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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둘러싼 지분 경쟁 '장기전' 가나 새해에도 가족·계열사 총동원해 매입...지난해 말 기준 지분율은 장씨 측 우위

조은아 기자공개 2023-02-10 10:19:02

이 기사는 2023년 02월 08일 16:3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새해 들어서도 영풍그룹 최씨 일가와 장씨 일가가 고려아연 지분 매입에 한창이다. 양쪽이 경쟁적으로 지분을 사모으면서 두 집안의 지분율 격차는 4~5%대에서 더이상 좁혀지지 않고 있다.

특히 올해 정기 주주총회 표결권을 결정짓는 작년 주주명부폐쇄일 이후에도 양쪽 모두 지분을 사들이고 있다. 양측의 지분 경쟁이 올해 정기 주총을 넘어 장기전으로 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해 말까지의 지분율 격차를 보면 여전히 기존에 지분율이 높았던 장씨 일가가 유리하다. 지난해 말 지분율 격차가 5% 이상으로 추정되는 만큼 일반 주주들이 어느 쪽 손을 들어주느냐에 올해 주총 결과가 달려있을 것으로 보인다.

8일 재계에 따르면 양 집안은 12월부터 올 초까지도 지분 매입에 한창이다. 우선 최씨 측을 살펴보면 집안 사람들이 동원돼 지분 매입에 나서고 있다. 12월부터 최근까지 지분 매입 대열에 합류한 오너 일가는 최장규 영풍정밀 회장과 정지혜씨, 김지수씨, 최인승씨, 최지상씨 등이다.

최창규 회장은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의 작은아버지다. 정지혜씨는 최창규 회장의 부인이다. 김지수씨는 최윤범 회장의 다른 작은아버지 최창근 고려아연 명예회장의 며느리다. 최인승씨와 최지상씨는 각각 2015년생, 2018년생인 것으로 볼 때 오너 4세로 추정된다.

영풍정밀도 지난해 12월 21일부터 올 1월 2일까지 8차례에 걸쳐 6만5787주를 373억원에 사들였다. 지분율은 열흘 사이 1.57%에서 1.91%로 높아졌다. 영풍정밀은 일찌감치 이번 주총에서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할 곳으로 주목받은 회사다. 고려아연 지분율이 채 2%도 되지 않지만 두 집안이 보유한 고려아연 지분율 격차가 워낙 작기 때문이다.

영풍정밀은 최씨 측 계열사로 분류된다. 최씨 측 지분율이 30.07%, 장씨 측 지분율이 21.25%로 두 집안의 격차는 8.82%포인트다. 이사회 역시 최씨 측이 장악하고 있다. 사내이사로는 최창규 회장과 이한성 부사장이 있으며 둘은 나란히 대표이사도 맡고 있다. 사외이사 3명 역시 최씨 측 인물로 분류된다. 이들을 견제할 만한 인물로 기타비상무이사에 장형진 영풍그룹 회장이 이름을 올리고 있지만 힘을 쓰기는 어려운 구조다.

장씨 측도 가만히 있지는 않았다. 장씨 측 계열사 코리아써키트와 씨케이도 고려아연 지분을 적극적으로 매입하고 있다. 코리아써키트는 지난해 12월 13일부터 올해 1월 18일까지 고려아연 주식 4만5530주(0.23%)를 약 262억원에 매입했다. 코리아써키트는 지난해 8월 고려아연 주식을 처음 사들였는데 이후 빠른 속도로 지분율을 확대하고 있다. 현재 지분율은 0.52%다.

장형진 회장의 자녀들이 소유한 씨케이도 고려아연 주식을 처음으로 취득했다. 씨케이는 지난달 31일과 이달 1일 고려아연 주식 2379주(0.01%)를 약 13억원에 샀다. 씨케이는 지난해 영풍 주식 3만9531주(2.15%)를 매도하며 289억원을 확보해둔 상태이기도 하다. 향후 추가로 고려아연 주식을 매입할 가능성이 높다.


두 가문의 지분율 격차는 지난해 최씨 측이 한화그룹과 LG화학 등을 우호 지분으로 끌어들인 이후 10%대로 좁혀졌다. 이후에도 최씨 일가가 적극 나서 지분을 매입하면서 장씨 측 지분율을 따라잡을 듯했지만 장씨 측 역시 계열사를 총동원해 지분율 방어에 나서면서 4~5% 안팎의 격차를 유지하고 있다.

양쪽의 표대결은 이번 주총에서 처음 벌어진다. 특히 이사진 11명 가운데 6명의 임기가 만료되는 만큼 장씨 측에서 몇 명이나 이사회에 입성시킬 수 있는지가 관전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고려아연 이사회는 사내이사 5명(기타비상무이사 1명 포함)과 사외이사 6명을 더해 11명으로 구성됐다. 최윤범 회장이 대표이사를 맡고 있고, 이사회 의장은 최 회장의 작은아버지인 최창근 명예회장이 맡고 있다. 나머지 경영진과 사외이사 역시 최씨 측으로 분류된다. 고려아연의 실질적 경영을 줄곧 최씨 측에서 맡아왔던 만큼 이사회 역시 최씨 측 인물들이 대부분 참여하고 있다.

이들 가운데 6명의 임기가 3월 주총과 맞물려 만료된다. 장씨 입장에선 자신들 쪽 인물을 대거 이사회에 입성시킬 기회다. 이번 주총의 결과가 뜻대로 되지 않는다고 해도 그 다음을 노리기 위해 새해에도 꾸준히 지분을 사들이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일반 주주들이 기존 경영진을 계속 신뢰하는 경향이 있다는 점에서 새로운 경영진을 진입시켜야 하는 장씨 측은 지분율 격차를 더 벌려야 할 필요성이 높다.

지난해 고려아연 주총은 3월 23일에 열렸다. 주총 안건 등이 공개된 건 주총 소집결의가 공시된 2월 말이다. 올해 역시 비슷한 일정으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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