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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당정책 리뷰]국내 방산업계, 아쉬움 남는 '추상적' 배당기조한화에어로·KAI '이익·재무 감안' 원론적 입장…LIG넥스원, 2020년부터 구체화

박동우 기자공개 2023-03-15 07:40:15

[편집자주]

분기·연간 실적 발표 때마다 투자자들의 최대 관심사는 기업이 발표하는 배당정책이다. 유보 이익을 투자와 배당에 어떤 비중으로 안배할지 결정하는 건 최고재무책임자(CFO)의 핵심 업무다. 기업마다 현금 사정과 주주 환원 정책이 다르기에 재원 마련 방안과 지급 방식도 각양각색이다. 주요 기업들이 수립한 배당정책과 이행 현황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3월 10일 17:32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발발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세계 각국이 한국산 무기에 깊은 관심을 드러냈다. 덕분에 국내 방산업계는 실적이 늘고 주가가 뛰는 등 특수를 누렸다. 하지만 배당 정책의 기조를 살피면 아쉬움이 남는다. '추상적' 설명이 두드러지는 탓에 앞으로 배당 수준이 어떻게 달라질 것인지 투자자가 원활히 예측하기 어렵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구체적 기준을 공표하지 않고 이익, 재무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한다는 '원론적 입장'만 제시해왔다. LIG넥스원은 2020년부터 정책의 방향을 구체적으로 표명키 시작했다.

◇한화에어로·KAI, 배당금 예측 모호성 한계

방위산업체 가운데 배당을 실시하는 대표적 기업으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국항공우주산업(KAI) △LIG넥스원 등이 거론된다. 일반적으로 배당에 필요한 재원과 지급액을 산정하는 기준은 분기보고서나 사업보고서에 기재된 '주주환원정책'을 토대로 파악할 수 있다. 방산 기업들이 공시한 내용을 살피면 구체성이 미흡한 대목이 드러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016년 이래 2019년까지 무배당 기조를 유지했다. 당시 공개한 사업보고서를 통해 "주주이익 도모 차원에서 회사 이익의 일정 부분을 주주에게 환원하는 주요 수단으로 배당을 실시하고 있다"며 "배당에 관한 사항은 이익 규모 및 향후 투자 계획을 감안해 이사회에서 결정한다"고 언급했다. 원론적인 안내에 그친 셈이다.

2020년에 재원 304억원을 투입해 주당 600원씩 나눠주면서 배당 조치가 궤도에 올랐지만,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공시한 정책 기조는 이전과 동일했다. 올해 2월에도 506억원을 들여 주당 1000원을 지급하는 계획이 나왔으나 이러한 금액을 책정한 근거를 상세히 알기는 어렵다. '탄력적 운용'을 강조하면서 "회사의 경영 실적과 재무 상황 등을 전반적으로 고려하고 시장과 동종업계 주주환원 규모를 반영한다"는 서술만 등장했다.


KAI 역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마찬가지로 주주들이 앞으로 배당 수준을 예상하기 어렵다. 지난해 11월에 공시한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해당 사업연도의 당기순이익 외에도 향후 투자 규모, 재무 구조, 배당 안정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이사회에서 결정한다"는 대목이 주주환원책의 골자다.

KAI는 2009년에 우선주 투자자들에게 주당 2250원을 지급하면서 배당의 첫 발을 뗐다. 2018년 이래 최근 5년 동안 배당성향이 20%선을 웃돌았고, 2020년과 2021년에는 보통주 1주당 배당금으로 잇달아 200원을 책정했다. 하지만 주주환원의 방향을 구체적으로 표명하지 않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과거 배당 내역만 살펴 추론할 수밖에 없다.


◇'혼합정책' 기조 천명한 LIG넥스원

지대공미사일 '천궁'으로 방산시장을 개척한 LIG넥스원은 2015년 기업공개(IPO) 이래 해마다 배당을 실시했다. 연결기준 순이익의 증가와 맞물려 주주환원 규모를 점진적으로 확대했다. 2018년 110억원이었던 배당 총액이 2022년에는 327억원까지 늘었다. 같은 기간 주당 배당금도 500원에서 1500원으로 3배 증가했다.

LIG넥스원은 2020년부터 '혼합 정책'을 공식 기조로 채택했다. 매년 창출하는 이익 수준을 검토한 뒤 일정배당성향 정책과 안정배당 정책 가운데 하나를 골라 실행하는 데 주안점을 뒀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KAI 등과 견줘보면 배당 방침의 선명성이 뚜렷한 편이다.


일정배당성향 정책은 주당순이익(EPS)의 일정 비율에 맞춰 주당 배당금을 책정하는 내용을 반영했다. LIG넥스원은 실적설명회 프리젠테이션(PT) 자료와 공시 등을 통해 "배당성향 25% 수준을 기준으로 향후 투자 계획을 고려해 (연간 주당 배당금을) 결정하고 있다"고 표명했다.

2021년에 LIG넥스원의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은 1051억원, EPS는 4829원으로 나타났다. 전년대비 증가한 실적이었던 만큼 주당 배당금을 2020년(900원)보다 300원 늘린 1200원으로 확정했다. 배당성향은 24.9%로, 일정배당성향 정책에서 명시한 '25%'에 거의 근접하는 수치였다.


안정배당 정책은 EPS가 과거보다 줄어든 국면에서 실시한다. LIG넥스원은 "일정배당성향 정책 유지시 EPS의 감소로 인해 적절한 수준의 배당을 주주가 받을 수 없게 되는 경우"를 상정하며 "(이때는) 배당가능이익 및 재무구조를 고려해 주당 500원 수준의 안정배당정책을 채택한다"고 서술했다.

LIG넥스원은 "2017년부터 2019년까지 3년 연속으로 안정배당 정책을 실시했다"고 부연설명했다. 당시 주당 배당금은 500원(2017년·2018년), 600원(2019년)이었다. 방위 산업 전반의 위축으로 EPS가 급감한 대목이 영향을 끼쳤다.

다만 2017년~2019년에 공개된 사업보고서나 IR북 어디에도 안정배당 정책을 거론한 대목은 존재하지 않는다. "주주 중심의 경영을 실현하고자 지속적으로 배당을 실시하고 있다"며 "향후에도 미래의 성장과 이익의 주주환원을 균형있게 고려해 배당하고자 한다"는 형식적 언급만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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