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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엔터, 거버넌스 리스크]흔들리는 이수만 경영권, '매각시계' 빨라지나③식물 대주주 가능성, 프리미엄 상실 우려도…카카오 인수 후보 물망

황선중 기자공개 2023-01-31 11:21:18

[편집자주]

HOT부터 소녀시대, NCT, 에스파에 이르기까지 SM엔터테인먼트의 성장세는 꺾이지 않았다. 그러나 주가 흐름은 반대였다. 수년 동안 박스권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했다. 얼라인파트너스 등 주주들이 SM엔터테인먼트를 타깃으로 삼은 이유다. 거버넌스 리스크만 해소된다면 기업가치를 회복할 수 있다는 주장에 수많은 주주가 공감대를 형성했다. SM엔터테인먼트도 변신을 예고했다.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의 그림자에서 벗어나 쇄신하겠다며 12개의 약속을 내놨다. SM엔터테인먼트는 계획대로 거버넌스 리스크를 해소할 수 있을까. 이들의 비전을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3년 01월 27일 08: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M엔터테인먼트 지배구조 개편 가능성이 커지면서 시장의 이목은 최대주주인 이수만 총괄프로듀서의 경영권 매각 여부에 쏠리고 있다. 이사회 재편에 따라 경영권 프리미엄 상실 우려까지 나오는 만큼 매각시계가 한층 빨라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시장에서는 최근 대규모 투자 유치로 인수합병(M&A) 실탄을 마련한 카카오엔터테인먼트를 유력한 인수 후보로 꼽고 있다. 이밖에 CJ ENM과 네이버도 SM엔터테인먼트 인수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는 관측도 적잖다.

◇이수만 영향력 약화 가능성, 매각 작업 속도날까

SM엔터테인먼트 최대주주는 지분 18.45%를 보유한 이수만 총괄프로듀서다. 1995년 SM엔터테인먼트를 창업한 이 총괄은 국내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선구자로 불린다. 1952년생으로 만 70세인 그는 SM엔터테인먼트 설립 이래 27년 동안 최대주주 자리를 지켜왔다.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총괄프로듀서

하지만 2세 승계에 소극적인 태도를 취하면서 꾸준히 경영권 매각설에 휩싸여왔다. 이 총괄은 슬하에 두 아들을 뒀지만, 모두 SM엔터테인먼트에 몸담고 있지 않다. 2010년에는 이 총괄마저도 사내 등기임원에서 물러났다. 이 총괄이 그간 주기적으로 보유 주식을 매각해 현금화했다는 점도 경영권 매각설을 부추긴 요인이다.

게다가 최근에는 행동주의펀드의 압박으로 사내 영향력마저 흔들리고 있다. 이 총괄은 그동안 등기임원으로 재직 중인 측근들을 통해서 이사회에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 실제로 이성수 SM엔터테인먼트 공동대표는 이 총괄의 처조카고, 탁영준 공동대표는 SM엔터테인먼트 설립 초기부터 20년 가까이 이 총괄과 한솥밥을 먹은 사이다.

다만 앞으로 SM엔터테인먼트 이사회가 얼라인파트너스의 구상대로 재편될 경우 이 총괄의 사내 위상은 떨어질 공산이 크다. 측근 대신 외부 인사들이 이사진을 장악한다면 이 총괄로서는 이사회를 통한 경영권 행사가 현실적으로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사실상 '식물 대주주'로 전락할 수도 있다는 우려마저 나온다.

식물 대주주 우려가 현실화된다면 이 총괄은 추후 지분을 매각하더라도 경영권 프리미엄을 제대로 챙기지 못할 가능성까지 커진다. 경영권 프리미엄이란 최대주주 지분을 인수할 때 웃돈을 얹어주는 것을 말한다. 이 총괄 입장에서는 경영권 약화 전에 지분을 매각하는 것이 자산확보 측면에서 나을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카카오엔터-CJ ENM-네이버 등, 인수 후보 물망

시장에서는 조만간 이 총괄의 지분이 M&A 매물로 등장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유력한 인수 후보는 카카오다. 카카오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를 필두로 케이팝(K-POP) 시장을 공략 중인 만큼 '선두주자' SM엔터테인먼트 인수는 매력적인 카드일 수밖에 없다. 지난해 이 총괄과 물밑협상까지 진행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최근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 상대로 투자를 유치해 1조1540억원 규모 현금실탄을 확보했다는 점도 SM엔터테인먼트 인수설에 힘을 싣는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투자 유치로 마련한 자금의 절반을 타법인증권취득자금(5770억원)으로 활용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나머지는 운영자금(5770억원)으로 쓴다.

CJ ENM 역시 인수 후보로 꼽힌다. CJ ENM이 거느린 다양한 플랫폼과 SM엔터테인먼트 소속 아티스트 지식재산권(IP)을 결합하면 막대한 시너지 창출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강화하고 있는 네이버가 인수전에 모습을 드러낼 수도 있다는 의견도 있다.

SM엔터테인먼트 시가총액은 이날 종가 기준 1조9115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를 기반으로 산술적으로 계산한 이 총괄의 지분 가치는 3527억원 상당이다. 여기에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얹을 경우 이 총괄 지분은 5000~7000억원 사이에서 거래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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