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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공사 출신 프롭테크 포커스]"건설사 납품대금 연동제, 빅데이터 대응 체계마련"④김태환 산군 대표

신민규 기자공개 2023-05-30 08:11:27

[편집자주]

시공능력평가 최상위 시공사 출신 인력이 안정적인 직장을 떠나 프롭테크로 이동한 사례는 국내에서 극히 드물다. 오아시스비즈니스, 산군, 랜드업의 수장들이 이처럼 드문 사례의 주인공들이다. 이들은 다년간의 건설 경험을 발판으로 부동산 시장의 디지털 전환에 '첨병' 역할을 맡고 있다. 보수적인 개발관행을 깨는데 시간이 걸리는 편이지만 시장이 합리적으로 재편되는데 의미있는 작업을 맡았다. 시공사 출신이 이끄는 프롭테크 3사가 업계에서 과연 어떤 활약을 하고 있는지를 조명하고 이들의 성장기를 창업자들에게 직접 들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5월 25일 10: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건설사 구매팀은 요즘 가장 바쁜 부서 중 하나다. 납품대금 연동제가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대비책 마련이 쉽지 않아서다. 협력사와의 불필요한 오프라인 접촉은 차단된지 오래라 사적으로 차한잔 마시기도 쉽지 않은 여건에서 양사간 난제를 풀어야 한다.

김태환 산군 대표는 25일 더벨과의 인터뷰에서 "기존의 시공사 시스템으로는 4000개가 넘는 건설자재의 단가 적정성을 원하는 시점에 파악하기 힘들다"며 "빅데이터를 통한 대응 시스템 마련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김태환 산군 대표(왼쪽에서 두번째) 및 공동창업자>

김 대표가 설립한 산군은 일찌감치 대형 건설사와 커스터마이징 플랫폼 개발에 들어갔다. 향후 시장에 대비해 원소재 가격 등락에 따른 리스크 분석을 제공하자는 것이 목표다. 자재에 대한 가격변화 추이를 파악하고 원소재 가격 연동에 따른 가격 변동성을 예측해 대응방안을 만들어내는 시스템을 준비하고 있다.

시스템이 마련되지 않으면 납품대금 연동제의 약정서 작성 자체가 어렵다. 조정된 납품단가를 확정짓기 전에 원소재 가격을 기준 시점으로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수백 곳의 협력사와 수천 개 품목에 대해 전부 약정서를 제출해야 하는 방식이라 업무량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게 된다.

현직 구매팀의 사정을 김 대표가 속속들이 알고 있는 것은 김 대표가 실제로 DL이앤씨 구매팀에서 7년간 근무한 경험이 녹아 있어서다. 본사 구매팀에서 발주 및 벤더관리를 시작으로 유럽 현장, 사우디아라비아 지사 등에서 업력을 쌓았다.

김 대표는 "해외 현장에서 공사 납기일 준수를 위해 재주문이나 제품 인도가 필요한 경우가 빈번했는데 조건에 맞는 협력사를 롱 리스트로 확보하는 것 자체가 어려웠다"며 "국내 사정 역시 마찬가지라 대부분 실무자가 엑셀 수작업으로 협력사 데이터를 쌓아야 하는 실정이었다"고 설명했다.

DL이앤씨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김 대표는 2019년 산군을 설립했다. 이후 3년간 '산업의역군'을 론칭하기 위해 빅데이터 수집에 공을 들였다. 전국 건설업체 16만여곳 DB에 현장 DB, 건자재 가격 DB, 건설수주 DB를 AI분석으로 플랫폼화 했다. 납품단가 연동제에 필요한 DB도 산군 서비스의 일부일 뿐, 실제 제공되는 빅데이터는 훨씬 방대한 셈이다.

김 대표는 향후 건설시장이 빅데이터에 더 의존하는 시대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코로나19 이후 협력사와의 오프라인 접촉을 지양하고 있는 데다가 실제 업무처리도 객관적인 데이터 기반으로 해결해가는 추세이다.

그는 "2019년 회사를 나올 때만 해도 협력사와 스킨십을 가지는 문화가 많이 사라졌다"며 "요새는 차 한잔만 사적으로 마셔도 문제가 되는 시대라 협력사 선정 작업에서 정량적인 지표들이 더 중요해졌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산군의 서비스는 입소문으로 퍼져가고 있다. 대형 시공사 뿐만 아니라 협력사, 자재업체 등 건설 현직자 640곳이 론칭 1년만에 서비스를 이용하기 시작했다. 향후 커스터마이징 플랫폼을 통해 시공사 등에 제공되는 서비스는 더 고도화될 전망이다.

김 대표는 "시공사 전략기획팀에서는 타사의 수주동향을 파악하는 차원에서 관심을 갖고 외주구매팀에서는 납품단가연동제나 협력사 DB에 관심을 보이는 식으로 다양한 수요를 보이고 있다"며 "하도급사 역시 원도급사의 공사비 대금지급 능력 파악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이용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그는 "서비스가 고도화되면 건설영역에서의 정보 비대칭성이 많이 해결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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