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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이커머스 진단]11번가, '비용 통제·효율 극대화' 무한경쟁 뚫는다하일형 대표 '2.0 실행' 선포. 군살 빼기 속 투자 모색 '두토끼' 잡는다

이윤정 기자공개 2023-02-01 08:12:48

[편집자주]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면서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한 이커머스업계가 갈림길에 섰다. 양적 팽창을 통한 매출 증대 수혜를 누리면서 오프라인을 위협하는 거대 시장으로 자리를 잡았지만 수익성 측면에서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외형성장에 따른 규모의 경제 실현이 수익 증대로 이어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엔데믹 기조와 맞물려 변곡점에서 '흑자경영'을 목표로 변화의 몸부림을 치고 있는 이커머스의 현주소와 과제를 진단한다

이 기사는 2023년 01월 31일 07: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경쟁이 치열해진 이커머스시장에서 11번가는 성장 동력 확보와 적극적인 비용 통제에 집중한다. 수익성 개선을 위해 수수료 인상과 납품 단가 인하 등의 정책을 펼칠 수 있지만 이는 득보다 실이 많다는 분석에서다. 비용 최소화가 수익성 개선을 도모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안이라는 판단이다.

첫 여성 CEO인 안정은 대표의 발탁으로 하형일 대표와 각자대표 체제를 구성한 11번가는 올해 성장전략 지속과 이에 발맞춘 경쟁력 강화에 집중한다. 2022년 하형일 대표가 다진 '11번가 2.0'으로의 변환을 올해는 안 대표와 힘을 모아 실행시킬 계획이다. 재무적투자자(FI)들의 투자 회수 숙제를 안고 있는 만큼 기업가치 극대화에 총력을 다할 전망이다.

◇ 효율성에 방점 둔 투자…2022년 3분기 1061억 영업손실 기록

2022년 5월 하형일 대표는 11번가 대표이사로 취임하면서 '11번가 2.0으로의 변환'을 선언했다. 2018년 SK플래닛으로부터 분할해 신설법인으로 출범한 이후를 1.0으로 보는 11번가는 2.0이라는 다음 스테이지로의 도약 계획을 밝혔다.

2016년 약 2000억원 이상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던 11번가는 분할 이후 2019년 14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하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코로나19라는 변수가 발생하면서 이커머스 시장 전체가 흔들렸다.

비대면 구매 증가로 이커머스 산업이 크게 팽창했지만 경쟁 과열, 시장 대응 비용 및 코로나19 대응 비용이 추가로 발생했다. 여기에 쿠팡, 네이버의 공격적인 투자, SSG의 이베이 인수 등으로 시장 재편이 일어났고 자연스럽게 11번가는 이를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 비용 집행이 증가했다.

11번가는 2022년 3분기 누적 영업손실 1061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손실을 냈지만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투자를 지속한 상황에서 수익성 개선 과정을 통한 체질 개선으로 관리 가능한 수준에서 손실 규모를 유지 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하 대표의 취임과 11번가 2.0 변환 선언 후 11번가는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전략적 투자를 계속했다.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 경쟁력 강화 △직매입(1P) 사업 확대 △ SK텔레콤-아마존-11번가의 시너지 및 충성고객 확보 △오픈마켓 경쟁력 기반 차별화 서비스 제공 등을 했다.

작년 6월 11번가는 '슈팅배송'을 선보였다. 평일 자정까지 주문한 상품을 다음 날 받을 수 있는 익일 배송 서비스다. 슈팅배송 영향으로 2022년 3분기 11번가는 매출 신장을 기록했다. SK스퀘어 자료에 따르면 11번가는 2022년 3분기 매출액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43% 증가한 1899억원을 나타냈다.

11번가 관계자는 "성장을 위한 투자를 피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투자도 효율에 방점을 두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2023년에도 11번가는 효율성 관점에 입각해 사업 기조가 유지될 전망이다.

◇ 2023년 '11번가 2.0' 실행 원년 선포

11번가는 2023년을 '11번가 2.0'의 실행을 밝혔다. 작년 말 안정은 신임대표이사 취임 후 진행한 11번가 서울스퀘어 사옥에서 진행된 타운홀 미팅 '2023 립 포워드(Leap Forward)'에서 2023년이 본격적인 11번가 2.0 실행의 원년이 될 것이라고 강조됐다.

안 대표는 11번가의 첫 여성 CEO로 야후코리아를 거쳐 네이버 서비스기획팀장, 쿠팡 PO(프로덕트 오너) 실장, LF e서비스 기획본부장 등 역임했다.

작년 12월 각자대표 체제로 전환한 11번가는 신규 사업 전략 전문가인 하 대표가 성장 전략을 바탕으로한 11번가의 기업가치 증대에 전념할 예정이다. 안 대표는 사업 전반의 성과와 차별화된 경쟁략 강화에 집중한다.

11번가 관계자는 "각자 대표 체제로 역동적으로 변화하는 e커머스 시장에 신속하고 정확한 의사결정이 가능해졌다"며 "더 기민하게 대응해 신성장동력 확보와 서비스 고도화, 한층 강화된 고객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 FI 엑시트 숙제…기업가치 제고 총력

11번가의 수익성 개선은 비용 최소화에 맞춰져 있다. 중개 플랫폼으로서 이익을 추가하는 방법으로 입점 판매자로부터 받는 수수료를 인상하는 것이 있다. 하지만 11번가는 지금과 같은 치열한 경쟁 시장에서 판매자에게 수익 개선 부담을 전가하는 것은 결국 제 살 깍아 먹기를 넘어 자살행위와 같다는 판단이었다.

또 직매입을 확대해 납품단가를 낮춰 이익을 극대화 하는 방안도 가능하지만 이는 11번가 규모에서는 현실성이 낮다고 봤다. 결국 합리적 비용 통제로 자체 비용을 최소화하거나 필수 비용 효율을 극대화하는 방법을 택했다. 물류센터 운영 효율 개선이 그 결과다

11번가는 자체 개발한 WMS 2.0(창고관리시스템, Warehouse Management System)을 도입했다. 이에 슈팅배송에 접수된 주문의 할당과 피킹, 출고, 검수 및 송장출력과 재고관리까지 물류센터 운영 전반에 걸쳐 획기적으로 효율성을 개선했다.

직매입 사업 확장전략도 비용 최소화에 입각해 진행됐다. 대규모 투자를 통해 물류 인프라를 먼저 확보한 후 물량을 추가하는 방식이 아닌 빅데이터를 통해 예측한 고객 수요를 바탕으로 현재 확보한 인프라의 최대치를 활용했다. 성장 속도에 맞춰 수요 증가에 필요한 규모만큼만 추가 임대 방식으로 점진적으로 확대했다.

업계 관계자는 "11번가는 재무적투자자(FI)들의 투자 회수를 앞두고 있기 때문에 올해는 비용 통제와 수익성 개선을 기본으로 기업가치 제고에 총력을 다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11번가는 2018년 SK플래닛으로부터 분사한 직후 국민연금, 새마을금고, H&Q코리아가 참여한 컨소시엄으로부터 5000억원을 투자받았다. 투자 조건으로 5년 내 상장이란 조항이 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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