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달러, 대한항공-아시아나 인수 의지에 영향 줄까 [항공사 환율 전쟁]②"1400원보다 더 비싸지면 문제"…영업 펀더멘탈 개선은 '희소식'
박기수 기자공개 2022-09-21 09:57:13
이 기사는 2022년 09월 16일 16:15 thebell 유료서비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 상반기 말 아시아나항공의 연결 기준 부채비율은 무려 6544%다. 자본잠식률은 약 45%다. 상반기 말 기준 원·달러 환율이 1300원에 다다른 결과다. 이후 3개월도 안된 현 시점에서 원·달러 환율은 1400원을 목전에 두고 있다. 강달러가 지속되면 아시아나항공은 회계 상 완전자본잠식까지 대비해야 한다. 달러가 비싸지니 생긴 결과다.만약 현재 환율이 1300원 후반대가 아닌 1000원대라고 가정하면 어떨까. 아시아나항공의 재무상황은 한결 나아졌을 것이다. 환 손실 대신 환율 하락에 따른 외화환산이익이 발생해 자본확충 효과가 발생했을 것이다. 수천억원대의 결손금이 메워지고 부채비율이 하락했을 것이다.
다시 말하면 현 아시아나항공의 눈덩이 같은 부채는 영업 펀더멘털 훼손이 아닌 환율이 만들어낸 결과물이라는 의미다. 이에 따라 아시아나항공이 설령 완전자본잠식에 가까운 재무상태로 간다고 하더라도 대한항공이 인수 의지를 꺾을 가능성은 낮다고 시장은 보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의 현금창출력이나 사업 경쟁력에 심각한 훼손이 발생했다면 대한항공이 인수를 다시 고민하겠지만 현재 아시아나항공의 재무 악화는 환율 때문"이라면서 "연말 환율이 1400원을 넘어 1500원, 1600원까지 간다면 상황이 복잡해지겠지만 현재 상태의 환율 상태에서 양 사간 합병이 무산될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고 말했다.
물론 원·달러 환율 향방은 쉽게 예측할 수 없다. 달러 값 상승이 가속해 실제 1400원 이상의 높은 가격이 형성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시장의 주요 의견 중 하나는 미국 기준금리가 내년 이후 안정기에 접어들면서 환율도 제자리를 찾는다는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미국이 기준금리를 상승했음에도 아직까지 경제성장에 대한 지표가 나쁘지 않게 나오고 있기 때문에 금리 상승에 강하게 드라이빙을 걸고 있지만 내년 이후 경기침체의 가능성이 낮지 않다고 본다"라면서 "이 경우 금리 인하 등 안정책을 통해 원·달러 환율 역시 현재 수준보다 내려갈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아시아나항공의 현 재무상태를 두고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합병 법인의 재무상태를 예견하는 것도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아직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해 미국과 EU, 일본, 중국 등으로부터 기업결합심사를 받아야 한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인수 과정에서 진행되는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1조5000억원 증자가 연내 이뤄지려면 적어도 기업결합심사가 11월에는 끝나야 가능하지만 쉽지 않아 보인다"라면서 "만약 올해 안에 증자가 이뤄지지 않으면 합병 법인의 연결 재무제표는 내년에야 나올텐데 그 시점에서 원·달러 환율이 얼마가 될 지 예견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물론 아시아나항공이 차입 등 재무 부담이 높은 것은 사실"이라면서 "그러나 현 시점(1390원대)과 최종 인수 시점의 환율이 큰 차이를 보일 경우 양 사의 재무상태 역시 현 시점과 차이를 보이게 될 것이기 때문에 현재 양 사의 재무상태를 두고 합병 법인의 재무부담 등을 논하기는 무리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항공업계는 아시아나항공의 실적이 개선세라는 점을 핵심으로 꼽는다. 아시아나항공은 올해 상반기 별도 영업이익으로 3882억원을 기록했다. 작년 상반기에 기록한 837억원보다 364% 증가한 수치다. 여객수요 회복과 함께 높은 항공운임지수를 바탕으로 한 화물 매출이 실적을 견인했다.
여기에 다음 달부터 일본 정부가 외국인 관광객의 비자를 면제하고 개인 여행을 허용하는 방향으로 규제를 푼다는 점도 희소식이다. 일본 노선은 전통적으로 국내 항공사들에 '황금 노선'으로 여겨진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여자)아이들+나우어데이즈+우기' 큐브엔터 IP 라인업 확대
- 광동제약, 30억 출자 KD헬스바이오 6개월만에 청산
- [바이오텍 CFO 스토리]CFO는 재무만? 에이비엘의 이재천, BD까지 '전천후'
- [루키 바이오텍 in market]'세번 실패 없다' 셀비온의 도전, '데이터·실적' 선뵌다
- 디앤디파마텍, IPO 신고서 '4차정정'에서도 '멧세라'
- 시노펙스, 대형 스마트 FPCB 모듈 공장 준공
- 대양엔바이오, '초순수용 활성탄' 정부 지원사업 선정
- [LK삼양 뉴비기닝]성장 키워드 '동남아·4대 신사업'
- [이통3사 AI 매치업]sLLM 경쟁, SKT '선착' KT '추격' LGU+ '후발'
- 삼성SDS, 아마존 출신 잇단 영입 '글로벌 공략 속도'
박기수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K-배터리 파이낸스 분석]'재무체력 우수' 롯데EM, 배터리 캐즘 극복 청신호
- [기업집단 톺아보기]KCC글라스, 현대차 기반 안정적 수익 창출 지속
- [K-배터리 파이낸스 분석]운전자본·증자·매각…솔루스첨단소재 조달 '고군분투'
- [K-배터리 파이낸스 분석]SK넥실리스, 전방위 조달 필요성…SKC 증자 가능성은
- [K-배터리 파이낸스 분석]SK넥실리스, 자회사 증자에 재무 체력 '흔들'
- [K-배터리 파이낸스 분석]음극재 기업 재무지표 한 눈에 보니, 한솔케미칼 '우수'
- [K-배터리 파이낸스 분석]애경케미칼, 업황 부진 실감…차입부담 수면 위로
- [K-배터리 파이낸스 분석]'음극재 투자' 엠케이전자, 아쉬운 기초체력
- [K-배터리 파이낸스 분석]재무 잠재력 넘치는 한솔케미칼, 보수적 기조 틀 깰까
- [K-배터리 파이낸스 분석]대주전자재료, CAPEX 비중 70% 돌파…이자부담 '심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