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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라인건설 지배구조 점검]사명 변경과 M&A, 베일에 가린 한지붕·두가족 체제①지분구조상 별개 회사, '친인척' 공병탁 라인건설 ·공승현 동양건설 양대 축

성상우 기자공개 2023-05-30 08:08:11

[편집자주]

한 몸으로 알려진 동양건설산업과 라인건설은 최근 중견건설사 중 성장세가 가장 눈에 띄는 곳들이다. 지난해 불황 속에서도 역대급 외형 성장과 수익성 확대를 이뤄냈다. 이처럼 주목받은 상황이지만 내부 사정은 상당수가 베일에 싸여 있다. 지배구조가 대표적이다. 수년 전 동양건설산업이 EG건설에 인수된 뒤 흡수합병을 거쳐 지금에 이르게 되면서 많은 부분이 감춰졌다. 이들 회사의 지배구조와 사업 현황 등을 집중 조명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5월 24일 11:5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동양건설산업은 ‘파라곤’ 브랜드로 한때 승승장구했던 곳이다. 독특한 유럽풍 외관과 인테리어가 강점으로 꼽힌다. 중견사로는 드물게 강남권에서도 아파트를 다수 공급해 프리미엄 이미지까지 갖고 있다. 하지만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사업 한 건 때문에 순식간에 무너진 역사를 갖고 있다. 서초구 헌인마을 개발사업에 걸려있던 4000억원대 PF 신용보강을 해소하지 못해 2011년 법정관리로 갔다.

동양건설산업을 살린 건 업계에 이름이 거의 알려져 있지 않았던 EG건설이다. 광주 지역에서 덩치를 키워오던 곳으로 '이지더원'이란 아파트 브랜드를 사용하던 업체다. 2014년 동양건설산업을 인수한 EG건설은 이후 2017년 동양건설산업(존속회사)과 합병을 단행하고 이름을 바꿔달았다.

이때부터 동양건설산업은 관계사 라인건설과 양대축으로 그룹사를 꾸리게 됐다. 특히 양사 모두 지난해 시평순위 50위권 내로 진입하는 성과를 보여 업계 주목도가 상당히 높아진 상태다.

정작 이들 회사는 베일에 가려져 있는 부분이 많다. 특히 지배구조가 그렇다. 주력 회사인 동양건설산업과 라인건설 지배구조의 최상단 지배자가 누구인지는 어느 정도 윤곽이 드러나 있으나 그 외 주주 구성이나 관계사간 출자 구조는 아직 명확히 밝혀진 바가 없다.

◇한 가족 동양건설산업·라인건설, 지분구조상 동떨어진 회사

M&A가 이뤄지고 사업을 키워오는 과정에서 동양건설산업과 라인건설은 한 몸처럼 움직였다. 흔히 말하는 동일 기업집단 내에 지분관계로 묶여있는 관계로 외부에 비춰진다. 두 회사와 종속회사들이 모두 같은 사옥에 입주해 있으며 인력도 통합 채용으로 모집한다. 최근 수년간 대외 홍보 자료에 사용된 주어 역시 ‘동양건설산업·라인건설’로 한몸이란 점을 강조하고 있다.

라인건설 개인 최대주주인 공병탁씨의 직함은 라인건설·동양건설산업 ‘총괄사장’이다. 동양건설산업 인수 주체였던 EG건설 설립자 공병학씨 역시 라인건설·동양건설산업 회장 직함을 쓴다. 사업 구조상으로도 한쪽이 시행사가 돼 발주를 하면 다른 한쪽이 수주 및 시공을 하는 등 동일 기업집단 내에서 일어나는 일감 몰아주기 방식으로 매출을 많이 냈다.

사실 겉보기와 달리 양사는 지분 구조상 관계는 단절돼 있다. 동양건설산업 최대주주는 동양이노텍이다. 동양이노텍의 최대주주는 92% 지분을 갖고 있는 공승현씨다. 나머지 8% 지분 중에 라인건설 몫이 있다 하더라도 지배력을 행사할 수 있는 지분은 아니다. 동양건설산업이 보유한 라인건설 지분도 없다.

상호 지분관계가 없는 곳들이 한 지붕 아래서 모·자회사처럼 공존하게 된 배경은 '라인개발'의 성장 히스토리와 동양건설산업의 M&A 과정에서 찾을 수 있다. 사촌 관계인 공병학·공병탁씨를 중심으로 한 오너 일가 구성원들이 각 회사의 지분을 나눠갖게 되면서 이들 모두 '가족회사'로 묶였다.

우선 라인건설의 모태는 공림 전 회장이 1978년에 설립한 라인개발이다. 광주 지역을 기반으로 시행 사업을 하며 덩치를 꽤 키웠다. 1990년대 들어선 아들인 공병곤·공병학씨가 같이 맡아 이끌었는데 IMF 사태와 맞물려 수억원대의 어음을 막지 못하면서 최종 부도처리됐다.

현재의 라인건설은 이와 다른 회사다. 1988년 세워진 신성건설이 모태다. 공림 전 회장의 조카이자 공병곤·공병학씨의 사촌형제인 공병탁씨가 설립 후 이끌어오면서 1999년과 2000년에 각각 아람건설, 남흥건설로 잇따라 사명변경을 했다. 현재의 사명은 2010년대에 만들어졌다. 2013년에 ㈜라인으로 사명변경을 한 뒤 1년만인 2015년에 현재의 사명 라인건설이 완성됐다.

동양건설산업을 인수한 EG건설은 서동건설이 모태다. 부친에게서 물려받아 경영하던 라인건설이 IMF때 부도 처리된 직후 공병학 회장이 새롭게 설립한 회사다. 2002년 EG건설로 사명을 바꾼 뒤 ‘사촌 회사’인 공병탁 사장의 라인건설과 일감을 주고받고 협업을 하며 덩치를 키워왔다. 다만 두 회사간 유의미한 지분 관계는 없었다. 접점은 설립자들끼리 사촌관계라는 점 뿐이다.


◇동양건설산업, 3세 공승현 개인회사로…라인건설, 공병탁 주도권

EG건설은 2014년에 법정관리를 받던 동양건설산업을 160억원에 인수했다. 활발한 사업전개로 축적해놓은 실탄 덕에 인수 자금을 대기에 재무상 무리는 없었다. 인수한 지 3년만인 2017년엔 EG건설을 동양건설산업에 흡수합병시켰다. 인수주체가 EG건설이고 피인수사가 동양건설산업이었지만 인지도가 더 높은 ‘파라곤’ 브랜드를 활용하기 위해선 ‘동양’ 사명을 가진 회사를 남겨야한다고 판단했다.

눈여겨 볼 부분은 EG건설과 동양건설산업이 합병되는 과정에서 EG건설이 보유 중이던 동양건설산업 129만여주(지분율 54%)는 최종적으로 이지이노텍(현 동양이노텍)으로 넘어갔다는 점이다.

이지이노텍은 공병학 회장의 아들인 공승현씨가 갖고 있는 시행사였다. 이 회사가 합병 후 신설 법인으로 출범한 동양건설산업의 최대주주가 됐다. 공승현씨는 동양이노텍을 92% 지분율로 지배하고 있다. 절대적인 지분율이다. 지난해 기준 연매출 7000억원 규모 외형의 동양건설산업이 사실상 3세 공승현씨의 개인회사가 된 셈이다.

결과적으로 새 라인건설로 다시 일으킨 사업을 사촌형제인 공병학 회장과 공병탁 사장이 나눠 갖는 형태가 만들어졌다. 지분관계 없는 기업들이 가족기업으로 묶인 이유다.

라인건설에 대해선 설립자인 공병탁 사장이, 동양건설산업에선 인수 주체였던 EG건설 설립자 공병학 회장과 그 아들이 주도권을 가져갔다. 공림 회장에서 시작됐단 라인건설의 모태가 중견 건설기업으로 성장한 뒤 공승현씨 등 3세로의 지배력 이전도 대부분 마무리 된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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