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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d & Blue]'유커 리턴즈' 코스맥스에 찾아온 3가지 호재15만원 돌파 52주 최고가 경신, 중국 단체관광객 유입 등 업황 개선 기대

박규석 기자공개 2023-09-04 08:21:54

[편집자주]

"10월은 주식에 투자하기 유난히 위험한 달이죠. 그밖에도 7월, 1월, 9월, 4월, 11월, 5월, 3월, 6월, 12월, 8월, 그리고 2월이 있겠군요." 마크 트웨인의 저서 '푸든헤드 윌슨(Puddnhead Wilson)'에 이런 농담이 나온다. 여기에는 예측하기 어렵고 변덕스러우며 때론 의심쩍은 법칙에 따라 움직이는 주가의 특성이 그대로 담겨있다. 상승 또는 하락. 단편적으로만 바라보면 주식시장은 50%의 비교적 단순한 확률게임이다. 하지만 주가는 기업의 호재와 악재, 재무적 사정, 지배구조, 거시경제, 시장의 수급이 모두 반영된 데이터의 총합체다. 주식의 흐름에 담긴 배경, 그 암호를 더벨이 풀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8월 29일 16:34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ow It Is Now

화장품 ODM(Original Development & Design Manufacturing) 기업 코스맥스의 주가가 빠르게 상승하고 있습니다. 지난 10년을 통틀어 최저가였던 2022년 10월 4만2550원 이후 우상향세를 보이고 있죠.

올해 2분기 실적 발표 이후로는 상승세가 더욱 가파른데요. 이달 28일에는 장 중 한때 15만원을 돌파하며 52주 최고가였던 14만7100원을 경신하기도 했습니다. 종가는 14만7500원이었습니다.

코스맥스의 주가 상승은 코스피 시장 내 피어그룹(peer group) 한국콜마와 비교해도 눈에 띄는 변화입니다. 이러한 기조는 지난 28일 종가와 52주 최저가를 비교해 보면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코스맥스의 28일 종가는 14만7500원으로 52주 최저가 4만2200원 대비 약 3.5배 늘었습니다. 반면 한국콜마는 3만2250원에서 1.8배 증가한 5만7300원이었습니다. 양사의 사업 구조가 사실상 동일하고 업황을 공유한다는 점에서 코스맥스의 주가 상승 폭이 더 컸다고 볼 수 있는 부분인 셈이죠.


◇Industry & Event

코스맥스의 주가는 국내외 화장품 소비와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화장품 판매가 늘면 이를 제조해 공급하는 코스맥스의 실적도 증가하는 구조이기 때문이죠. 코스맥스는 자체 개발한 제품 등을 고객사에 제안한 후 주문을 받아 완제품을 공급하는 화장품 ODM 전문 기업으로 전체 매출의 90% 이상이 ODM에서 발생하고 있습니다.

코스맥스의 현재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 가장 큰 요인은 바로 이 화장품에 대한 소비입니다. 코로나19 발병 이후 감소했던 외부 활동이 정상 범주에 접어들면서 화장품에 대한 수요도 함께 늘어난 영향이 큰 흐름입니다. 더불어 해외 사업의 리스크 축소, 하반기 국내 실적 개선 전망 등도 주가 상승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3가지 호재들은 하나의 공통점을 가지고 있는데요. 한때 한국 화장품 산업의 성장과 정체를 좌우했던 중국이 그 주인공입니다. 중국은 미국과 더불어 글로벌 최대 화장품 시장입니다. 중국은 화장품 시장 규모도 크지만 한국 기업 입장에서는 중국인 관광객이 국내에서 소비하는 수요도 중요한데요. 현재만 놓고 보면 한국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이 늘어날 수 있다는 상황이 더 큰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일명 '유커(游客)'로 불리는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배경에는 중국 정부의 정책적인 변화가 있습니다. 2017년 3월 '사드(THAAD) 사태'로 중단했던 자국민의 한국행 단체여행을 약 6년 5개월 만에 전면 허용했기 때문이죠.

지난 10일 중국 문화여유부는 한·미·일 등 세계 78국에 대한 단체여행을 허용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날 공개된 '해외 단체여행 허용국' 3차 명단에는 한국과 일본, 미얀마 등 아시아 12국을 비롯해 북중미, 남미, 유럽 등의 국가들이 포함됐습니다. 앞서 발표된 1, 2차 명단 속 60개 국가를 포함하면 총 138개 국가입니다.

이러한 기조는 내수 시장이 활성화되는 만큼 코스맥스의 국내 실적 제고로도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인데요.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국내외 경제동향 및 전망'에 따르면 중국인 단체관광 허용으로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약 0.06%포인트(p)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화장품 산업에 국한된 내용은 아니지만 중국 관광객 유입이 한국 경제에 유의미한 영향을 준다는 점은 일정 수준 엿볼 수 있는 셈이죠.

해외사업 리스크 축소 측면에서도 중국은 빠지지 않습니다. 중국의 알짜법인 코스맥스이스트의 기업공개(IPO)에 따른 코스맥스의 지분율·실적 기여도 하락 등의 우려가 일부 해소됐기 때문인데요.

그동안은 SV인베스트먼트가 투자금 회수를 위해 코스맥스이스트의 상장을 추진할 경우 중국 핵심 법인의 지분율 하락 등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가 많았습니다. 다만 코스맥스는 지난 18일 코스맥스이스트 일부 주주가 소유한 324만9730주(지분율 9.74%)만을 차등 감자한다는 내용의 유상감자 계획을 발표해 관련 우려는 일단락된 상태입니다.

◇Market View

시장에서는 코스맥스 주가의 추가 상승 여력이 남아 있는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올 2분기에 보여준 깜짝 실적은 이러한 시장의 예측에 힘을 실어주기도 했고요. 코스맥스는 지난 10일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8.3% 증가한 4793억원이라고 공시했습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67.3% 늘어난 460억원(영업이익률 9.6%)을 기록했습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사상 최대 실적이었죠.


국내 증권사들은 코스맥스의 국내외 법인 수익성 제고 등을 이유로 목표주가를 줄줄이 상향했습니다. 한국투자증권(12만5000원→16만원)을 비롯해 NH투자증권(12만5000원→16만원), 신한투자증권(11만원→15만7000원), 삼성증권(13만3000원→18만5000원) 등이 목표가를 일제히 올렸습니다.

코스맥스의 목표가를 상향한 공통적인 배경으로는 중국 단체관광객 유입과 코스맥스이스트 상장 우려 해소, 미국 법인의 손익 개선 기대감, 원가절감, 고마진 품목 확대 등이 꼽혔습니다. 다만 코스맥스이스트의 경우 부정적인 요소가 동반된다는 의견도 일부 나왔습니다.

시장 관계자는 "코스맥스이스트 상장에 따른 코스맥스의 지분율과 실적 기여도 하락 등의 우려는 해소된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이번 유상감자로 이자비용의 상승과 주당순이익 하락 또는 투자자의 지분율 희석 등 부정적 요소가 일부 동반된 것도 사실"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코스맥스는 지난 2019년 7월 코스맥스이스트의 투자를 위해 SV인베스트먼트로부터 828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습니다. 이를 통해 SV인베스트먼트는 코스맥스이스트 지분율 9.74%를 확보했죠.


세부적인 계약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시장에서는 투자금 회수 방법 중 하나로 코스맥스이스트의 한국 내 상장이 거론됐습니다. 코스맥스이스트는 코스맥스의 중국 사업을 총괄하는 주요 현지 법인 중 하나입니다. 지난 2분기 기준 1538억원의 매출을 기록해 한국 2783억원에 이어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죠.

하지만 이번 유상감자를 통해 투자금 회수를 목적으로 한 중국법인 코스맥스이스트 상장은 잠정 중단된 것으로 시장은 전망하고 있습니다. 감자 기준일은 내달 21일입니다. 다만 유상감자 대금 지급 일자 등은 공시 사항에 없어 아직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대금 확보방안은 차입과 코스맥스 신주 또는 전환사채 발행, 새로운 재무적 투자자 확보 등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코스맥스의 향후 주가에 대한 다양한 전망이 제시되고 있지만 우려보다는 기대가 주를 이루고 있는데요. 이를 대변하듯 코스맥스의 PER(주가수익비율)도 꾸준히 상승하고 있습니다. 지난 28일 종가 기준 코스맥스의 PER은 82.15배입니다. 올해 1월 2일 10.61배와 비교하면 크게 상승한 수치입니다. PER은 주가가 회사 주식 1주당 수익의 몇 배가 되는가를 나타내는 지표입니다. 관련 비율이 높을수록 고평가된 종목으로 분류됩니다. 낮을수록 저평가됐다는 의미를 가집니다.


◇Keyman & Comments

코스맥스 입장에서 올 하반기는 중요한 시기입니다. 내수 시장 지배력 확대와 더불어 해외법인 수익성 개선 등의 과제를 동시다발적으로 해결해야 합니다. 경영의 방향성과 사업 계획, 목표 등을 두루 챙겨야 하는 만큼 각자 대표인 심상배 부회장과 이병주 사장의 역할에 시선이 모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도 합니다.

1956생인 심 부회장은 고려대 산업공학과를 졸업한 후 1980년 아모레퍼시픽(구 태평양)에 입사했습니다. 이후 40년간 화장품 업계 전반을 두루두루 경험했으며 특히 경영 기획과 조직 운영의 전문가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아모레퍼시픽 대표이사 사장까지 올랐던 인사로 2021년 3월부터 코스맥스의 대표를 맡고 있습니다. 2022년 1월에 부회장으로 승진했습니다.

사진(왼쪽부터)은 심상배, 이병주 코스맥스 각자 대표

이 사장은 이경수 코스맥스그룹 회장의 차남입니다. 1979년생인 그는 입사 전 컨설턴트로 다양한 글로벌 기업들과 프로젝트를 진행해 온 이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글로벌 경험을 살려 2014년부터는 코스맥스USA의 최고재무담당자(CFO)와 최고운영담당자(COO) 등을 지내기도 했습니다.

2019년 코스맥스USA 대표이사에 오른 뒤 2021년부터 코스맥스 미국법인을 총괄했습니다. 올해 3월 코스맥스 대표에 올랐고 코스맥스그룹의 지주사격인 코스맥스비티아이의 대표도 겸직 중입니다. 특히 코스맥스비티아이에서는 해외영업부문을 맡아 미국 법인 경영효율화 작업과 일본, 남미, 유럽 등 신시장 개척에도 역량을 모으고 있습니다.

더벨은 이러한 코스맥스의 향후 전략 등을 키맨들에게 듣기 위해 직접 통화를 시도했지만 쉽지 않았습니다. 이 대표의 경우 현재 미국에서 현지 사업을 추진 중이었고 심 대표 역시 해외 투자자 미팅 등으로 바쁜 상황이었습니다. 메일 등을 통한 서면질의도 쉽지 않았죠.

다만 코스맥스의 IR을 담당하는 임대규 상무와의 통화를 통해 하반기 계획 등은 일정 수준 가늠할 수 있었는데요. 국내 사업의 경우 인디 브랜드와의 공급 계약을 통해 시장 지배력 등을 넓힐 예정입니다. 해외의 경우 미국의 수익 개선과 일본 진출 등에 힘쓸 방침입니다.

임 상무는 "하반기도 여러 가지 대외적인 시장 불확실성 등이 잔존해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그럼에도 미국 시장에서는 신규 고객사 확보 통한 이익 실현에 집중하고 일본과 동남아 등에서 역시 성장 기조를 유지하기 위해 힘쓸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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