에선 자유롭다.

해성산업이 수백억원에 달하는 현금을 지출해야 한다는 점은 부담이다. 6개월 전만 하더라도 해성디에스 시가총액은 1조원을 웃돌았다. 이에 따라 해성산업은 계양전기가 보유한 지분을 사 오기 위해 900억원가량의 자금이 필요했다. 자금 부담이 컸다.

이 때문에 시장에선 계양전기가 해성디에스 지분만 따로 떼어내 투자회사를 설립한 후 해성산업과 합병하는 시나리오가 언급됐다. 해성산업은 합병 대가로 계양전기 주주들에게 현금이 아니라 신주를 주면 되기 때문이다. 시간이 오래 걸리고 절차가 까다롭지만 현금 소요가 없는 방식이다.


다만 올해 예기치 못한 문제가 발생했다. 계양전기가 횡령 사태 등으로 거래가 정지됐다. 계양전기를 분할한 후 해성산업과 합병하는 시나리오는 계양전기 주식이 거래 정지 상태에선 불가능하다. 해성그룹으로서는 계양전기 거래 재개 여부가 중요해졌다.

당초 한국거래소는 횡령 사건이 발생한 계양전기의 상장적격성 유지 여부를 심의해 개선기간을 이달 31일까지로 부여했다. 계양전기는 서둘러 내부통제시스템을 정비하고 지배구조를 개선하면서 예정보다 빠른 지난달 22일 거래 재개에 성공했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계양전기의 기업 분할 및 해성산업과의 합병 시나리오에 힘이 실리는 듯 했다. 최근 또 다른 변수가 등장했다. 금리 인상 기조 속 주식시장이 크게 흔들리면서 해성디에스 주가가 하락흐름을 그리고 있다. 6개월 전 7만원을 웃돌던 해성디에스 주가는 최근 5만원 대로 하락했다.

해성디에스 주가가 하락하면 해성산업이 계양전기가 보유한 해성디에스 지분을 매입하는데 드는 비용이 감소하는 효과가 있다. 6개월 전 900억원 수준이었던 매입 비용은 최근 주가 기준으로는 700억원대로 하락했다. 향후 해성디에스 주가가 추가로 하락할 경우 매입 비용은 더 감소한다. 해성산업 입장에서는 주가가 추가로 하락할 때까지 기다렸다 지분을 매입하는 게 비용을 최소화하는 길이다.

문제는 지주사 행위제한 요소 해소 기간이 내년 3월10일까지라는 점이다. 주가 흐름은 예측이 어렵다. 언제가 저점이고 고점인지 확신하기 힘들다. 해성디에스 주가가 하락하기를 기다렸는데, 오히려 상승하면서 매입 비용이 증가할 수도 있다. 주가 하락을 기다리다 계양전기 분할 및 합병 시나리오 적기를 놓칠 수도 있다. 기업 분할 및 합병은 주주 동의를 얻고 금감원 승인을 받는데 최소 3개월가량이 소요된다.

해성그룹은 내부적으로 계양전기가 보유한 해성디에스 지분을 매입하는데 드는 비용이 일정 수준 이상이면 계양전기의 기업분할 및 합병 시나리오를 채택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대로 지분 매입 비용이 일정 수준 아래로 떨어지면 시장 가격으로 해성디에스 지분을 매입할 가능성이 높다.

해성그룹 관계자는 "현재로선 해성디에스의 주가 흐름이 가장 중요해졌다"면서 "해성디에스 주가가 현재 수준에서 더 하락하면 금융권 차입을 통해 마련한 자금으로 계양전기가 보유한 해성디에스 지분을 직접 매수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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