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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인 스토리]삼보모터스 세천공장, '스마트팩토리' 야심 펼치다①2018년 리뉴얼 마친 첨단 생산공정, 비용 관리 주도적 역할 기대

대구=김소라 기자공개 2022-12-09 08:43:08

[편집자주]

현장에 답이 있다. 기업은 글자와 숫자로 모든 것을 설명하지 못한다. 다양한 사람의 땀과 노력이 한 데 어울려 만드는 이야기를 보고서를 통해 간접적으로 유추해 볼 뿐이다. 더벨은 현장에서 만난 사람들을 통해 보고서에 담지 못했던 기업의 목소리와 이야기를 담아본다.

이 기사는 2022년 12월 07일 13:4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구광역시의 성서 5공단은 현지 택시 기사들한테도 낯선 곳이다. 대구역에서 출발해 30여분을 달리는 동안 어느 길로 가는게 좋겠냐는 물음이 몇 차례 이어졌다. 이쪽은 초행길이라는 설명과 함께 네비게이션을 보며 여러 선택지를 제시했다. 금호강을 건너 북대구 IC, 칠곡분기점을 통과하는 경부고속도로 경로는 좀더 가깝지만 별도 통행료가 붙는 관계로 일반 도로를 달렸다.

5일 오전 11시가 안돼 성서 5공단에 위치한 삼보모터스에 도착했다. 푸른 겨울 하늘 아래 회색빛 공장이 넓게 펼쳐져 있었다. 높이가 낮고 가로는 길게 뻗은 삼보모터스의 세천공장은 그 끝이 한눈에 들어오지 않을 정도로 규모가 컸다. 공장 전면에 박힌 푸른색 로고가 주위 환경과 잘 어우러졌다.

◇"핵심 가치는 협력사·고객사와의 '삼위일체'"

삼보모터스 세천공장 전경

1977년 설립된 자동차 부품 제조사 삼보모터스는 세 개의 기둥이 모여 하나의 삼각형을 이룬 로고를 내세운다. 얼핏 보면 삼지창을 뒤집어 놓은 모습이다. 하지만 이 로고엔 '균형'을 지향하는 삼보모터스의 정신이 담겨있다.

이진섭 삼보모터스 경영기획실 팀장은 "가운데 기둥은 삼보모터스, 가장자리의 두 개 기둥은 각각 협력사와 고객사를 뜻한다"며 "삼보가 '석삼'에 '도울 보'라는 의미인 만큼 모두가 하나가 되어 시너지 효과를 이뤄내겠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보모터스 세천공장 사무동 전경.
출입구를 통과하기 전부터 안쪽에선 분주함이 느껴졌다. 막 후진을 해 출입구를 빠져나가려 하는 대형 트럭들이 규칙적인 경고등 소리를 내며 가까워지는 참이었다. 저마다 협력사, 고객사로 이동하기 위해 세천공장에서 생산한 제품을 싣은 트럭들이다.

이 트럭들은 세천공장 사무동 1층에 있는 대형전광판에서 실시간 위치 추적이 가능하다. 물량이 언제 도착할지 확인하거나 혹은 수량을 더 늘리거나 줄여야 하는 긴급사항 등이 발생하게 될시 빠르게 대응토록 하기 위함이다.
삼보모터스 세천공장 사무동 1층 글로벌 상황실 전경.
이 전광판은 전체 계열사를 관리하는데도 용이하게 쓰이고 있다. 삼보모터스는 국내와 해외에 각각 6개 법인을 거느리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포진해 있는 관계 법인들의 생산, 품질, 구매, 매출 현황을 전광판에서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각 법인의 공장 내부도 실시간으로 확인 가능하다. 이를 모바일로 보다 간편하게 확인할 수 있는 '삼보몬' 앱도 만들었다.

◇그룹사 첫 스마트팩토리, 수익성 개선 '전진기지' 역할

세천공장 내부로 들어서자 밖에선 들리지 않았던 기기들의 가동소리가 공간 가득 울려퍼졌다. 원재료를 이동시키고 고객사의 요구에 맞게 가공, 최종 제품으로 생산해내는 로봇들이 바삐 움직이며 나는 소리였다. 세천공장엔 이 같은 로봇이 40개 가량 설치돼 있다. 총 20개의 자동화 섹터별로 각각 1~2개씩 흩어져 있는 식이다. 6축으로 구성된 다관절 로봇들로 각자 구역에서 쉴새없이 움직이고 있다.
삼보모터스가 '2022년 대구 국제 미래 모빌리티 엑스포(DIFA)'에서 전시한 차량 모델.

세천공장 관계자는 "로봇이 유압을 사용해 작은 동력으로 큰 힘을 발휘해야 하다 보니 가동 소리가 큰 편이다"며 "소음을 측정해보면 70~80데시벨(db) 정도 나온다"고 설명했다.

이 로봇은 세천공장을 이루는 핵심 요소다. 세천공장은 삼보모터스 공장 중 가장 먼저 스마트팩토리로 전환됐다. 2013년 준공했지만 2018년 내부를 리뉴얼했다. 생산에 투입되는 인력은 최소화하고 로봇 등 자동화 설비가 이를 도맡아하는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기기들은 잘 돌아가는지, 가동률은 어느 정도인지 등을 공장 내부에 설치된 대형 전광판을 통해 확인하고 문제가 발생할 경우 빠르게 대처할 수 있다.

삼보모터스 세천공장 내 운영 현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는 전광판.

스마트팩토리는 삼보모터스의 수익성 개선 포인트로 꼽힌다. 인건비 등 고정적으로 투입되는 비용을 줄여 마진율을 높이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동시에 제품 불량률을 낮춰 우발적으로 발생하는 비용에 대응할 수도 있다. 당장 설비투자 과정에서 자금 지출이 늘겠지만, 장기적으론 이 방향이 가장 신속히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이라 내부적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에 따라 현재 다른 계열사들도 스마트팩토리화 작업을 전개 중이다.

6축 다관절 로봇의 가동 현황 및 문제점 등을 파악할 수 있는 전광판.
그 배경으론 자동차 부품사의 높은 원가율이 꼽힌다. 일반적으로 자동차 부품업 매출원가 비중은 90% 수준이다. 삼보모터스 역시 매출원가와 판관비가 각각 매출액의 85%, 10% 가량 잡히고 있다. 즉, 비용이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타 산업 대비 큰 편이다.

박영현 삼보모터스 상무는 "스마트팩토리로의 전환이 단순히 자동화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각 공정의 설비가 스스로 판단하고 재현하는데까지 역량을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향후 원가 절감 등 효과가 상당히 크기 때문에 수익성 개선에 반드시 필요한 작업이라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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