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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 the move]쿠팡, 자회사 CFO 반년 동안 구인 중인 이유는내부 재무 전문가 부재, 쿠팡 Inc. 역대 CFO도 모두 외부에서 영입

김형락 기자공개 2023-02-27 10: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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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이 특정 분야에서 사람을 찾는 데는 이유가 있다. 안 하는 일을 새롭게 하기 위해, 못하는 일을 잘하기 위해, 잘하는 일은 더 잘하기 위해서다. 기업이 현재 발 딛고 있는 위치와 가고자 하는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단서가 이 리크루팅(채용) 활동에 있다. 더벨이 기업의 재무조직과 관련된 리크루팅 활동과 의미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2월 22일 16:11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쿠팡(Coupang Inc.)이 손자회사 CPLB(Coupang Private Label Brands) 최고재무책임자(CFO)를 5개월째 찾고 있다. 자체 브랜드(PB) 상품 제작·판매사업 재무를 맡길 전문가가 내부에 없기 때문이다.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스타트업)에서 국내 이커머스 시장 공룡으로 빠르게 성장한 쿠팡은 CFO를 외부에서 영입하는 인사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쿠팡은 손자회사 CPLB의 CFO 채용 문을 열어뒀다. 지난해 9월 채용 공고를 올렸지만 아직 적임자를 뽑지 못했다. 기업 주요 임원인 CFO를 찾는 채용 공고를 낸 것도 이례적이지만, 쿠팡처럼 수개월 동안 공개 채용 원칙을 지키는 곳도 흔치 않다. 내부 인력을 이동시키기보다는 외부에서 전문가를 채용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CPLB는 쿠팡 PB 상품을 제작·판매하는 계열사다. 쿠팡 국내 법인에 있던 PL(Private Label·자체 개발 상품)사업부가 2020년 7월 100% 자회사로 독립했다. CPLB 브랜드로 제조 파트너사 제품을 소개하고, 쿠팡 유통망을 통해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구조다. 2021년 말 기준 자산총계는 2452억원 규모다.


CPLB는 재무 건전성과 현금흐름을 관리할 재무 전문가가 필요한 상황이다. 쿠팡을 매출처로 두고 빠르게 외형성장(2021년 매출 1조569억원)을 이뤘지만, 매입채무가 쌓이며 부채총계도 늘었다. 2021년 말 부채비율은 890%다. 부채총계는 2205억원, 자본총계는 248억원 규모다. 1년 안에 갚아야 할 매입채무(1475억원)가 전체 부채에서 67%를 차지한다. 상품을 미리 받고 아직 결제하지 않은 금액이다.

채용 안내에도 재무 위험관리를 CFO 역할로 명시하고 있다. 부채, 투자금을 분석해 위험 관리를 수행하고, 자본 구조와 재무 계획 평가·관리도 맡는다. 필수 자격 요건으로는 CFO 또는 재무 임원 경력을 요구하고 있다.

CPLB는 지배기업인 쿠팡의 CFO 인사 기조를 따라갈 것으로 보인다. 역대 쿠팡 CFO는 모두 외부 인사였다. 창업자인 김범석 쿠팡 최고경영자(CEO)는 각 성장 단계마다 적합한 인재를 CFO로 기용했다.


창업 초기에는 송경찬 알토스벤처스 파트너가 CFO로 합류했다. 송 파트너는 쿠팡 CFO로 오기 전 투자은행(메릴린치)과 기업 인수·합병 분야(지멘스), CFO(현대오토넷, 콘티넨탈, 하이디스) 등을 두루 거쳤다. 투자 유치가 절실한 쿠팡에 적합한 재무 전문가였다.

김 CEO는 창업 이듬해(2011년) 송 파트너를 CFO로 발탁했다. 송 파트너는 2020년 1월까지 9년여간 쿠팡 CFO로 일하며 김 CEO와 손발을 맞췄다. 2015년 소프트뱅크로부터 10억달러 투자 유치 등에 일조했다.

뉴욕증권거래소 상장을 앞두고 또다시 CFO를 외부에서 찾았다. 김 CEO는 2019년 12월 글로벌 게임회사 IGT CFO로 있던 알베르토 포나로(Alberto Fornaro) 고문을 CFO로 영입했다. 알베르토 고문은 비상장사와 상장사 CFO(테크노짐, 두산인프라코어건설기계) 경험을 갖춘 재무 전문가였다.

알베르토 고문은 쿠팡이 뉴욕증시에 상장하기 직전 CFO에서 수석 고문으로 역할을 바꿨다. 2020년 12월 쿠팡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첫 투자설명서(Draft Registration Statement)를 제출할 때까지 CFO직을 유지했다.

후임자인 거라브 아난드 CFO가 2021년 3월 쿠팡 상장 절차를 마무리했다. 거라브 CFO는 아마존에서 재무 경력을 쌓은 인물이다.

거라브 CFO는 김 CEO 비서실장으로 신임을 쌓았다. 아마존 클라우드 서비스(AWS)·핀테크·리테일 재무 담당(2007~2014년), 인도 패션기업 민트라 재무 담당 부사장(2014~2016년) 등을 거쳐 2017년 1월 쿠팡 글로벌 이커머스 부문 CFO로 합류했다. 이듬해 1월 김 CEO 비서실장을 지낸 뒤 2019~2020년에는 쿠팡 최고운영책임자(COO)를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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