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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총회 프리뷰]이사회 새판짜는 고려아연, 표 대결 승자는 누구지분율, 장씨 일가 유리하지만 주주제안 없어…국민연금 표심 관건

허인혜 기자공개 2023-02-20 07:36:54

[편집자주]

주주총회 안건은 기업의 미래를 담고 있다. 배당부터 합병과 분할, 정관변경과 이사 선임 등 기업의 주요한 결정은 주주총회에서 매듭짓게 된다. 기업뿐 아니라 주주들의 의견을 드러내는 장치이기도 하다. 특별·보통결의 안건들은 주주의 구성에 따라 통과되기도, 반대의견에 부딪혀 무산되기도 한다. 더벨이 주주총회 안건이 불러올 기업의 변화를 분석해보고 주주 구성에 따른 안건 통과 가능성 등을 전망해 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2월 17일 09: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고려아연이 올해 임기가 만료되는 이사회 멤버들의 빈 자리를 대거 신임 이사진으로 교체한다. 영풍그룹 총수인 장형진 고문 일가와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일가가 고려아연의 지분을 두고 경쟁을 벌이고 있는 만큼 이번 이사회 멤버진 후보는 어느때보다도 눈길을 끌었다.

이사회 후보는 현 경영진과 최 회장의 친인척으로 구성돼 일단은 최씨 일가에 우호적인 인물들로 구성된 것으로 보인다. 운명은 이제 주주총회 표심에 달렸다. 숫자만 보면 장씨 일가가 우세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실제 표 대결 전망은 더 복잡해질 것으로 보인다. 주주들은 누구의 손을 들어줄까.

◇고려아연, 이사 후보안건 상정…최vs장, 장씨 일가 지분 우세

고려아연은 이달 주주총회소집결의 공시를 통해 내달 17일 주주총회 개최와 상정될 안건을 공개했다. 핵심 안건은 '이사 선임의 건'으로 각각 두 명의 사내·사외이사와 기타비상무이사 후보가 이름을 올렸다.

올해 3월 임기가 마무리되는 인물은 최창근 명예회장과 노진수, 백순흠 부회장(사내이사), 한철수, 김의환, 김보영 사외이사 등 6명이다. 고려아연은 김보영 사외이사를 제외한 모든 이사진을 교체하는 안을 내놨다. 임기가 끝나는 이사 중 한철수 사외이사만 6년의 임기를 채워 재선임이 불가능했고 나머지 인물들은 연임이 가능했었다.

신임 이사 후보는 사내이사로는 박기덕 고려아연 사장과 박기원 고려아연 온산제련소장이 명시됐다. 최 회장의 사촌이자 최창영 고려아연 명예회장의 장남인 최내현 알란텀 대표는 기타비상무이사에 내정됐다. 권순범 법무법인 솔 대표 변호사와 서대원 BnH 세무법인 회장이 사외이사 후보다. 현 경영진과 최내현 대표를 최씨 일가에 우호적인 인물들로 본다면 신임 이사의 절반은 최가네 사람들로 채워진다.

산술적으로만 보면 최씨 일가에 우호적인 이사진 구축은 험로에 부딪힐 가능성도 있다. 장씨 일가와 우호 지분의 합계가 더 높아서다. 이달을 기준으로 최씨 일가의 지분은 28.17%, 장씨 일가의 지분은 32.38%로 집계된다.


◇캐스팅보트, 최·장보다 국민연금…장 고문에 '반대표'

양측의 지분 격차는 4%포인트 수준이다. 장씨 일가가 우세하기는 하지만 어느 쪽도 승리를 자신하기는 어려운 수치다. 그렇다면 진짜 캐스팅보트는 지난해 3분기 말을 기준으로 8.75%의 지분을 보유한 국민연금공단이 될 수 있다. 국민연금은 2021년 고려아연 지분 보유 목적을 단순투자에서 일반투자로 변경하며 더 적극적인 주주행동을 예고했다.

찬반표로만 본다면 국민연금은 장씨 일가에 우호적인 유권자는 아니다. 한국ESG기준원에서는 고려아연이 최근 개최한 13건의 주주총회 결과를 공개하고 있다. 국민연금은 2012년과 2015년, 2022년 세 차례 장형진 고문의 이사 선임을 반대했다. 과도한 겸직이 우려된다는 이유였다. 반대로 최 회장 선임에는 찬성했다.


소액주주들의 지분도 42% 이상으로 만만치 않다. 고려아연 소액주주들의 의견이 그동안 경영진과 배척점에 서지는 않았다. 소액주주들로서는 최 회장이나 고려아연 경영진의 안건에 반기를 들 만한 이유가 마땅치 않다.

고려아연이 최 회장 등극 후 장사를 잘 해왔기 때문이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축소됐지만 2021년까지는 매년 성장가도를 달렸다. 동종 업종인 영풍과 비교해보면 차이가 더 극명하다. 2021년 영풍과 고려아연의 영업이익 차이는 9974억원에 이른다.

고려아연이 주주친화 정책으로 당근책을 내밀었다는 점도 소액주주들의 표심을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 주주친화 정책은 최 회장이 꾸준히 추진해온 비전이기도 하다. 2월 공개한 주주친화 정책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올해부터 중간배당을 실시하는 한편 별도 재무재표 기준 당기순이익의 30% 이상을 배당하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진짜' 진검승부, 최윤범·장형진 임기말인 내년 전망

올해보다는 최 회장과 장 고문의 임기가 만료되는 내년이 주주총회의 '진짜' 승부처로 보인다. 최 회장과 장 고문은 나란히 2024년 3월 24일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특히 장씨 일가는 이번 주주총회에 이사 추천을 포함해 특별한 주주제안을 내놓지 않았다. 시장에서는 장씨 일가가 주주제안으로 이사를 추천하는 전개도 전망한 바 있다.

또 신임 이사 후보들은 이미 이사회 결의를 거친 인물들인데 현재 고려아연의 이사회에는 장형진 고문이 포함돼 있다. 장 고문이 앞서 한 차례 의견을 개진할 기회가 있었는데 그 과정을 거치고도 후보로 남은 인물들이라는 의미다.

신임 이사진들의 후보 추천을 두고 장 고문이 어느 쪽에 손을 들었는 지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장 고문은 최 회장 승진 안건이나 자사주 맞교환 안건 등에 모두 찬성했다.

고려아연은 지난해 11월 고려아연의 우호세력으로 불리는 한화와 한화의 자사주 7.3%, 고려아연의 자사주 1.2%를 맞바꾼 바 있다. LG화학과도 LG화학의 자사주 0.47%, 고려아연의 자사주 1.97%를 교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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