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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오일머니' 행선지]넥슨, 'K-게임' 투자 첫 타자…글로벌 경쟁력 입증장내 매수로 3대 주주 오른 PIF…190여개국 진출, 28년째 이어진 '개발 DNA'

이장준 기자공개 2022-11-29 10:59:00

[편집자주]

'중동의 큰손'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이끄는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가 국내 IT·게임·콘텐츠 기업에 주목하고 있다. PIF는 1971년 설립됐고 현재 6200억달러가 넘는 운용기금을 굴리고 있다. 석유의존도를 낮추겠다는 '사우디 비전 2030' 아래 국내 IT·콘텐츠 고부가 가치 산업에 관심을 두고 있는 것이다. PIF가 주목한 산업과 기업의 면면과 미칠 영향을 살펴 본다.

이 기사는 2022년 11월 25일 14: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는 'K-게임' 투자 대상 1호로 넥슨을 택했다. 목적은 '단순 투자'이긴 하나 장내 매수로 조 단위 자본을 투입해 3대 주주에 오른 만큼 스터디 차원에서만 접근했다고 보긴 어렵다.

약 28년째 업력을 이어오며 방대한 지식재산권(IP)을 보유한 넥슨의 경쟁력을 주목한 것으로 보인다. 190여개 국가에서 서비스하면서 글로벌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넥슨은 최근에도 '대한민국 게임대상' 대상을 수상했고 새로운 IP 확보를 위해 서브 브랜드를 출시하는 등 개발 DNA를 지키기 위해 힘쓰고 있다. 성장 가능성이 여전히 충분하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아울러 최근 주주환원 정책도 강화하면서 투자 매력도는 더욱 커졌다는 분석이다.

◇PIF, 10% 가까이 넥슨 지분 확보…실질적 2대 주주 지위 확보

일본 전자공시시스템 에디넷(EDINET)에 따르면 PIF는 2월 3일자로 도쿄 증권거래소에 상장된 넥슨(NEXON Co., Ltd.) 주식 등의 대량보유 상황보고서(Report of Possession of Large Volume) 공시를 통해 넥슨 주주로 이름을 알렸다.

넥슨은 넥슨코리아의 모회사이자 NXC의 자회사다. 1월 PIF가 1524억861만5000엔(1조4602억원)을 들여 5.02%의 넥슨 지분을 확보하면서 '5% 룰'에 따라 공시 의무가 발생했다.

이후에도 꾸준한 분할 매수를 통해 4월 8일까지 9.14%의 넥슨 지분을 확보했다. 누적으로는 2476억6638만4000엔(2조3733억원)을 투입했다. 주권보유 비율이 1% 이상 변동하지 않아 공시하진 않았으나 현재 약 9.49%의 지분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따라 PIF는 NXC(28.08%)와 NXC의 투자전문 자회사 NXMH BV(18.54%)에 이어 3대 주주가 됐다. 이들을 범NXC 계열로 묶어 지배 지분율을 따지면 실질적으로는 2대 주주에 오른 셈이다.

*출처=일본 전자공시시스템 에디넷

넥슨에서 별도로 PIF 측에 투자 유치를 요청한 건 아니다. PIF의 투자 목적 역시 경영권 관여를 고려하지 않은 '단순 투자'에 해당한다.

다만 누적으로 2조원 넘는 규모의 투자를 진행한 만큼 그 의미는 결코 가볍지 않다. PIF는 지난해 e스포츠에 투자할 목적으로 계열사 새비 게이밍 그룹(Savvy Gaming Group)을 만들 정도로 게임 산업에 대한 관심이 크다. 액티비전 블리자드, 일렉트로닉 아츠(EA), 닌텐도 등 글로벌 게임사들과 더불어 K-게임 중에서는 넥슨을 투자 포트폴리오에 포함시켰다.

*출처=일본 전자공시시스템 에디넷

◇자사주 매입·소각 등 강화된 주주환원 정책…신·구 강력한 IP 기대

PIF가 9.14%의 넥슨 지분을 보유할 때 기준으로 보면 주당 3012엔(2만8873원) 수준에서 매입이 이뤄졌다. 24일 넥슨 주가가 종가 기준으로 2869엔(2만7505원)인 만큼 현재는 약 5% 내외 손실을 기록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손실 폭이 미미하고 넥슨이 최근 주주환원책을 강화하는 추세라 장기적인 투자 성과는 나쁘지 않을 전망이다. 넥슨은 지난 8월 앞으로 3년간 최대 1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실시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동시에 보유한 자사주 가운데 3657만1300주(7/31 기준 총 발행주식 수의 4.1%)를 소각한다고 공시했다.

같은 날 배당정책도 강화했다. 주당 5엔씩 지급해 총 43억2700만엔(415억원)의 중간배당을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중간배당이 주당 2.5엔이었는데 2배로 규모가 불어났다.


무엇보다 넥슨 본연의 지식재산권(IP) 경쟁력이 워낙 탄탄하다는 점이 투자 매력도를 높인 것으로 보인다. 넥슨은 1994년 설립 이후 탄탄한 개발력을 바탕으로 메가 히트작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1996년 '바람의나라'를 시작으로 '카트라이더', '메이플스토리', '마비노기', '던전앤파이터', '서든어택' 등을 선보였다. 현재는 아시아, 북미, 유럽 등 전 세계 190개가 넘는 국가에서 약 50여 종의 게임을 서비스하며 글로벌 게임사로서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넥슨은 올 3분기 974억6300만엔(약 9426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분기 기준으로는 역대 최대 수준을 경신했다. 누적으로 봐도 2202억1200만엔(약 2조3156억원)으로 1년 전과 비교해 24% 증가한 수준이다.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1년 새 5% 증가한 885억6500만엔(약 9313억원)을 기록했다.

덩치는 크게 불어났지만 넥슨의 '개발 DNA'는 여전히 살아있다는 평가다. 최근 넥슨코리아의 완전자회사 네오플이 만든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이 '2022 대한민국 게임대상' 대상을 수상했다.

아울러 기존 개발 관습을 탈피하고 게이머들이 원하는 재미의 본질을 찾기 위해 최근 서브 브랜드인 '민트로켓'을 만들기도 했다. 민트로켓은 지난달 스팀 플랫폼에서 글로벌 얼리 액세스를 통해 첫 번째 타이틀 '데이브 더 다이버'를 선보였는데 인기 순위 1위에 오르며 호평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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