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 3.0, 포스트 이수만 시대]멀티 레이블 도입…'SM판 뉴진스' 나올까②경쟁사는 이미 갖춰, 신인 데뷔 잦아질 듯…매출 확대 가능성
황선중 기자공개 2023-02-09 12:54:21
[편집자주]
국내 엔터테인먼트시장 터줏대감 SM엔터테인먼트가 'SM 3.0' 시대를 선포했다. 지금까지 경영 전략의 시발점이었던 창업주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 리더십에서 벗어나겠다는 의지다. 앞으로는 단단한 조직의 힘으로 국내를 넘어 글로벌 엔터테인먼트사로 도약하겠다는 포부까지 내비치고 있다. 새로운 변곡점에 접어든 SM엔터테인먼트의 변화상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2월 07일 08: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새로운 변화를 선포한 SM엔터테인먼트는 핵심 지식재산권(IP)인 아티스트 육성 전략부터 다시 세운다. 지금까지는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의 안목과 취향에 의존해 아티스트를 제작하는 경향이 짙었다. 그동안 SM엔터테인먼트의 성공방식이었던 만큼 누구도 쉽게 건드리지 못했다.하지만 앞으로는 다수의 제작사를 기반으로 아티스트 육성 시스템을 체계화한다. 이른바 '멀티 레이블(제작사)' 체제를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경쟁사인 하이브와 JYP엔터테인먼트는 일찌감치 갖추고 있는 시스템이다. 개인의 리더십이 아닌 조직화된 시스템을 통해 경영 안정성과 효율성을 더하겠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멀티 레이블 체제, 경쟁사는 이미 도입
통상 하나의 아티스트를 탄생시키는 과정은 꽤 복잡하다. 아티스트 발굴부터 육성, 음원 수급, 녹음, 앨범 제작, 뮤직비디오 촬영, 마케팅까지 일련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그만큼 연예기획사는 아티스트 데뷔 혹은 앨범 발매를 앞둘 때마다 내부 인력을 총동원한다. 이것이 전통적인 방식이었고, SM엔터테인먼트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최근에는 추세가 변했다. 이번에 SM엔터테인먼트가 도입하겠다고 밝힌 이른바 '멀티 레이블' 체제가 보편화됐다. 멀티 레이블이란 지주회사가 여러 자회사를 거느리듯 본사 산하에 여러 제작사를 두는 것이다. 보통은 장르별로 레이블을 나눈다. 제조업으로 비유하면 생산라인을 다양화하는 것이다.
경쟁사인 하이브와 JYP엔터테인먼트는 이미 멀티 레이블 체제를 도입한 상태다. 실제로 하이브 아티스트는 소속 레이블이 각각 다르다. 구체적으로 '방탄소년단'은 빅히트뮤직, '세븐틴'은 플레디스, '르세라핌'은 쏘스뮤직, '뉴진스'는 어도어에 속해 있다. 하이브는 일본 및 미국 아티스트용 레이블도 두고 있다.
◇아티스트 복귀 주기 짧아져, 매출 확대 가능성
멀티 레이블이 가져다주는 장점은 다채롭다. 우선 여러 아티스트가 동시다발적으로 출격할 수 있게 된다. 기존에는 본사가 모든 아티스트를 책임져야 했지만, 멀티 레이블 하에서는 여러 레이블이 저마다 앨범을 제작하기 때문이다. 장르마다 레이블을 두는 만큼 장르별 전문성도 강화된다. 양질의 IP를 확보할 수 있는 구조다.
앨범 출시 주기도 짧아진다. 그만큼 아티스트 활동 공백기 역시 줄어든다. 정규앨범보다 미니앨범 위주로 발매하는 최근 가요 트렌드와도 부합한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멀티 레이블 체제를 갖춘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아티스트 '아이브'는 2021년 11월 데뷔 이후 10개월 동안 무려 세 장의 앨범을 발매했다.
케이팝 시장이 부쩍 커졌다는 점도 멀티 레이블으로의 전환을 유도하는 요인이다. 예전에는 케이팝 소비층이 국내에 국한됐지만, 이제는 해외로 넓어졌다. 케이팝에 대한 수요가 커졌다는 의미다. 그만큼 연예기획사 입장에서는 여러 아티스트 및 앨범을 선보이더라도, 다시 말해 공급을 늘려도 충분히 수익을 거둘 수 있다는 설명이다.
◇SM엔터테인먼트 신인 아티스트 늘어날 듯
멀티 레이블은 권력의 분산을 의미하기도 한다. 기존에는 한 명의 총괄 프로듀서가 모든 앨범 제작 과정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하는 구조였다. SM엔터테인먼트의 경우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가 앨범 타이틀곡은 물론이고 안무 구성, 카메라 워킹, 의상, 심지어 아티스트의 앞머리 길이 등 세세한 부분까지 디렉팅해왔던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멀티 레이블 체제에서는 여러 레이블 대표 프로듀서끼리 권한을 나눠 갖는다. 단일 프로듀서가 아닌 다수 프로듀서 체제인 만큼 더 안정적이라는 평가다. 같은 회사 레이블끼리 선의의 경쟁도 이뤄진다. 실제로 지난달 하이브의 '뉴진스'와 '르세라핌'은 음악방송 1위 후보로 맞붙기도 했다.
SM엔터테인먼트가 멀티 레이블 체제를 갖추기로 결정한 만큼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는 앞으로 더 이상 아티스트 및 앨범 제작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게 됐다. 반대로 SM엔터테인먼트 아티스트는 기존보다 더 자주 복귀해 활동할 것으로 예상된다. 새롭게 데뷔하는 신인 아티스트 역시 더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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