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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주 수요예측 어디로]‘따상' 대신 '따따블'..."빠른 균형가격 발견 기대"⑤“가격변동폭 커지면 손실 위험도 증가…의무보유 확대, 만병통치약 아냐”

최윤신 기자공개 2023-02-01 13:07:48

[편집자주]

수요예측의 목적은 적정한 가격을 발견하는 ‘프라이싱’에 있다. 국내 공모주 수요예측 제도는 이런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다는 비판을 계속해서 받아왔다. 금융당국이 제도와 관행 개선에 나선 것도 이 때문이다. 바뀌는 제도가 수요예측 본연의 기능을 되살려낼 수 있을지 더벨이 짚어봤다.

이 기사는 2023년 01월 30일 16: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20년 7월 상장한 SK바이오팜은 공모가격의 2배로 시초가가 정해진 뒤 3거래일간 상한가를 기록했다. 이른바 '따상상상'이다. 이후 약 2년간 공모시장엔 수많은 따상, 따상상이 나타났다.

과열된 IPO 시장의 한 단면상징과도 같던 '따상' 열풍이 끝나자 시장엔 적지 않은 숙제가 모습을 드러냈다. 투자자 보호를 위해 만든 제도가 공모주 과열 시기에 가격발견을 저해하고 투자자간 형평성을 헤친다는 문제의식이 커졌다. 당국은 문제의 본질이 공모주 주가의 과도한 변동성에 있다고 보고 이를 방지하기 위한 대책을 내놨다.

상장 직후 시장의 가격발견 기능을 키우기 위해 가격변동성 규제를 완화하는 한편, 기관투자자의 공모주 의무보유 관행을 확대하겠다는 방안을 내놨다. 업계에선 상장직후 빠르게 균형가격을 발견할 수 있도록 한다는 큰 틀에선 공감하면서도 세부 내용에 대해선 우려를 표한다.

◇ 가격변동폭 확대, 거래연속성 잇는다

금융당국이 올해 추진하는 IPO 건전성 제고방안에는 이른바 ‘따상’을 없애겠다는 방안이 담겼다. 상장 이후 시장에서 균형가격을 발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줄이고, 가격의 단기급등락을 방지해 투자자의 손실을 최소화하겠다는 의도다.

이를 위해 기존 공모가격의 최대 260%까지 열어 뒀던 상장 첫날 주가 허용범위를 최대 400%까지 늘리기로 했다. 기존 제도 하에서 ‘따상상상’(공모가격 대비 약 440%) 에 버금가는 수준까지 첫 거래일에 거래를 허용하겠다는 방침이다. 첫날 거래가격 하한선도 공모가격의 60%까지로 기존(63%) 대비 소폭 넓혔다.


당국의 문제의식은 지난 호황기 발생한 연이은 따상 과정에서 발생한 나타난 불합리성에 기인한다. 소위 따상이 예상되는 경우 거래 시작과 동시에 주문이 몰리는데, 이 때 매수기회의 불균등 현상이 빚어졌다.

기존 거래제도에서는 시초가격이 정해지기 전까진 따상 가격에 주문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클릭 전쟁’이 빚어졌다. 호가가 상한가일 때는 같은 가격으로 들어간 주문 중 먼저 접수된 호가부터 주문이 체결되는 시스템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수많은 투자자들은 거래 참여 기회를 놓쳤고 일부만 수익을 독식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당국은 이런 현상이 주문속도가 상대적으로 느린 대다수의 개인투자자가 거래 기회를 상실하는 것이라고 보고 불합리하다고 판단했다.

따상의 존재가 수요와 공급의 균형잡힌 거래가격을 발견하는 걸 지연시킨다는 문제의식도 있었다. 거래의 연속성을 단절시키기 때문에 소위 ‘상한가 굳히기’(매도주문을 초과하는 대규모 매수주문을 상한가에 제출하는 행위) 등이 발생했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 적정한 가격이 자리잡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렸던 게 사실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선 가격변동폭을 넓히는 것에 대해 대체적으로 긍정적인 반응을 내놓는다. 그간 거래제한폭으로 인해 적정한 거래 균형가격이 형성되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렸고, 이 과정에서 가격의 왜곡 현상도 적지 않았다는 데 큰 이견이 없기 때문이다.

해외에서도 상장 당일 가격 변동폭을 넓히는 제도를 시행하고 있기 때문에 이로 인한 부작용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바라본다. 일본의 경우 상장당일 공모가격의 25%~400%를 기준으로 시초가격을 결정하고, 대만은 상장 이후 4거래일동안 가격제한폭을 적용하지 않는다. 미국의 경우 정규장에서도 가격제한폭을 두고 있지 않다.

다만 일각에선 당국이 기대하는 ‘개인 투자자 보호 효과’와는 괴리가 나타날 수 있다는 점에 대해 우려의 시각을 내놓기도 한다. 당국은 해당 방안과 관련해 “공모주 주가 급등락에 따른 개인투자자의 투자손실도 줄어들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는데, 이런 기대와 실제 현상이 상충될 수 있다는 시각이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상장일 가격제한폭을 늘리면 균형가격 발견이 빠르게 이뤄질 수 있을거란 점에서 시장에는 긍정적이라고 본다”면서도 “다만 당국의 기대와 달리 일반투자자 보호와는 거리가 있을 것으로 보여 지속가능성에 의문이 생긴다”고 내다봤다.

실제 가격제한폭이 늘어나면 이론상 개인투자자가 하루 동안 손실을 볼 수 있는 범위가 커진다. 극단적으로는 상장 당일에 가격이 공모가격의 4배 수준으로 산 주식 가격이 같은 날엔 공모가격의 60%수준까지 떨어질 수 있게 된다. 일반 투자자 입장에선 하루만에 85%의 손실을 입을 수 있게 된다.

이 관계자는 “상장일 가격변동폭을 넓힌다는 건 상장 당일의 가격 책정에 불확실성이 있다는 걸 인정하고 시장의 가격발견 기능을 극대화하는 것”이라며 “일반투자자들의 투자 위험이 더 커지는 것이란 걸 인정하고 충분히 홍보하지 않으면 향후 상장 첫날 주가가 급등락 하는 사태가 발생했을 때 논란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 금투협 “정책 방향과 현실 조율할 것”

당국의 공모주 주가 급등락 방지 대책은 ‘의무보유 확약 최우선 배정 원칙’으로도 이어졌다. 공모주 주가급등락 방지를 위해 의무보유 확약물량에 대해 최우선 배정 원칙을 마련하기로 했다. 기관이 수요예측 과정에서 의무보유를 확약하면 확약한 주식 수만큼 우선배정 배정한다는 방침이다.
금융당국이 제시한 '의무보유 확약 최우선 배정 원칙' 적용 예시.
이런 방안은 기관투자자의 장기 투자를 유도하면 상장 직후 주가 급등락을 방지할 수 있을 것이란 생각에서 기인한다. 그러나 이에 대해 업계는 이견을 보인다. 지나치게 의무보호를 강조하면 오히려 균형가격 발견을 억제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상장 직후 시장 유통물량이 지나치게 적으면 수요대비 공급 부족으로 주가 급등이 일어날 수 있단 게 업계의 시각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수요에 맞는 적정 수준의 매도가 나와줘야 거래의 균형이 잡힌다”며 “의무보호예수로 주가가 지나치게 오르면 향후 주가 급락으로 이어져 피해만 양산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업계는 당국이 제시한 방안이 여과없이 적용되는 건 아니란 점에서 기대를 가지고 있다. 당국의 계획대로라면 오는 4월 금융투자협회의 증권인수업무규정 개정을 통해 적용될 예정인데, 금투협은 현재 업계의 의견을 반영해 완충안을 찾고 있다.

금투협 관계자는 “현재 개선방안 등에 대한 업계의 의견을 듣고 있는 단계"라며 “당국의 정책 방향성을 인지하고 있고 현실적 한계도 인지하고 있기 때문에, 입장을 잘 조율해 제도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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